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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박진만 감독이 오키나와 마무리캠프에서 펑고를 치고 있다. 사진제공 | 삼성 라이온즈

[스포츠서울 | 김동영기자] 올해 FA 시장에서도 ‘광풍’이 불었다. 무엇보다 하위권 팀들의 투자가 눈에 띈다. 8~10위 롯데-두산-한화가 화끈하게 지갑을 열었다. 전력 보강에 FA만큼 좋은 방법은 없는 법이다. 그런데 삼성은 결이 다르다. FA에 관심이 없다. ‘마이웨이’를 걷는 중이다.

26일 기준으로 2023년 FA 시장에는 총액 기준으로 729억3000만원이 풀렸다. 퓨처스리그 FA 이형종의 계약까지 더하면 749억3000만원이 된다. 아직 미계약자 9명이 있기에 금액은 더 올라갈 수 있다. 현재까지 나온 계약만으로도 역대 FA 시장 총액 순위 3위다. 1위는 2022년 989억원, 2위는 2016년 766억2000만원이다. 역대 2위도 넘본다.

눈에 띄는 부분은 역시나 하위권 팀들이다. 두산-롯데-한화가 쓴 돈을 합하면 무려 406억3000만원에 달한다. 한화가 내부 FA 장시환을 3년 총액 9억3000만원에 잡을 것을 제외하면 모두 외부 영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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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으로 돌아온 양의지(오른쪽)가 전풍 대표이사와 악수하고 있다. 사진제공 | 두산 베어스

한화는 채은성을 6년 총액 90억원에 붙잡았다. 단숨에 4번 타자를 얻었다. 투수 이태양도 4년 총액 25억원에 영입했다. 2명에게만 115억원이다. 9위 두산은 ‘한 방’에 해결했다. 양의지를 복귀시켰다. 4+2년에 최대 152억원. 역대 최고액을 안겼다. +2가 선수 옵션이기에 사실상 6년이다.

8위 롯데는 유강남을 4년 총액 80억원에 데려왔고, 노진혁을 4년 50억원에 품었다. 주전 포수와 유격수 고민을 한꺼번에 해결했다. 2명에게만 130억원이다. 그리고 하위 3팀의 외부 영입 총액은 397억원이 된다.

7위 삼성으로 눈길이 간다. 이번 FA 시장에서 가장 조용한 팀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철저하게 방관자로 남고 있다. 상·하위를 막론하고 전력 보강에 열을 올리고 있는 상황. 7위에 그친 팀의 행보로 보기에 아쉬운 감이 있다.

이유가 있다. 일단 삼성은 이번 FA 시장에 나온 선수들에게 큰 매력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삼성 관계자는 “우리는 이번 FA 시장에 크게 관심이 없다. 포수 위주로 돌아간 시장이다. 우리는 포수가 필요한 상황이 아니다. 다른 포지션의 선수들도 우리가 아주 필요한 상황이 아니다”고 말했다.

FA 대신 트레이드 쪽에 집중할 계획이다. 포수다. 자원이 넉넉하기에 일단은 삼성이 ‘갑’이다. 아직까지 뚜렷하게 나온 것은 없는 상태다. 여차하면 강민호-김태군-김재성의 3포수로 시즌을 치른다는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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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포수 강민호-김태군-김재성(왼쪽부터). 사진제공 | 삼성 라이온즈

샐러리캡도 신경이 쓰인다. 2022년 상위 40인의 평균 금액이 127억6395만원이다. 리그 전체 2위다. 의외로 높다. 샐러리캡 상한액이 114억2638만원으로 정해진 상황. 2022년 기준이면 초과다. 낮춰야 한다. 삼성 관계자는 “시뮬레이션 결과 맞출 수 있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외부 FA를 데려오는 것이 부담스럽다. 몇 백, 몇 천만원 단위로 잘라야 할지도 모르는데, FA는 영입하면 억단위 돈이 들어간다. 심지어 프랜차이즈 스타인 김상수조차 잡지 않았다. 오선진에게는 조건을 제안한 상황. 오선진이 받아들일 경우 총연봉은 또 올라가게 된다.

팀에 좋은 선수가 없는 것은 아니다. 커리어 로우를 찍었던 선수들이 반등한다면 당연히 성적도 오를 수 있다. 젊은 선수들이 2022년 먹은 경험치를 바탕으로 더 성장할 수도 있다. 트레이드를 통해 전력 강화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IF’가 꽤 많이 붙은 상태다. 가시적으로 가장 확실한 방법이 FA인데 이쪽은 쳐다보지 않고 있다. “8~10위가 저렇게 바쁜데 7위는 왜 가만히 있나”라며 불만을 표하는 삼성 팬들의 불만이 나오는 이유다. 그래도 삼성은 자신들이 생각한 길을 가고 있다. 당장 극적인 기조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raining99@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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