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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세이 올레이닉이 지난 4월에 열린 UFC 273에서 자레드 반데라를 스카프 홀드 초크로 제압하고 있다. 사진 | UFC

[스포츠서울 | 이주상기자] “마크 헌트, 파브리시우 베우둠, 미르코 크로캅과의 대결은 ‘드림 파이트(꿈의 대결)’ 였다.”

이름만 들어도 황홀할 지경이다. 격투기 역사에서 전설로 남겨진 지상 최강의 파이터들이다. 이들 모두와 대결을 벌인 선수가 있고, 아직 은퇴도 하지 않았다. 바로 알렉세이 올레이닉(러시아)이다. 45살의 올레이닉은 오는 2일(한국 시각)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UFC 파이트 나이트 211에 출전해 일리르 라티피(39·스웨덴)와 대결을 벌인다.

이번 경기는 그에게 78전 째다. 지금까지 60승 16패 1무효를 기록했다. 베테랑이라는 말이 부족할 정도로 그는 ‘살아있는 전설’이다. 챔피언에 대한 욕망보다는 무도에 대한 정진이 그를 아직까지도 ‘현역’이라는 타이틀을 붙게 했다. 전설들과 싸우며 수많은 팬들에게 즐거움과 스포츠 정신을 선사했다. 본지가 한국 미디어 최초로 올레이닉과 단독 인터뷰를 진행했다.

-한국 미디어와의 인터뷰는 처음으로 알고 있다. 한국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은.

12, 13년 전에 한국 여행을 했다. 10일 정도 머물렀다. 서울에서 지냈다. 친절한 한국 사람들과 다양한 문화, 맛있는 음식이 기억난다.

-2009년에 한국의 파이터 이상수와 M-1에서 싸운 적이 있다.

파이터로서 뛰어났다. 힘이 좋은 파이터로 기억한다. M-1에서 한 번 싸웠다.

-요즘 이상수는 유튜브에서 보디샷 챌린지를 하며 유명인사가 됐다.

축하한다. 이상수 친구. 다른 이들의 커리어는 계속 성장하는데, 나는 계속 파이터만 하고 있다. 25년째 파이터만 하고 있다(웃음).

-최근 한국의 여성 파이터 김지연에게 에제키엘 초크를 가르쳐 주는 영상이 화제가 됐다.

요즘에는 아무도 에제키엘 초크를 모르고, 사용하지도 않는다. 아무도 이 초크에 대한 믿음이 없다. 이 초크는 쉬우면서 굉장히 효과적인 기술이다. 내가 잘 쓰는 기술이다. (올레이닉은 UFC 파이터 사상 에제키엘 초크로 두 번 승리한 유일한 선수로 기록되어 있다. MMA에서 14번을 에제키엘 초크를 사용해 승리했다)

-에제키엘 초크나 스카프 홀드 초크를 할 때 다른 사람들과 다르게 하는 게 있는가.

처음에 내가 가장 좋아했던 초크는 트라이앵글 초크였다. 트라이앵글 초크로 많은 상대를 서브미션으로 이겼다. 하지만 상대들이 내 경기를 보고 나서 내가 항상 트라이앵글 초크를 노린다는 걸 알게 됐다. 그래서 이 초크를 방어할 준비를 하고 온다. 그래서 다른 옵션을 장착하게 됐다. 그때부터 에제키엘 초크 연습을 하기 시작했다. 하나, 둘, 셋, 넷 계속 서브미션시키다 보니 상대 선수들이 에제키엘 초크를 방어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더 이상 에제키엘 초크를 할 수 없었다. 그래서 나는 스카프홀드 초크와 넥 크랭크를 하기 시작했다. 상대방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서브미션 기술을 보고 다음 경기에서 서브미션 방어를 준비해 온다. 그래서 나는 무언가 새로운 걸 찾아야 하고, 새로운 걸 배워야 했다. 항상 에제키엘 초크만 해서 100번 이길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건 불가능하다. 무언가 새로운 것을 항상 배워야 한다.

-이번에 맞붙는 상대 일리르 라티피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 지 궁금하다.

좋은 파이터다. 그와 싸우는 건 매우 어려운 일이다. 그는 레슬링이 좋고, 몸 형태가 매우 상대하기 어려운 스타일이다. 목이 굉장히 두껍고, 키가 크지 않고, 상체가 엄청나게 발달했다. 힘도 좋기 때문에 굉장히 흥미로운 상대라고 생각한다.

