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도안쉬고 안타 만들어낸\' 이정후[포토]
키움 3번타자 이정후가 29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2프로야구 SSG랜더스와 키움히어로즈의 경기 8회초 2사 만루에서 2타점 역전안타로 출루하며 환호하고 있다. 문학 |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 문학=장강훈기자] 해결사는 타고나는 게 맞다. ‘영웅군단의 해결사’ 이정후(24·키움)가 벼랑 끝에 몰린 팀을 건져냄과 동시에 2연속시즌 타격왕에 한발 다가섰다.

이정후는 29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와 원정경기에 3번타자 중견수로 출전해 4안타(1홈런) 5타점 맹타를 휘둘렀다. 이날 안타 3개를 보태 최다안타 1위(189개)와 타점 1위(113개) 자리를 굳게 지켰다. 시즌 타율은 0.351로 끌어 올려(종전 0.346) NC 박건우(0.342) 삼성 호세 피렐라(0.341)와 격차를 벌렸다.

첫 타석부터 불을 뿜었다. 1회초 2사 후 SSG 김광현을 상대로 중견수 왼쪽에 떨어지는 깨끗한 안타를 만들어낸 이정후는 0-3으로 뒤진 3회초 우월 3점 홈런을 터트렸다. 김광현이 던진 시속 146㎞짜리 속구가 높이 날아들자 완벽한 타이밍에 배트를 돌렸다. 맞는 순간 홈런이라는 것을 직감할 만큼 완벽한 아치였다.

기분좋은 질주,  3점홈런 이정후[포토]
키움 3번타자 이정후가 29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2프로야구 SSG랜더스와 키움히어로즈의 경기 3회초 2사 1,2루에서 김광현을 상대로 3점홈런을 터트린 후 홈인하고 있다. 문학 |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6회초 세 번째 타석에서는 2루 땅볼로 돌아섰지만, 8-9로 뒤진 8회초 역전 2타점 적시타로 흐름을 끌어왔다. 6월12일 광주 KIA전에서 7타점을 올린 이래 올시즌 두 번째 5타점 경기를 완성한 순간이기도 했다.

7회말 김성현에게 3점 홈런을 맞아 6-9로 끌려간 키움은 8회초 반격에서 허약한 상대 불펜을 강하게 압박했다. 선두타자로 나선 김혜성이 좌전안타로 물꼬를 트자 대타로 들어선 이용규가 좌전안타로 1,2루 기회를 만들었다. 김태진이 또 한 번 좌전 안타로 김혜성을 불러들였고, 이지영이 2루 땅볼을 쳐 1사 1, 3루 기회로 이었다. SSG 벤치는 흔들리던 노경은을 내리고 김택형을 투입했지만, 달아오른 키움의 방망이는 식지 않았다.

\'역전한 자들의 여유\'[포토]
키움 4번타자 푸이그가 29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2프로야구 SSG랜더스와 키움히어로즈의 경기 8회초 2사 만루 상황에서3루주자 이정후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문학 |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송성문이 1루수 키를 넘기는 우익선상 2루타로 8-9 한 점 차까지 추격했다. 김준완이 볼넷을 골라 누를 꽉 채웠지만, 임지열이 급히 등판한 서진용을 상대하다 유격수 직선타로 돌아서 기회가 사라지는 듯했다. 그러나 이정후는 볼 한 개를 골라내더니 2구째 날아든 시속 145㎞짜리 속구를 놓치지 않고 1-2간을 갈랐다. 역전 적시타로 10-9로 승부를 뒤집는 순간이었다.

이정후의 적시타로 흐름을 끌어오자 푸이그가 볼넷을 골라 상대를 압박했고, 8회에만 두 번째 타석에 들어선 김혜성이 좌전적시타, 이용규가 유격수 3-유간 내야안타로 두 점을 더 보탰다. 8회에만 6점을 몰아치는 극강의 집중력으로 지친 불펜진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숨도안쉬고 안타 만들어낸\' 이정후[포토]
키움 3번타자 이정후가 29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2프로야구 SSG랜더스와 키움히어로즈의 경기 8회초 2사 만루에서 2타점 역전안타로 출루하며 환호하고 있다. 문학 |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이날 키움은 0-3에서 3-3으로 3-6에서 6-6으로 동점을 만든 뒤 6-9로 패색이 짙던 8회에만 여섯 점을 뽑아 SSG의 추격의지를 뿌리쳤다. 선발 한현희가 0.1이닝 만에 강판했지만, 타일러 애플러와 최원태를 릴레이 등판시키는 등 총력전으로 3위 자리를 빼앗기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키움 홍원기 감독은 “이정후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득점권 상황에서 다른 타자들도 제 역할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지만, 이정후에 대한 의존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는 것을 증명했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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