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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다저스 무키 베츠. LA | UPI 연합뉴스

[스포츠서울 | 윤세호기자] 지난달 28일(한국시간) 경기였다. 트레이드 마감일이 눈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LA 다저스는 우익수 무키 베츠의 수비 위치를 2루수로 변경했다. 우익수 1번 타자로 출장한 베츠는 경기 중 2루수로 이동했다. 다음날에도 마찬가지였다. 베츠는 우익수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가 2루수로 경기를 마쳤다.

마냥 생소한 일은 아니었다. 처음 빅리그 무대에 오른 2014년 9월 베츠는 2루수였다. 당시 보스턴에서 뛰었던 베츠는 팀의 미래를 책임질 2루수로 평가받았다. 하지만 이후 구단 상황에 맞춰 외야수로 포지션을 전향했다. 흥미로운 부분은 다저스가 갑자기 베츠를 2루수로 기용한 이유였다. 다저스는 트레이드 마감일이 이틀도 남지 않은 지난 1일에는 베츠를 2루수로 라인업에 올렸다.

미국 스포츠 전문매체 디 애슬레틱은 당시 다저스의 베츠 2루수 기용을 흥미롭게 해석했다. 이 매체는 “다저스 앤드류 프리드먼 사장이 후안 소토에게 관심이 있는 척 한 것 같다. 그러자 샌디에이고 AJ 프렐러 단장은 광기에 사로잡힌 듯 소토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베츠는 트레이드 마감일 이후 2루수로 나오지 않고 있다”고 썼다.

메이저리그(MLB) 최고 타자이자 트레이드 마감일 빅이슈였던 소토는 외야수다. 만일 다저스가 소토를 영입했다면 베츠는 2루수로 이동했을 가능성이 높다. 디 애슬레틱은 다저스가 베츠를 2루수로 기용하면서 샌디에이고를 조급하게 만들었다고 바라봤다. 샌디에이고는 소토를 얻기 위해 5명의 유망주를 포기했다.

큰 출혈을 감수하며 소토를 얻은 샌디에이고지만 시작은 좋지 않다. 소토가 라인업에 이름을 올린 후 승리보다 패배가 많다. 소토는 꾸준히 안타를 터뜨리고 있지만 이상하게 소토가 온 후 경기가 풀리지 않는다. 지구 1위 다저스를 잡기 위해 소토를 데려왔는데 다저스와 격차는 더 벌어지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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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디에이고 후안 소토. 샌디에이고 | USA투데이 연합뉴스

현지 언론은 트레이드 마감일을 앞두고 샌디에이고와 다저스가 소토를 얻기위해 경쟁한다고 보도했다. 그런데 다저스의 목표는 소토가 아니었을지도 모른다. 소토를 영입하는 척 움직이면서 샌디에이고가 소토를 얻기 위해 더 많은 것을 포기하게 만들었을 가능성도 있다.

소토는 2024시즌 후 프리에이전트(FA)가 된다. 향후 두 시즌 동안에도 샌디에이고가 다저스를 넘지 못한다면, 이번 트레이드의 진정한 승자는 다저스가 될 수 있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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