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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블로비치가 투이바사를 펀치로 공격하고 있다. 사진 | UFC

[스포츠서울 | 이주상기자] ‘모 아니면 도!’

그런데 ‘모’가 압도적이다. 지난 4일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 암웨이센터에서 ‘UFC on ESPN 42’가 펼쳐졌다. 메인카드의 세 번째를 차지한 헤비급매치에서 랭킹4위 타이 투이바사(29·호주)와 랭킹5위 세르게이 파블로비치(30·러시아)가 맞붙었다. 파블로비치는 191㎝의 키, 161㎏, 213㎝의 리치 등 압도적인 신장을 자랑했다. 하지만 육중함에 숨겨진 스피디한 펀치와 임기응변 능력은 더욱 출중했다.

파블로비치는 경기 시작부터 투이바사에 접근해 타격전을 벌였다. 투이바사는 파블로비치의 강력한 압박에 이내 겁을 먹고 주춤거렸고, 묵직한 주먹을 연속으로 허용했다. 경기가 끝나는 데 걸린 시간은 단 54초다. 파블로비치는 강력한 좌우 연타를 투이바사의 얼굴에 적중시키며 ‘1라운드 피니시 승’을 한 개 더 보탰다. 맷집왕으로 유명한 투이바사였지만 파블로비치의 강력한 펀치에 1분도 채 버티지 못했다.

파블로비치는 승리 후 케이지 인터뷰에서 “UFC에 오기 위해 큰 노력을 기울였다. 이번 경기는 보너스를 받을 자격이 충분히 있다”라며 “대결이 성사된 후 투이바사의 모든 것을 해부했다. 이번 승리는 내 커리어에 굉장히 중요하게 작용할 것”이라며 내심 타이틀샷에 대한 욕망을 감추지 않았다. 파블로비치의 바람대로 두 선수의 경기는 ‘Performance of the Night’에 선정되며 두둑한 보너스를 챙겼다.

투이바사에게 승리한 파블로비치는 이로써 5연속 KO승을 기록했다. 다음 경기는 차기 헤비급 타이틀 도전자 결정전이 될 가능성이 크다. 챔피언이었던 프란시스 은가누는 올해 부상으로 타이틀을 반납했다. 내년 초 복귀를 앞둔 가운데 전(前) UFC 라이트헤비급 챔피언 존 존스가 도전자로 거론되고 있다.

파블로비치는 전 UFC 헤비급 잠정 챔피언이자 현 랭킹 1위인 시릴 간이나 3위 커티스 블레이즈와 같은 선수들과 다음번 도전권을 놓고 겨룰 수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5연속 1라운드 피니시 승을 기록한 파블로비치의 세부 기록을 살펴보면 놀라움을 감출 수가 없다. 파블로비치는 2018년 11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UFC 파이트 나이트를 통해 옥타곤을 밟았다. UFC 데뷔전에서 파블로비치는 레전드 알리스타 오브레임에게 1라운드 4분 21초에 펀치에 의한 TKO로 패했다. 오브레임보다 12살이나 어린 파블로비치는 패기를 앞세워 오브레임에게 달려들었으나, 노련한 오브레임의 카운터에 걸려 패했다. 이후 심기일전한 파블로비치는 투이바사까지 5연속 1라운드 피니시 승을 거두며 타이틀샷을 가시권에 두고 있다.

파블로비치는 UFC에서 5승1패를 기록하고 있지만, 종합전적은 17승1패다. 17승 중 14번이 1라운드 피니시 승일 정도로 엄청난 파괴력을 자랑하고 있다. 러시아의 전통 무술인 컴뱃 삼보를 베이스로 파블로비치는 2014년에 MMA에 데뷔했다. 이후 12연승을 달리며 UFC에 입성했다. 초등학교 때부터 레슬링 선수로 활약하고 삼보를 베이스로 뒀지만, 승리는 그래플링이 아닌 주먹에서 나왔다. 17승 중 14승이 펀치에 의한 KO 승일 정도로 엄청난 펀치를 자랑하고 있다.

UFC 헤비급은 춘추전국 시대다. 뚜렷한 강자 없이 타이틀전을 벌일 때마다 챔피언 벨트의 주인공이 바뀌고 있다. 파블로비치가 무수한 패자(覇者)들을 물리치고 천하통일을 이룰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rainbow@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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