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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성용. 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츠서울 | 대구=박준범기자] “FA컵 우승으로 서울 팬들 자존심 세우고 싶다.”

FC서울 기성용(33)은 지난 1일 대구FC와 하나원큐 K리그1 2022 34라운드 대구FC(2-3 패)전 직후 팬들과 설전을 벌였다. 서울이 대구에 2연패를 당하자 서울 팬들은 불만을 터뜨렸다. 결국 안익수 감독이 직접 나서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이어진 FA컵 4강전. 서울은 나상호의 결승골로 1-0 승리를 거뒀다. 원정이었지만 서울 팬들은 120분 내내 열렬한 응원을 보냈다.

경기 후 믹스트존에서 만난 기성용은 “죄송한 마음이 크다. 선수들도 성적에 대해 미안한 마음을 갖고 있다. 답답함을 느낄 팬들의 마음도 이해한다.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다. 누구의 잘못이라기보다 그런 시기가 있는데 평화적으로 해결하면 좋겠다. 감독님이나 선수들이 얘기할 수 있는 건 죄송하다는 말뿐이다. 지난주에 그렇게 욕을 먹었지만, 승리하면 또 응원해주지 않나. 내가 팬이었어도 =응원하는 팀이 자꾸 지면 열받을 것 같다”고 팬들의 불만과 항의를 이해한다는 입장을 설명했다.

기성용은 올시즌 FA컵 우승에 대한 열망을 말해왔다. 그리고 기회가 왔다. 서울이 FA컵 결승에 오른 건 2016년 이후 6년 만이다. 마지막 우승은 2015년이다. 결승 상대는 전북 현대다. 기성용은 “나도 오랜만에 결승 무대를 밟는다. 서울의 과거 명성과 위상이 많이 떨어졌다. 팬들의 자존심도 많이 떨어졌다. 우리는 잔류는 당연히 할 것이고 FA컵 우승을 통해 팬들의 자존심을 세워주고 싶다. 팬들이 누구보다 더 우승을 바랄 것”이라며 “토너먼트는 또 다른 경기가 될 것이다. 전북이 상당히 고전하는 경기가 되지 않을까 한다. 우리는 잃을 게 없다. 전북이 더 부담스러울 것이다. 빨리 결승전이 왔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말했다.

다시 리그로 돌아간다. 서울(승점 41)은 순위가 8위지만, 강등권인 10위 수원 삼성(승점 37)과 격차가 크지 않다. 기성용은 “사실 지난해부터 올시즌 초반까지 경기력이 좋았다. 다만 결과가 조금 따라오지 않았는데, 어느 순간부터 우리의 색채를 잃어버렸다. 선수들이 자신감도 잃었다”고 지적하며 “선수들이 잘할 수 있는 것들을 꾸준히만 할 수 있다면 남은 4경기도 잘할 것이다.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서 부담이 있었던 것 같다. 승점은 우리가 앞서 있다. 긴장을 늦추자는 건 아니고, 우리의 것을 보여주면 선수들도 신이 나서 플레이할 수 있을 거라 본다”고 자신했다.

beom2@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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