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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수아레즈가 10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2 KBO리그 KIA전에 선발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사진제공 | 삼성 라이온즈

[스포츠서울 | 김동영기자] KBO리그 최고의 ‘불운남’을 꼽자면 이 선수가 아닐까. 삼성 알버트 수아레즈(33)가 또 울었다. 잘 던졌는데 승리와 인연이 없었다. 단 4승이다. 투수의 ‘승리’의 가치가 예전만 못하다고 하지만, 그래도 쌓을 수 있으면 쌓는 것이 낫다. 그래서 더 아쉽다.

수아레즈는 10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2 KBO리그 정규시즌 KIA와 3연전 첫 번째 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8피안타 1볼넷 6탈삼진 1실점의 퀄리티스타트(QS) 호투를 펼쳤다. 6회까지 2-1로 앞섰기에 승리투수가 될 수 있었다. 그러나 7회 우규민이 동점을 허용하면서 승리가 날아갔다.

결과적으로 경기는 삼성이 3-2로 이겼다. 연장 10회말 호세 피렐라가 결승타를 때리면서 이겼다. 최근 2연패 탈출. 수아레즈를 제외하면 다 웃은 셈이다. 연장 10회초 등판해 1이닝을 퍼펙트로 막은 오승환이 승리투수가 됐다.

이날 기록을 더해 수아레즈는 올 시즌 21경기 116이닝, 4승 6패 111탈삼진, 평균자책점 2.41을 기록하게 됐다. 경기당 5.52이닝으로 평균 6이닝은 안 된다. 이닝 소화에 살짝 아쉬움은 있다. 그래도 리그 이닝 소화 12위다. 평균자책점은 4위. 승수는 리그 30위에도 들지 못한다. 불운도 이런 불운이 없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수아레즈는 올 시즌 21경기 가운데 QS가 12경기다. 크게 무너진 경기도 별로 없다. 5회 이전 강판이 딱 2번이다. 선발투수로서 몫을 충분히 해주고 있다. 그러나 QS 12번에서 거둔 승수가 달랑 2승이다. 7이닝 2실점을 만들고도 패한 경기가 2경기나 된다.

자신이 못 던져서 지는 것이라면 차라리 덜 억울할 수도 있는데 유독 자신이 등판하는 날 타선이 침묵하거나, 불펜이 흔들린다. 10일 기준으로 평균자책점 3점대 이하를 기록중인 규정이닝 투수들 가운데 5승도 하지 못한 투수는 수아레즈가 유일하다.

놀라운 점은 수아레즈 위에 원태인(5승, 평균자책점 3.38)-데이비드 뷰캐넌(6승, 평균자책점 3.37)이 있다는 점이다. 삼성이 불운남들의 집합소가 된 모양새. 그 중에서도 수아레즈가 단연 눈에 띈다. 아직 8승인 에릭 요키시(평균자책점 2.44)-드류 루친스키(평균자책점 2.53)도 ‘승운이 따르지 않았다’고 하는데 수아레즈는 승수가 절반이다.

삼성 선수들도 수아레즈에게 미안함을 갖고 있다. 오재일도, 우규민도 “수아레즈의 승리를 챙겨주지 못해 미안하다. 다음에는 꼭 승리투수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다음 등판에서는 삼성 선수들이 수아레즈에게 시즌 5승째를 안길 수 있을까. 선발투수가 무실점을 해도 타자들이 점수를 뽑아주지 않으면, 불펜투수가 지켜주지 못하면 승리는 없다.

raining99@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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