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구 국가대표 박환-이요한
소프트테니스(정구) 국가대표 남자복식 콤비 박환(왼쪽)-이요한이 지난 22일 태국 파타야 테니스인터클럽에서 열린 대표팀 훈련을 마치고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 대한소프트테니스협회

[스포츠서울 | 파타야=김경무전문기자]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이 코로나19 때문에 내년으로 연기된다는 소식을 듣고는 완전 멘붕이었습니다. 너무 허탈해서 공치기가 싫었죠. 그러나 이젠 마음을 추스렸어요. 내년에 다시 국가대표에 도전해 반드시 금메달을 따낼 겁니다.”

소프트테니스(정구) 남자복식 국가대표인 박환(36·음성군청). 그가 지난 21일 태국 파타야 테니스인터클럽에서 시작된 정구 남녀 국가대표팀 전지훈련 및 월드투어 대회 출전 중 밝힌 소망이다.

박환은 지난해 치러진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같은 팀 후배 이요한(33)과 황금 콤비를 이뤄 치열한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태극마크를 달았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지난해 11월 태국 치앙마이에서 열릴 예정이던 아시아정구선수권이 다시 취소되면서 국제대회에 나가는 길이 막혔다. 이름 뿐인 국가대표였다.

올해도 그는 지난 3월 항저우아시안게임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이요한과 조를 이뤄 패자부활전을 통해 결승에 오른 뒤 인천체육회의 서권-김기효를 제치고 수원시청의 김진웅-김태민에 이어 2위로 어렵사리 아시안게임 출전권을 획득했다. 아시안게임에는 남녀복식 없이 남녀단식과 단체전, 혼합복식 등 5개 종목에 금메달이 걸려 있다.

이후 박환은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실시된 남녀 대표팀 훈련에 참여해 항저우 금메달을 위해 구슬땀을 흘렸다. 하지만 코로나19 재유행으로 아시안게임이 열리지 못하게 되면서 두번째 불운을 맛봤다.

박환은 내년 다시 국가대표 선발전을 통해 재도전을 해야하는 처지가 됐다. 12년 전 2010 광저우아시안게임 때 남자단식 금메달을 딴 이요한과는 상반된 처지다.

“어쩌겠어요. 열심히 최선을 다해야죠. 이번 파타야 국제대회에서도 우승할 겁니다.” 23일 시작된 2022 국제소프트테니스연맹(ISTF) 월드투어 인터내셔널 챔피언십을 앞두고 그는 이렇게 힘주어 말했다.

정구 국대 파타야 전훈
정구 남자 국가대표팀 선수들이 태국 파타야 코트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대한소프트테니스협회

대한소프트테니스협회(회장 정인선)는 코로나 19로 국가대표 선수들의 국제대회 출전경험이 적어지자 “내년 항저우아시안게임과 동일한 코트에서 훈련을 한다”는 취지에서 대한체육회와 국민체육진흥공단의 후원을 받아 파타야 전지훈련을 기획했고, 이곳에서 열리는 월드투어 출전도 성사시켰다.

이번 월드투어에서는 남녀 단체전과 남녀 단·복식, 혼합복식 등 7개 종목에서 한국·태국·인도 등 선수들이 자웅을 겨룬다. 정구 대표팀으로서는 지난 2019년 10월 열린 타이저우 세계선수권대회 이후 첫 국제대회 출전이어서 의미도 있다.

정구 여자대표팀
김민선(앞줄 맨왼쪽) 등 정구 여자 국가대표팀 선수들이 파타야 훈련 중 포즈를 취하고 있다. 대한소프트테니스

정구는 올림픽 종목은 아니지만 아시안게임 때마다 대한민국에 많은 금메달을 안겨준 ‘효자종목’ 중 하나다. 지난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때 정구에 걸린 금메달 5개(남녀단체전, 남녀단식, 혼합복식) 가운데 한국은 2개(남자단체전과 남자단식)를 가져왔다.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때는 금 7개(남녀단체, 남녀단식, 남녀복식, 혼합복식)를 석권했다. kkm100@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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