-이야기한 그대로 라티피는 목이 없다는 표현이 맞을 정도로 두껍다. 그와 대결하기 위해 훈련에서 특별히 준비한 것은.

항상 두 가지 옵션이 있다. 상대를 이기기 위해 가능한 것, 불가능한 것 모든 걸 다하는 거다. 두 번째로는 톱 포지션을 차지하는 거다. 하지만 톱 포지션을 차지하지 못한다면 모든 걸 다 해야 한다. 파워도 사용하고, 할 수 있는 모든 걸 다 해야 한다.

-경기 양상은 어떻게 될 것 같은가.

그건 아무도 알 수 없다. 어쩌면 레슬링을 할 수도 있다. 어쩌면 타격을 할 수도 있다. 우리의 모든 기술을 다 사용하려 할 거다. 나는 그가 영리하고, 강력한 상대라고 생각하면서 경기를 준비했다. 그도 그렇게 준비했을 거다. 이 시합은 단지 그와 나와의 시합만은 아니다. 모든 캠프의 시합이다. 내 코치, 스트렝스 코치, 타격 코치, 레슬링 코치 등 모든 이들의 시합이다.

-UFC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파이터로 알고 있다.

나는 UFC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파이터다(웃음).

-파이터로서 장수할 수 있는 비결은.

비결은 머리와 가슴에 있다. 근육에 있는 게 아니다. 얼마나 크고, 얼마나 힘이 센 지에 달린 게 아니다. 진짜 강함은 머리와 가슴에 있다. 심장이 크고 강력하면서도 스마트해야 한다. 가장 강력한 건 근육이 아니라 머리다.

-긴 커리어를 이어가는 비결은.

내 동기부여는 내 가족이고, 내 조국이고, 내 체육관이다. 내 모든 레거시와, 내 커다란 경험이다. 나는 모든 시합에 나설 때마다 이 모든 걸 걸고 싸운다. 난 이 모든 걸 위해 싸운다. 나는 나만을 위해서 싸우지 않는다. 메달이나 돈을 얻기 위해서만 싸우는 것도 아니다. 나는 이 모든 것을 위해 싸운다.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 누구도 알 수 없다. 내가 얼마나 더 싸울 수 있을 것인가는 오직 신만이 알 것이다. 어쩌면 한 번일 수도 있고, 두 번일 수도 있고, 열 번일 수도 있다. 그 누구도 알 수 없는 일이다.

-마크 헌트, 파브리시우 베우둠, 미르코 크로캅, 알리스타 오브레임, 차엘 소넨 등 많은 레전드들과 싸웠다. 그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는.

모든 레전드 파이터들이다. 마크 헌트는 MMA 레전드다. 파브리시우 베우둠도 MMA 레전드다. 알리스타 오브레임, 미르코 크로캅도 아주 오랜 시간 동안 가장 위대한 레전드였다. 한번 반짝 한 게 아니라 지속적으로 유명한 선수들이었다. 이런 선수들이 우리 스포츠의 거물급 레전드다. 물론 이들과 싸울 수 있었다는 것에 감사한다. 때로는 질 때도 있었지만 대부분 이겼다. 내 모든 커리어는 굉장히 스펙터클하고, 굉장히 어려우면서도 흥미로웠다. 이 모든 것에 신께 감사드린다. 이렇게 긴 커리어를 이어갈 수 있게 해준 코치, 친구, 나를 도와준 모든 이들에게 감사한다.

-혹시 지금 싸워 보고 싶은 ‘꿈의 상대’가 있다면.

없다. 방금 전에 말한 모든 이들과의 시합이 드림 파이트였다. 마크 헌트가 드림 파이트였고, 파브리시우 베우둠이 드림 파이트였다. 미르코 크로캅이 드림 파이트였다. 그들은 전성기에 모두를 다 박살냈다. 그들은 타격과 그래플링 측면에서 세계 최고로 멋지고, 가장 위험한 파이터들이었다. 우리 스포츠의 레전드들과 케이지에서 함께 해서 매우 기쁘다.

-한국팬들에게 인사 한마디 부탁한다.

여러분들과 대화를 나눌 수 있어서 굉장히 기쁘다. UFC에서 공식적으로는 처음이다. UFC는 소셜 미디어에서 오랜 역사가 있다. 우리 스포츠를 시청하고, 응원해주는 모든 분들께 감사하다. 건강을 기원한다. 육체적 건강뿐만 아니라 정신적 건강도. 감사합니다.

rainbow@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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