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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선수 제공

[스포츠서울 | 강예진기자] 그간 주변의 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을 수 없었다. 당장 해보고 싶은 것을 미뤄둔 결과, 간절하게 바랐던 목표 하나를 이뤄냈다. 이제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자신을 더 되돌아보고자 한다. “조금 더 ‘나’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는 피겨스케이팅 간판 김예림(19·단국대)이 힘차게 전진한다.

김예림은 2022 베이징겨울올림픽에서 여자 싱글 9위에 올랐다. 자신의 첫 올림픽에서 10위권 진입이라는 쾌거를 일궈 환하게 웃었다. 12년 전 김연아의 벤쿠버올림픽을 보고 스케이트를 신은 그는 이제 여자 피겨 간판으로 자리잡았다. 나아갈 일만 남았다. 김예림은 다가오는 새 시즌을 위해 진천선수촌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지난달 1일 입촌했다. 피겨 대표팀이 선수촌에 입촌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6일 본지와 연락이 닿은 김예림은 “좋다. 입촌 전에는 스케이트장을 대관해 훈련했다. 체력, 무용 훈련을 위해 이동하는 시간이 길었다. 이런 시간이 아깝고 힘들었는데, 진천은 선수촌 안에 이런 시설이 다 있어 효율적”이라며 “다른 종목 선수들과도 친해지는 계기가 됐다. 브레이킹 댄스, 배드민턴 등을 구경하기도 한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시즌 준비가 순조롭다. 베이징올림픽 이후 마음이 편안해졌다. 김예림은 “베이징올림픽은 어렸을 때부터 간절했던 꿈이었다. 올림픽에 꼭 나가야만 한다는 강박 때문에 불안하고 힘들었지만, 지금은 그 목표를 이뤄냈다. 마음이 편해진 이유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많은 것이 달라졌다. 특히 올림픽 이후 스케이팅을 대하는 태도 변화가 크다. 김예림은 “조금 더 ‘나’에게 포커스를 맞추게 됐다. 대중적인 것, 비치는 모습이 중요하지만 내가 원하는 것, 만족할 수 있는 것에 초점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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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의 시작은 곡 선택에서 알 수 있다. 김예림은 새로운 쇼트프로그램으로 영국 작곡가 막스 리히터의 곡 ‘머시’를 택했다. 프리프로그램은 영화 ‘42년의 여름(Summer of 42)’의 사운드트랙을 골랐다. 쇼트, 프리프로그램 모두 ‘김연아의 안무가’로 잘 알려진 데이비드 윌슨(캐나다)의 작품이다.

안무 역시 오롯이 자신에게 집중한 결과물로 끌어냈다. 변화의 절정이다. 김예림은 “이전과 다른 느낌의 프로그램을 하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크게 변하지 않는 선에서 지금까지 한 것과 차별화한 느낌이라 선택했다. 처음에는 약간 지루하다고 생각했는데, 편곡을 잘해주셔서 마음에 든다. 전에는 올림픽 출전이라는 간절한 목표가 있어, 내가 하고싶은 것보다는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는 것에 초점을 뒀다. 하지만 이번에는 다르다. 내가 정말 해보고 싶은 것, 지금까지와 다른 느낌을 시도하고 싶다”고 설명했다.

“전체적인 완성도를 높이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는 김예림은 “매 시즌 발전하는 게 중요하다. 이번시즌에는 개인 최고 기록을 새로 쓰고 싶다. 메달을 따지 못했던 대회에서도 메달을 목에 걸었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만 19세. 사회에 첫 발을 디뎠다. 김예림은 “대학생이 되고, 많은 사람을 만나는 등 사회 생활을 하고 있다. 운동선수 김예림도 중요하지만 ‘인간’ 김예림으로서 다른 사람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주는, 배울점이 많은 사람이 되고 싶다”고 했다.

추석이 다가온다. 가족들과 삼삼오오 모여 추억 쌓을 수 있는 고유의 명절이지만 피겨화를 신은 후에는 시즌 준비로 마음 편히 추석을 보낸 적이 없다. 김예림은 “피겨스케이팅을 시작한 후에는 시즌 시작이라는 압박감 탓에 즐거운 추억이 없다. 훗날 은퇴하고 나면, 스트레스 받지 않고 가족들과 맛있는 음식을 편하게 먹고 싶다”며 “깨송편을 좋아한다”고 웃었다.

kk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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