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작전 지시하는 세르지우 코스타 코치
세르지우 코스타 감독대행이가 2일(한국시간 3일) 카타르 도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3차전 포르투갈과 경기에서 작전지시를 하고 있다. 2022. 12. 2.도하(카타르)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 도하(카타르)=정다워기자] 감독은 없었지만 그의 ‘분신’은 존재했다.

축구대표팀은 현지시간 2일(한국시간 3일 자정) 카타르 도하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포르투갈과의 2022 카타르월드컵 조별리그 H조 3차전에서 후반 추가시간 황희찬의 결승골로 2-1 역전승을 거뒀다.

한국은 1승1무1패 승점 4로 조 2위에 올랐고, 극적으로 16강에 진출했다.

시작부터 쉽지 않은 경기였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지난 2차전서 퇴장 당해 벤치에 앉지 못했다. 사령탑 없이 강호를 상대해야 하는 부담이 있었다. 큰 틀에서는 합의한 대로 갈 수 있지만 돌발상황에 대처하는 것은 온전히 남은 스태프의 몫이었다.

벤투 감독은 걱정하지 않았다. 그는 경기 전 날 기자회견에서 “제가 그 자리에 있지 못한다 해서 선수들이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오랜 기간 합을 맞춰왔다. 제가 없더라도 대신할 코치들이 있다. 괜찮을 것이다. 제 자리를 충분히 채울 사람들이 있다. 독립적으로 다 알아서 제 역할을 해줄 것이다. 우리의 전략, 전술을 알아서 해줄 것이다. 제가 했던 결정들도 늘 팀으로 결정한 것들이었다. 저는 그들을 신뢰한다.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며 팀벤투에 대한 신뢰를 드러냈다.

벤투 감독의 믿음에는 근거가 있었다. 벤투 감독을 대신한 세르지우 코스타 수석코치는 상황에 맞는 절묘한 용병술을 선보였다. 황희찬을 투입하는 시점도 좋았고, 후반 36분 김영권이 부상으로 더 이상 경기에 나서지 못할 때의 대응도 뛰어났다. 권경원을 왼쪽으로 돌리고 정우영을 수비수로 내리는 대신 손준호를 투입하는 작전이었다. 황희찬의 골이 터진 후에는 조유민을 넣어 수비를 강화했고, 실점하지 않았다.

세르지우 코치는 “사실 그(벤투 감독)는 여기 있어야 한다. 나는 여기 있고 싶지는 않다. 저는 감독님 옆에 있는 것을 좋아한다. 그는 정말 훌륭한 감독이다. 우리 앞에서 리드를 해주는 게 필요하다. 승리에 감독님도 만족스러워 했다”라며 공을 벤투 감독에게 돌렸다.

팀벤투는 무려 4년 넘는 시간 동안 한국 대표팀을 맡아 이끌고 있다. 오랜 기간 함께 공들여 쌓은 탑이 헛되지 않았다는 것, 그리고 팀벤투의 경쟁력이 세계에서도 통한다는 사실을 확인한 명승부였다.

weo@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