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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서울 기성용. 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츠서울 | 김용일기자] 무더운 여름 순위 경쟁에 한창인 K리그1에 주장단 교체 바람이 불고 있다. 내림세에서 오름세로 전환한 제주 유나이티드에 이어 FC서울이다.

서울 구단은 지난 12일 공식 SNS에 ‘선수단 변화를 위해 주장단을 개편했다’며 ‘신임 주장으로 나상호가 선임됐고 부주장은 이상민, 김진야, 윤종규, 조영욱이 맡는다’고 발표했다. 지난 2021년 1월부터 서울의 캡틴 완장을 단 기성용은 1년 7개월 만에 주장직에서 내려왔다. 서울 구단은 ‘주장단으로 헌신해 주 기성용, 양한빈은 신임 주장단을 도와 팀 선참으로 책임과 역할을 계속해 이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의 주장단 교체는 안익수 감독의 뜻보다 기성용의 의지가 더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관계자는 “(주장 교체가) 분위기 반전이라는 목표는 여느 팀과 같지만, 오랜 시간 주장직을 맡았던 기성용이 먼저 코치진에 뜻을 전달했다. 젊은 선수에게 더 책임감을 심는 게 가장 중요하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기뻐하는 나상호
FC서울 새 주장 나상호(가운데)와 부주장단 일원 김진야. 연합뉴스

서울의 ‘새 캡틴’ 나상호도 기성용의 이런 마음을 고스란히 전달했다. 그는 구단 유튜브 채널을 통해 “(기)성용이 형과 (양)한빈이 형께 너무나 죄송하고 감사하다. 중고참으로 책임감을 더 심어주시기 위해 내게 주장이라는 책임감을 주신 것 같다”며 “주장이라는 책임감으로 좋은 결과와 내용을 보여드리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 외에 여러 번 ‘책임감’이라는 단어로 자신의 의지를 전했다.

그도 그럴 것이 서울은 지난 2년 가까이 기성용이 홀로 짊어진 부담이 컸다. 지난해까지 서울 소속으로 뛴 베테랑 박주영이 떠나면서 더욱더 무게가 쏠렸다. 특히 올해 기성용은 안익수호가 지향하는 빌드업 축구에서 ‘대체 불가 자원’으로 뛰었다. 안 감독도 “기성용이 없으면 이러한 축구를 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최근엔 후방에서 빌드업 시발점 노릇을 함께 한 오스마르까지 부상으로 이탈하며 기성용은 외롭게 뛰었다.

고질적인 무릎 부상 등에서 어느 정도 회복한 기성용이나 체력적 부담도 따랐다. 올해 특히 겨울월드컵(11월 카타르) 영향으로 리그가 조기 개막해 주중, 주말로 이어지는 빡빡한 일정이 많다.

서울은 양질의 축구를 한다는 평가를 받으면서도 여름 레이스에서 일부 어린 선수들의 수비 집중력 결여 등이 발목을 잡으며 원하는 만큼 승점을 얻지 못했다. 기성용은 때론 쓴소리도 아끼지 않았는데, 파이널 라운드까지 8경기를 남겨두고 중간급인 나상호에게 아예 주장 완장을 넘겨주는 선택을 했다. 나상호가 선참과 어린 선수의 가교 구실을 더 명확하게 하면서 팀의 결속력을 꾀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서울은 현재 7승9무9패(승점 30)로 8위에 매겨져 있다. 파이널A(상위리그) 마지노선인 6위 수원FC(승점 33)와 승점 차는 3이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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