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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이 24일 KT와 FA 계약을 체결했다. 사진제공 | KT 위즈

[스포츠서울 | 김동영기자] 삼성의 프랜차이즈 스타였지만, 이제는 아니다. 새로운 팀 KT 유니폼을 입는다. KT를 위해 열심히 하겠다는 각오다. 그러나 삼성 팬들에 대한 미안함은 어쩔 수가 없다. 자신을 비난했던 팬들에게도 사과했을 정도다.

김상수는 지난 24일 KT와 FA 계약을 체결했다. 4년 총액 29억원이다. 4년 전 첫 번째 FA 때는 3년 18억원에 계약했다. 두 번째 FA에서 더 좋은 조건을 받았다. 대신 팀을 옮긴다.

대구에서 학창시절을 보냈고, 연고 팀 삼성에 2009년 1차 지명으로 입단했다. 2022시즌까지 14년간 뛰었다. 삼성을 대표하는 ‘성골 스타’였다. 이제 대구를 떠나 수원에서 뛴다.

FA 계약 후 김상수는 “FA 하면서 마음고생이랄까, 조금 마음이 그랬다. 이제 KT 선수다. KT에 너무 좋은 대우를 받고 왔다. KT 팬들에게 그만큼 좋은 모습 보여드리도록 노력하겠다. 작년에 우승을 했던 팀이고, 충분히 우승권에 있는 팀이다. 다시 정상에 설 수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KT가 김상수에 진심이었다. 심우준이 상무에 갈 예정이고, 박경수도 은퇴 이야기가 나온다. 당장 유격수가 필요했다. 마침 김상수가 2022시즌 유격수로 복귀하면서 여전한 능력을 보였다. KT가 적극적으로 나섰고, 김상수의 마음을 잡았다.

김상수는 “이강철 감독님이 직접 전화를 주셨고, 코치님들도 그랬다. 마침 KT에 김태한 코치님을 비롯해 삼성 출신 코치님들이 여럿 계신다. 지속적으로 연락을 주셨다. 아무래도 크게 마음을 움직인 것이 감독님, 코치님들 통화였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마법사 군단의 일원이됐지만, 삼성의 색깔이 금방 지워질 수는 없다. 김상수도 아직 묘한 기분이라고 했다. “나도 아직 푸른 유니폼 이외에 다른 유니폼을 입으면 어색할 것도 같다. 그 누구보다 삼성에 대한 애정, 애착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결과가 이렇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감정을 잘 추스르기 힘들다고 할까, 그런 느낌이다. 대구에서 수원으로 올라오기 위해 기차를 타고 이동하는 중에도 ‘이게 진짜인가’ 싶더라. 여러모로 묘한 감정이다”고 덧붙였다.

삼성 팬들에게 미안한 마음도 전했다. “삼성 팬들께 너무 감사드린다. 나를 질타했던 팬들께는, 그만큼 보여드리지 못했기에 죄송한 마음이다. 끝까지 나를 사랑해주신 팬들께는, 끝까지 삼성 유니폼을 입은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해 죄송하다”고 머리를 숙였다.

또한 “어느 쪽이든 죄송하다는 말씀 외에 드릴 것이 없다. 혹시 시간 나신다면, 생각이 나신다면, TV 보시다가 내 모습이 보인다면 응원해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다.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했다.

raining99@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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