스포츠서울은 SSG랜더스의 한국시리즈 우승 장면이 1면에 실린 신문(11월9일)을 구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헤맸다는 소식을 접했다. 종이 신문을 잘 읽지 않는 시대, 신문의 소중함을 일깨워준 많은 분들께 감사를 전하고자 SSG의 88승(정규시즌 승수)과 4승(한국시리즈 승수)을 합한 숫자 92를 기념해 총 92명에게 우승 장면이 담긴 본사 11월9일자 신문을 무료로 발송했다. 사연을 보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를 표하며 몇몇 사연을 소개한다. 마지막 8회차 사연은 이번 한국시리즈 MVP를 차지한 SSG 김강민과 인연이 있는 한 팬의 사연이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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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 김강민(왼쪽)과 윤소연 씨. 제공 | 본인.

[스포츠서울 야구팀] 안녕하세요. 저는 2018년도부터 당시 SK, 현 SSG의 광팬인 으쓱이입니다.

2018년 우승 당시 시즌 종료 후 우승 이벤트를 했었어요. 그 때 추첨번호에 따라 각 스카이박스 안에 팬들이 나눠서 들어가 있으면 랜덤으로 선수가 특정 방에 들어와서 이야기도 나누고 셀카도 찍고 싸인도 받는 시간을 가졌어요.

당시 저는 김강민 선수의 방에 당첨이 되었었습니다! 사실 당시 최애 선수는 역시 김광현 선수나 김성현 선수였어서 그 둘이 들어오길 바랐던건 비밀이에요!ㅎㅎ

어쨌든 저는 모든 선수들을 사랑하기 때문에 김강민 선수가 들어왔을 때도 너무 좋았어요. 싸인을 받으려고 제가 소중히 여기던 다이어리를 들고 표지를 내밀었어요. 제 이름도 옆에 하나 써달라고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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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 | 본인.

이름이 뭐냐고 물으셔서 “소연이요!” 라고 했더니 잘못 알아들으시고는 크게 ‘수’를 적기 시작하셨어요. 제가 “어어!! 아닌데…저는 ‘소’연이에요” 했더니

놀라시면서 사과를 하시고는 지워보려다 다시 쓰기 시작하더니 이번에는 소‘현’이라고 쓰시더라고요. 하하. 제가 다시 “사실 저는 소‘연’입니다” 라고 했더니 급하게 ‘ㅎ’을 ‘ㅇ’으로 열심히 고치셨어요.

이렇게 제 다이어리는 약간 웃긴 모습이 되어 버렸고, 김강민 선수는 제 책을 망쳤다면서 되게 미안해 하시면서 챙겨주려고 쓰고 계시던 넥워머를 바로 벗으시더니 싸인을 해서 저에게 선물 주셨어요!!!!

이렇게 이 넥워머가 저에게 전달되었고, 저는 정말 잊지 못할 추억과 선물을 받게 되었지요. 이후에 미안하다고 거듭 말하시면서 셀카도 거의 10장 더 찍어주시고, 스탭 분들이 이벤트로 배포하던 우승 기념 스티커도 저한테는 특별히 좀 더 주라고 부탁하셔서 덕분에 푸짐한 기념품 안고 집에 가게 되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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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강민이 선물한 넥워머. 제공 | 본인.

그 후 저는 김강민 선수를 가장 좋아하는 소녀가 되었습니다. 당시 저는 23살이었는데, 이렇게 선물 받은 이후 다음 해에 김강민 선수에게 손편지를 써서 전달해드린 적이 있어요.

너무너무 애정하고 응원하는 선수님인데 제가 2019년도에 로스쿨에 입학하게 되었고 공부로 인해 부득이 2018년도 만큼은 직관도 못가고 야구도 잘 못 챙겨볼 것 같다구요. 대신 졸업하고 멋진 변호사가 되면 꼭 직관도 많이 가고 강민 선수 응원하러 매번 갈 테니까 그 때까지 절대로 은퇴하면 안 된다는 내용으로 손편지 써드렸어요.

강민 선수는 정말 보란듯이 3년동안 은퇴는 커녕 해가 거듭할수록 더 멋진 모습으로 뛰어주셨고, 드디어 올해!! 27살이 된 저는 변호사가 되었습니다. 변호사가 되면 수험생활도 끝나고 돈도 버니까 직관도 정말 많이 갈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살인적인 업무량으로 인해, 로스쿨 때보다 어째 더 직관가기가 힘들더라구요.

결국 이번 한국시리즈 때도 밤새서 업무를 해야 할 수밖에 없게 되었고, 우승 순간 저는 회사에 앉아 화면으로 우승장면을 눈물 흘리면서 지켜보게 되었습니다.ㅠ.ㅠ

짐승이 MVP로 [포토]
SSG 김강민이 8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2 KBO리그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승리하며 우승한 후 시상식에서 MVP로 뽑히자 환호하고 있다. 문학 |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제가 정말 사랑하는 김강민 선수가 한국시리즈 MVP로 활약하시면서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던 장면들이 눈물나게 멋있고 좋더라구요. 우승 당일에는 일하다 휴지 뽑아들고 김강민 선수 우는 모습 보고 같이 오열하다가 일하다가 반복하고 있었어요.

손편지에서 선수님께 부탁드렸던 약속(몸 건강히 제가 멋진 변호사가 될때까지 지금처럼 멋진 선수로 뛰어달라는 약속)을 우리 선수님은 지켜주셨고, 저는 멋진 변호사는 되었지만 직관 맨날 가서 강민 선수를 응원한다는 약속은 못지켰네요.

그래도 언제나 SSG와 김강민 선수를 응원합니다.

- 윤소연 (어느 로펌에서 일하던 와중에, 밤 11시에 드림)

ssbb@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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