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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군산 월명야구장에서 군산상고 야구부 선후배들이 한데 모여 친목을 다지는 뜻깊은 시간을 가졌다.  군산=김민규 기자 kmg@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 군산=김민규기자]야구 명문 전북 군산상업고등학교(이하 군산상고) 선후배들이 오랜 만에 한데 모여 친선경기를 펼치는 등 화합의 시간을 가졌다. 군상상고 야구부의 별칭은 ‘역전의 명수’로 50년 전인 1972년 황금사자기 고교야구 결승에서 9회말 1점차 대역전 승을 거두면서 이같이 불리게 됐다.

이 같은 역사와 전통을 잇는 군상상고 야구부 동문모임 ‘역전의 명수회’가 있다. 이들은 군산상고 야구부의 과거와 현재, 미래의 가교역할을 하고 있다. 매년 12월 첫째 주 토요일을 정기모임 날로 정해 야구 꿈나무들에게 후원금을 전달하고, 졸업생(OB)과 재학생(YB) 간 친선경기를 펼친다. 지난 2년간 코로나 대유행으로 중단됐다가 올해 3년 만에 ‘역전의 명수’ 용사들이 다시 한자리에 모였다. 3일 군산 월명야구장에서 ‘군산상고 야구동문 역전의 명수회 정기 OB전’이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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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군산 월명야구장에서 군산상고 야구부 졸업생과 재학생의 친선경기가 열리고 있다.  군산=김민규 기자 kmg@sportsseoul.com

◇군산 야구 꿈나무 후원 그리고 군산상고 OB-YB 친선 대결

군산 월명야구장은 쌀쌀한 날씨에도 오랜 만에 모인 군산상고 야구부 선후배들의 웃음과 격려로 훈훈함이 피어났다. 군산상고 야구부는 지난 1968년 창단해 50년이 넘게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 이날 행사에도 2회부터 53회 재학생까지 50여년의 시간을 뛰어넘은 선후배들이 뜻깊은 시간을 가졌다.

먼저 군산 야구꿈나무들을 위한 후원금 전달식이 열렸다. 군산상고 야구부 동문모임 ‘역전의 명수회’는 매년 후배들을 위해 후원금을 전달했다. 군산상업고등학교에 1000만원, 군산 야구의 뿌리라 할 수 있는 군산중과 군산남중, 군산 중앙초, 남초, 신풍초등학교에 각각 100만원씩을 기부했다.

조계현 역전의 명수회장은 “내년에 인문계로 전환되지만 야구부 동문회는 계속 이끌어 갈 것이다”며 “여기 모인 선배들이 물신양면 잘 돕겠다. 여러분들이 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목표를 잘 설정해서 앞으로 나아가길 바란다. 자신의 뜻을 이룰 수 있기를 진심으로 응원한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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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현 역전의 명수회장이 3일 군산 월명야구장에서 열린 친선경기 전 재학생 후배들에게 조언을 하고 있다.  군산=김민규 기자 kmg@sportsseoul.com

조 회장은 1990년대 리그를 대표하며 ‘팔색조’ 투수로 한국프로야구에 많은 족적을 남긴 스타다. 그는 직접 후배들에게 야구선수로서 마음가짐과 변화구 등을 지도하며 야구에 대한 열정을 보여주기도 했다. 그리고 이날 행사의 묘미인 졸업생(OB)과 재학생(YB) 간의 친선경기가 열렸다. 졸업생(OB)팀은 지난달 ‘2022 노브랜드배 고교동창 야구대회’ 우승을 차지한 멤버들이 주축이었다. 이들은 우승상금 3000만원을 후배들을 위해 모두 기부하기도 했다. 친선경기 결과는 ‘노장은 죽지 않는다’는 말처럼 OB팀은 현역 때 못지 않은 실력을 뽐내며 YB에게 3-1로 승리했다.

경기 후 군산상고 야구부 주장 유성연(17)군은 “선배님들의 야구실력이 현역 때처럼 여전히 잘 하셔서 놀랐다. 정말 재밌었다”며 “내 포지션이 투수인데 조계현 선배님이 ‘야구는 힘이 아니라 요령이고 타이밍 싸움이다’고 조언해 주셨다. 선배님이 알려주신 방법을 내 것으로 만들어 내년 대회에서 보여주겠다. 여러 선배님들에게 응원도 받고 재밌는 경기를 해 즐거웠다”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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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상고 야구부 주장 유성연 군이 친선경기 소감을 이야기하고 있다.  군산=김민규 기자 kmg@sportsseoul.com

◇내년부터 군산상고→군산 상일고로 전환, ‘역전의 명수’ 전통은 그대로

군산상고 야구부는 창단 이후 각종 전국대회에서 우승과 준우승을 휩쓸었던 명문이다. 특히, 호남지역 고교 야구부 최초로 ‘4대 메이저 대회(청룡기·황금사자기·대통령배·봉황기)’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역전의 명수’로 불리게 된 건 지난 1972년 7월 19일 제26회 황금사자기 고교야구 결승에서 부산고에 1-4로 지다가 9회말 5-4로 극적인 역전 우승을 이끌면서다.

야구부로 유명한 군산상고는 직업계 고등학교(특성화고)다. 그런데 내년부터 일반계 고등학교로 전환하면서 학교 이름도 군산 상일고등학교로 교명이 바뀌면서 내년부터 일반계 신입생을 모집한다. 다만, 야구부는 그대로 유지되면서 ‘역전의 명수’ 전통과 명맥은 이어간다. 조 회장은 “교육체계 변화에 따라 인문계 고등학교 전환은 불가피하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야구부는 유지되기 때문에 ‘역전의 명수’란 명성 역시 이어갈 수 있다”며 “앞으로도 우리 동문모임은 후배들을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km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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