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 다투는 김민재
수비하는 축구대표팀의 김민재.고양 | 연합뉴스

[스포츠서울 | 고양=정다워기자] 월드컵에 가면 훨씬 더 강한 공격진을 상대해야 한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23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코스타리카와 하나은행 초청 축구국가대표팀 친선경기에서 2-2 무승부를 거뒀다.

2골을 넣고 비기기는 했지만 고질적인 수비 불안이 고스란히 드러난 경기였다.

상대인 코스타리카는 라인을 내리고 선수비 후역습 작전을 구사했다. 한국은 덕분에 편하게 공을 소유했고 황인범을 중심으로 특유의 패스 플레이를 구사하며 한껏 기분을 냈다. 첫 골도 적절한 시간대에 뽑아냈다. 공세를 펼치다 전반 27분 황희찬이 선제골을 터뜨리며 리드를 잡았다.

전체적으로 벤투 감독 의도대로 경기가 흘러갔지만 역습 상황 시에는 지속적으로 위기에 노출됐다. 전반 35분 실점했지만 오프사이드 판정으로 한숨을 돌린 대표팀은 결국 전반 41분 동점골을 허용하고 말았다. 왼쪽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중앙에 대기하던 정우영이 제대로 걷어내지 못하면서 공이 뒤로 흘렀다. 오른쪽 수비수 윤종규가 미처 따라가지 못하면서 주이슨 베네테에게 슛을 내주며 실점했다. 왼쪽 사이드백 김진수가 손 쉽게 크로스를 허용하고 정우영이 클리어링 미스를 범했다. 그리고 윤종규가 마크에 실패하는 연속 실수에서 비롯된 실점이었다.

후반 18분에도 소수의 공격수들에게 당하는 모습이 나왔다. 손흥민이 미드필드 지역에서 공을 빼앗기며 소유권을 내줬고 조엘 캠벨의 돌파를 차단하지 못한 채 공은 왼쪽으로 이어졌다. 알바로 자모라가 김민재를 앞에 두고 원터치로 크로스를 올렸고 공은 앤서니 콘트레라스를 지나 선제골의 주인공 베네테의 마무리로 이어졌다. 단 4명의 선수에게 수비진이 한 번에 무너지는 장면이었다.

벤투 감독은 수비형 미드필더 한 명을 배치하는 전술을 유지하고 있다. 문제는 지난 6월 A매치 때와 마찬가지로 정우영 한 명으로는 수비의 무게감이 심각하게 떨어진다는 사실이다. 이탈리아 세리에A에서 맹활약하는 김민재가 합류했음에도 결과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게다가 우리가 월드컵에서 상대할 팀들의 공격력은 코스타리카와는 비교가 불가능하다. 가나 정도는 비슷하다고 볼 수 있겠지만 포르투갈, 우루과이는 차원이 아예 다른 팀들이다. 수비형 미드필더를 한 명만 두는 현재의 시스템으로 세계적인 공격수들의 화력을 막아내는 것은 버거울 게 분명해 보인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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