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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생명 배혜윤. 사진제공 | WKBL

[스포츠서울 | 김동영기자] 용인 삼성생명이 졸지에 날벼락을 맞았다. 팀의 ‘기둥’인 배혜윤(33)이 빠졌다. 코로나 때문이다. 당장 26일 경기부터 배혜윤 없이 치렀다. 임근배(55) 감독은 허탈하게 웃었다. 삼성생명을 넘어 리그 전체로 봐도 대체할 자원이 거의 없는 센터다.

삼성생명은 26일 용인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신한은행 SOL 2022~2023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하나원큐와 경기에서 82-59의 대승을 거뒀다. 직전 경기 우리은행전에서 42-83의 완패를 당했으나 이날 최하위 하나원큐를 잡고 분위기를 바꿨다.

사실 경기 전 비보가 있었다. 팀의 최고 핵심 선수이자 대들보인 배혜윤이 코로나에 감염된 것이다. 김나연과 이수정도 같은 이유로 결장했다. 더 나올 수도 있다는 점이 가장 걱정이지만, 일단 당장 경기를 치러야 했다. 엔트리 11명으로 하나원큐를 상대했다.

경기는 이겼다. 배혜윤이 없다고 하더라도 기본 전력상 하나원큐보다는 위라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로 완승을 만들어냈다. 문제는 이후다. 삼성생명은 하루를 쉬고 28일 부산에서 BNK를 만난다. 이후 12월4일 홈에서 신한은행을 상대하게 된다.

6승 2패로 리그 2위를 달리고 있는 BNK는 어려운 상대다. 우리은행-삼성생명과 함께 3강을 형성하고 있는 팀. 에이스 김한별이 골밑에서 위력을 떨치고 있고, 가드 안혜지-이소희 듀오도 강력하다. 우리은행 위성우 감독은 안혜지를 두고 “농구에 눈을 떴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진안, 한엄지 등 다른 주전 선수들도 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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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생명 김단비(오른쪽). 사진제공 | WKBL

지난 9일 시즌 첫 번째 맞대결에서도 삼성생명이 62-84로 졌다. 이런 팀을 배혜윤 없이 만난다. 박지수(KB스타즈)가 없는 현재 리그 최고의 센터라 할 수 있다. 임 감독도 “우리 팀의 중심을 잡아주는 선수다”고 호평을 남겼다. 기둥을 뽑아놓고 경기에 나서는 셈이다.

일주일 격리이기에 오는 12월4일 신한은행전은 출전이 가능하다. 그러나 격리 기간 운동을 제대로 할 수 없다. 다시 몸을 만드는 시간이 필요할 수도 있다. 코로나 후유증까지 있다면 더욱 그렇다. 여차하면 2경기 이상 빠질 수도 있다는 의미다.

26일 하나원큐전 승리 후 임 감독은 “선수 3명이 코로나가 걸리는 바람에 걱정이다. 일단 오늘 경기는 잘 넘어갔다. 선수들이 잘 메워줬다. 비시즌에 배혜윤이 4개월 동안 재활만 했다. 그때 훈련을 했던 멤버들이 있다. 오늘처럼 김단비, 김한비 등이 돌아가면서 배혜윤의 빈자리를 메워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배혜윤이 격리를 마친 후 바로 뛸 수 있을지 여부는 지켜봐야 한다. 격리 상태에서 계속 움직이기는 하겠으나 버거울 수 있다. 아무래도 오롯이 훈련을 하는 것과 비교하면 차이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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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생명 포워드 김한비(왼쪽). 사진제공 | WKBL

배혜윤은 비시즌 아킬레스건 및 발목 부상으로 힘든 시간을 보냈다. 국가대표팀에 발탁됐지만, 하차해야 했다. 삼성생명도 답답한 상황이었지만, 어쨌든 시즌은 준비해야 했고, 포워드 자원들을 통한 물량전을 준비했다.

26일 김단비가 33분42초를 뛰며 17점 6리바운드 6어시스트를 만들었다. 경기 MVP에도 선정됐다. 김한비도 17분13초를 소화하며 2점 3리바운드 2어시스트로 힘을 보탰다. 합계 기록이 19점 9리바운드 8어시스트다.

배혜윤의 시즌 기록이 31분58초, 19.5점 6.9리바운드 3.8어시스트다. 김단비+김한비로 득점은 비슷하게 맞췄고, 리바운드와 어시스트는 더 많다. 배혜윤이 있는 것과 직접 비교하면 아쉬울 수 있으나, 어쨌든 공백을 메웠다. 결과도 잘 나왔다.

BNK전, 나아가 신한은행전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임 감독은 “시즌 치르다 보면 이런 일도 생기고, 저런 일도 생긴다. 괜찮다. 있는 전력으로 다시 하면 된다”며 담담하게 반응했다. 삼성생명에 시즌 초반 큰 고비가 왔다. 버텨야 한다.

raining99@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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