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KT 데스파이네 상대 선제 투런포 넘기는 삼성 피렐라
삼성 피렐라. 수원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 창원=김동영기자] “신경이 안 쓰일 수는 없죠.”

삼성 ‘효자 외국인 타자’ 호세 피렐라(33)의 방망이가 주춤하다. 불같은 화력을 뽐냈는데 최근 살짝 가라앉은 모양새다. 6관왕까지 바라보고 있었는데 여차하면 무관으로 끝날 수도 있다. 박진만(46) 감독대행이 격려의 메시지를 남겼다. 부담을 떨치라는 응원이기도 하다.

박 대행은 28일 창원 NC전을 앞두고 “피렐라가 최근 욕심을 좀 내는 것 같다. 타석에서 급하다. 나쁜 공에 배트가 나간다. 그러면서 밸런스가 좀 흐트러지지 않았나 생각한다. 그래도 잘하고 있다. 25일 KIA전에서는 볼넷을 뽑았고, 홈런도 쳤다. 이어질 것이다.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짚었다.

이어 “선수는 타이틀 경쟁에 대해 신경을 안 쓸 수가 없다. 경기도 얼마 남지 않았다. 기록 생각이 난다. 시즌 중반이라면 순리대로 가면 되는데, 막판은 다르다. 오버페이스가 나올 수도 있다. 그래도 피렐라가 더 집중할 것이다. 체력적으로 힘들어도 집중력이 높아지면 더 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피렐라는 9월 초까지만 해도 6관왕에 도전하고 있었다. 지난 3일 기준으로 타율, 득점, 출루율, 장타율 1위에 자리했고, 최다 안타와 득점은 이정후에 근소하게 뒤진 2위였다. 심지어 홈런도 2위. 정말 6관왕을 할 것 같았다. MVP까지 품을 기세이기도 했다.

살짝 페이스가 처졌다. 9월 들어 28일까지 21경기에서 타율 0.314, 3홈런 16타점, 출루율 0.372, 장타율 0.500, OPS 0.872를 기록중이다. 이것도 충분히 좋은 기록이다. 그러나 시즌 타율 0.342, 출루율 0.413, 장타율 0.556, OPS 0.969에 미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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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피렐라. 사진제공 | 삼성 라이온즈

7~8월 합계 기록과 비교하면 더 차이가 난다. 40경기, 타율 0.366, 11홈런 59타점, 출루율 0.430, 장타율 0.616, OPS 1.046을 찍었다. 9월 들어 타율은 거의 5푼 이상 빠졌고, 홈런도 절반 수준이다. 출루율-장타율 하락도 눈에 보인다.

기록 순위도 떨어졌다. 28일 기준 타율 3위, 타점 2위, 득점 1위, 최다 안타 2위, 출루율 3위, 장타율 2위다. 득점 또한 2위 박해민과 딱 1개 차이다. 어떤 것도 1위를 확신할 수 없게 됐다.

시즌 막판으로 가면서 체력이 떨어지기 마련이다. 물론 지난 시즌에도 풀 타임을 뛰기는 했다. 그러나 족저근막염으로 인해 수비로 나선 경기가 의외로 많지 않았다. 사실상 지명타자. 올해는 전 시즌 좌익수로 나서고 있다. 간간이 지명타자로 뛴다. 체력 소모가 작년과 비교해 다를 수밖에 없다.

여기에 ‘부담’이 알게 모르게 더해진 것으로 보인다. 이정후와 치열하게 붙었다. 의욕도 생기지만, 이것이 과욕이 되면 곤란하다. 박 대행의 눈에는 욕심을 내는 것이 보였다. 그 사이 이정후와 격차가 벌어지고 말았다. 현재 이정후가 타점, 최다 안타, 출루율, 장타율 1위다. 동시에 타율 경쟁에는 장외에 있던 박건우가 규정타석을 채우면서 들어왔다.

그래도 피렐라는 피렐라다. 9월 기록도 7~8월과 비교해 아쉬울 뿐, 절대 나쁜 수준이 아니다. 언제든 다시 올라갈 수 있다. 대신 박 대행은 조금만 더 집중해달라는 주문을 했다. 욕심을 부려 좋을 것은 없는 법이다.

raining99@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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