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이인복 \'역투\'
롯데 선발투수 이인복.  잠실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 김민규기자]9승 9패, 평균자책점(ERA) 3.98 프로야구 롯데 선발로서 한축을 담당하고 있는 이인복(31)의 시즌 성적이다. 생애 첫 두 자릿수 승리까지 단 1승만을 남겨둔 이인복은 올해 커리어하이를 찍으며 롯데 선발진의 주축이 됐다. 데뷔 9년차, 뒤늦게 기량을 꽃피우고 있는 그야말로 롯데의 ‘복덩이’다.

이인복은 올 시즌 전반기에만 16경기에 출전해 평균자책점 3.66 8승(7패)을 수확하면서 선발투수로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부상의 여파일까. 지난달 허리 통증으로 2군으로 내려간 후 다시 복귀한 그는 전반기 때의 컨디션이 좀처럼 나오지 않았다. 실제로 이인복은 9월 20일까지 후반기 5경기에 선발 출전해 평균자책점 6.53 승리 없이 2패만을 기록하며 부진했다.

그러다 지난 21일 대전 한화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4안타 5삼진 무실점 호투로 그토록 바랐던 후반기 첫 승을 신고했다. 9승을 기록하면서 생애 첫 ‘10승’ 달성을 눈앞에 둔 것.

그도 자신의 후반기 첫 승을 기뻐하며 10승 달성에 모든 것을 쏟아 붓겠다는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이인복은 “전반기 때 8승을 해서 솔직히 후반기 때 10승을 기대했다. 일단 ‘부상만 당하지 말자’고 다짐했었는데 부상 때문에 빠진 기간이 아쉽다”며 “시즌 종료까지 한 번 남았다고 생각하고 모든 것을 쏟아내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 시즌 6경기가 남은 롯데 상황을 고려하면 이인복의 선발 출전이 적어도 1번은 남았기 때문이다. 마지막 한방에 모든 걸 쏟아내 반드시 10승을 달성하겠다는 얘기다.

특히, 이인복은 삼진보다는 날카로운 제구력에 투심 패스트볼을 통한 땅볼 유도로 ‘맞춰 잡는 투수’다. 삼진을 많이 기록하는 투수는 삼진의 쾌감을 느끼겠지만 그의 경우 원하는 제구가 되면서 땅볼 유도로 병살타를 기록할 때 기쁨이 배가 된다. 지난 한화전 경기를 되돌아보면 이인복은 5회까지 안타 하나를 제외하며 출루 없이 그야말로 퍼펙트 투구를 선보였다. 그러다 6회 한화 유상빈에게 안타를 내줬지만 다음 타자를 병살타로 잡아내며 짜릿한 쾌감을 맛봤다.

이인복은 “무조건 병살로 잡겠다고 생각했다. 몸 쪽 투심을 던진 것이 원하는 코스로 갔고 머릿속에 그려놓은 시뮬레이션대로 병살이 나왔다. 가장 기뻤던 순간이고 경기의 키 포인트였다”며 “제구가 원하는 대로 되면서 범타가 계속 나온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밝혔다.

이인복의 다음 선발 등판 일정은 아직 미정이다. 남은 6경기 중 1번의 선발 등판은 확실해 보인다. 마지막 기회를 승리로 장식한다면 그는 데뷔 9년 만에 첫 10승 투수가 된다. 올해 최고의 한해를 보내며 커리어하이를 찍은 이인복에게 비단 올해가 끝이 아니다. 내년에도, 그 다음시즌에도 이인복의 커리어하이 경신은 현재진행형이다.

km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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