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박해진부터 '상간녀' 제니까지, 'A씨' 마녀사냥에 속수무책 당했다[SS연예프리즘]
    • 입력2022-09-12 16:56
    • 수정2022-09-12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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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최지우, 박해진, 이무생(왼쪽부터). 사진 | 스포츠서울 DB
[스포츠서울 | 심언경기자] 추석 연휴 마약을 투약해 연예계를 발칵 뒤집은 40대 남성 배우 A씨의 정체가 드러났다. A씨는 탐정에 빙의한 누리꾼들의 입에 오르내린 박해진(39), 이무생(42)이 아닌 이상보(41)였다. ‘2006년에 데뷔한 동년배 배우’라는 이유만으로 마녀사냥을 당한 두 배우에게는 ‘아닌 밤중에 홍두깨’였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지난 10일 2시께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서 A씨를 마약류 관리법 위반 혐의로 긴급체포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의 마약류 간이 시약 검사 결과에서 양성 반응이 나왔다. 더불어 A씨의 자택에서 알약 수십 정이 발견돼 성분 조사에 착수했다.

A씨는 2006년 지상파 드라마 조연으로 데뷔했고, 다수의 영화와 드라마에서 주·조연급으로 출연한 40대 남성 배우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A씨로 추정되는 배우의 목격담이 한 커뮤니티를 통해 확산됐다. 해당 게시물 작성자는 “좀 유명한 배우”, “말하면 다 알 듯”이라고 적어 관심을 증폭시켰다.

누리꾼들은 2006년에 데뷔한 남성 배우 목록을 정리하고, 첫 작품이 지상파 드라마인 배우들을 추려내기 시작했다. 이 중에서도 목격담을 토대로 인지도가 있는 배우일 것이라고 추측했다. 그러면서 박해진, 이무생 등이 언급됐다. 이러한 흐름에 몇몇 매체는 취재 없이 이무생의 SNS 글을 기사화했고, 일부 누리꾼들은 잘못된 확신을 갖고 그를 비난하기에 이르렀다.

결국 사건과 무관한 배우들의 소속사는 칼을 빼 들었다. 이무생 소속사 에일리언컴퍼니 측은 11일 공식 SNS를 통해 “근거 없는 허위 사실 유포가 계속될 경우 법적 절차를 통해 강경한 대응을 할 것”이라며 의혹을 부인했다. 박해진 소속사 아티스트컴퍼니 측 역시 같은 날 “해당 내용을 작성 및 유포한 이들을 대상으로 강력한 법적 대응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선을 그었다. 이후 A씨는 2006년 KBS2 드라마 ‘투명인간 최장수’로 연예계에 입문한 1981년생 배우 이상보로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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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류 관리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는 배우 이상보. 사진 | KBS
이니셜 보도의 목적은 사건 당사자의 프라이버시 보호다. 그러나 최근 선한 의도가 무색하게도 박해진, 이무생처럼 애꿎은 피해자가 생겨나면서 안타깝다는 반응이 나온다. 지난 6월 남편이 휘두른 흉기에 찔린 40대 여자 배우로 언급된 최지우, 지난 2월 1988년생 3인조 걸그룹 출신 상간녀로 지목당한 그룹 가비엔제이 제니와 서린, 지난해 허이재에게 폭언을 일삼고 성관계를 요구해 은퇴를 결심하게 한 배우라는 의심을 받은 오지호의 경우도 유사한 사례다.

이에 실명 보도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으나, 이미지가 생명인 연예인은 사실 여부와 상관없이 언급만으로 적잖은 타격을 입는 만큼 신중히 결정해야 할 문제다. 무죄추정의 원칙에 따라 법원의 확정판결이 나기 전까지는 피의자의 신분을 지켜줘야 한다는 의견도 같은 맥락이다. 이에 업계 관계자들은 “언론의 윤리적인 보도와 누리꾼의 의식 수준 제고가 최선”이라고 입을 모은다.

방송 관계자 A씨는 “다수의 매체가 유명인의 소식을 보도할 때 인권을 보호하기 위해 이니셜을 사용하는데, 결국 이러한 보도로 인해 인적 사항이 비슷한 이들이 피해를 보는 경우가 많다. 인권 보호를 목적으로 하지만, 인적 사항을 슬쩍 끼워 넣어서 독자들의 호기심을 유발하는 장치로 활용되는 건 아닌가 걱정도 있다. 특히 이 독자들의 호기심이 누리꾼들의 ‘허위사실 몰아가기’로 이어지는 점도 견제해야 한다. 인권을 보호하겠다는 명목하에 이뤄지는 이니셜 보도가 누군가의 인권을 해치는 결과로 향한다면 자성하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 같다”고 꼬집었다.

또 다른 관계자 B씨는 “이니셜 보도에서 비롯된 마녀사냥은 과거부터 고질적인 문제였다. 누군가를 특정지을 수 없도록 이니셜을 사용하지만, 한편으론 특정지을 수 없어서 무관한 사람들이 언급되고 결국 피해자로 남게 된다. 또 이런 언급이 과할수록 사건의 본질을 보기보단 ‘A씨 찾기’에 그치고 만다. 이는 어떤 놀이의 형태로 받아들여져 또 다른 범죄를 만들어낸다고 볼 수 있다. 관계없는 사람에게 초점을 맞추는 걸 경계하고 사건을 좀 더 파악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notglasses@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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