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푸이그 \'오늘은 안되네\'
키움 푸이그가 11월2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2차전 SSG와 경기 9회초 중견수 플라이 아웃이 되자 아쉬워하고 있다. 문학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 김동영기자] 키움이 외국인 타자 야시엘 푸이그(32)와 재계약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불안 요소를 안고 갈 이유는 없다고 판단했다.

키움은 2일 “푸이그와 재계약하지 않기로 했다. 올시즌 푸이그가 보여준 활약이 인상적이었던 만큼 내년 시즌도 함께하기를 바랐다. 푸이그의 현재 여러 상황을 고려할 때 계속 기다리긴 어렵다고 판단했다. 내부 논의 끝에 내년 시즌 계약을 하지 않기로 결론을 냈다. 푸이그를 대체할 새로운 외국인 타자 영입 작업에 집중할 계획이다”고 공식 발표했다.

푸이그는 2022시즌 126경기, 타율 0.277, 21홈런 73타점, OPS 0.841을 찍었다. 후반기에는 타율 0.316, 12홈런 36타점, OPS 0.962를 폭발시켰다. 메이저리거 이름값에 걸맞은 활약. 포스트시즌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였다.

이에 키움은 2023년에도 푸이그와 함께할 생각을 했다. 그러나 문제가 터졌다. 푸이그가 2019년 불법 도박에 899회나 베팅했고, 위증 혐의까지 받았다는 소식이 전해진 것이다. 푸이그는 위증 혐의를 인정하고, 벌금 최소 5만5000달러를 내기로 했다.

갑자기 상황이 변했다. 정확히는 푸이그 측이 상황을 바꿨다. 위증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했다는 소식이 있었으나 뒤엎었다. 공식적으로 무죄를 주장하고 나섰다. 여차하면 장기전으로 갈 수 있다.

푸이그의 변호를 맡은 로펌 웨이메이커는 1일 “푸이그에 대한 새로운 증거가 나왔다. 유죄를 인정한 것을 철회할 것이다. 푸이그에 대한 조사에 문제가 있었다. 푸이그는 싸우기로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푸이그의 에이전트인 리셋 카르넷도 같은 날 “시민의 정당한 권리를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자랑스럽다”고 적었다. 푸이그도 목소리를 냈다. “오명을 씻어내고 싶다. 나는 범죄자가 아니다. 죄를 짓지 않았기에, 유죄를 인정할 것도 없다. 동의하지 말았어야 했다”. 사람들이 나를 괴물로 만들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키움은 키움대로 미국으로 직원을 파견해 상황을 알아보는 등 발빠르게 움직였다. 끝까지 재계약에 대한 끈을 놓지 않고 있었다. 그러나 푸이그 측이 갑자기 입장을 바꾸면서 일이 복잡해졌다. 덩달아 키움도 머리가 복잡해졌다.

고심 끝에 재계약을 포기했다. 좋은 선수인 것은 확실하다. 적응도 끝났다. 그러나 불안 요소를 안고 함께가기는 무리라는 판단을 내렸다. 설사 위증 혐의가 무죄로 확정된다고 하더라도 불법 도박에 연루됐다는 사실만으로도 부담스럽기는 마찬가지다.

raining99@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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