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전의산 \'안타쳤어요\'
SSG 전의산이 7일 인천 SSG랜더스필드 열린 KBO리그 삼성과 경기 3회말 1사 안타를 친 후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문학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 장강훈기자] 부진에도 밝은 미소를 잃지 않았다. 구단 관계자의 위로(?)에 “성장통”이라며 밝게 화답했다. SSG의 미래에서 현재가 된 전의산(22)이 부진탈출을 선언했다.

남다른 파워로 외국인 선수 케빈 크론을 밀어낸 전의산은 후반기 깊은 슬럼프에 빠졌다. 후반기 첫 12경기에서 홈런 1개를 뽑아냈지만 타율 0.140으로 고개를 숙였다. 신인 선수들의 성장 관문인 현미경 분석에 체력저하가 겹쳐 힘을 쓸 수가 없었다. SSG 김원형 감독은 “6월 데뷔 후 전반기 끝날 때까지 참잘해줬다. 꾸준히 경기에 나서야하고, 매일 결과로 증명해야하는 1군 선수들의 부담감을 단기간에 이겨낸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스트레스를 너무 받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위로했다.

훈련 자세도 성실하고, 가진 재능이 많아 슬럼프가 길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가 담긴 위로였다. 실제로 전의산은 폭염 속에서도 묵묵히 구슬땀을 흘렸다. 타격뿐만 아니라 수비 훈련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최지훈 박성한 등 선배들의 강점을 흡수하기 위해 그림자처럼 붙어다니기도 했고, 롱티(토스한 공을 외야로 멀리 치는 타격훈련)로 흐트러진 밸런스를 찾으려는 노력도 이어갔다.

지난달 31일 광주 KIA전부터 5일 문학 삼성전까지 15연속타수 무안타로 침묵했지만, 6일 삼성전에서 멀티히트로 재기 신호탄을 쐈다. 2번타자로 선발출장한 7일 삼성전에서는 3안타 3득점으로 팀 승리를 견인했다. 전의산이 3안타를 때려낸 것은 지난달 14일 문학 키움전 이후 처음이다.

[포토] 삼진 전의산 \'큰 거 하나 노렸는데\'
SSG 전의산이 7일 인천 SSG랜더스필드 열린 KBO리그 삼성과 경기 1회말 무사1루 헛스윙 삼진아웃을 당하고 있다. 문학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두 경기에서 안타 5개를 몰아친 전의산은 “안타를 못칠 때 솔직히 힘들었다. 선배들이 ‘자신있게 하라’고 조언해주셨고, 감독 코치님들도 괜찮다는 말씀을 해주셨다. 부담이 많이 됐던 게 사실이지만, 주위분들의 조언으로 마음의 짐을 덜 수 있었다”고 말했다. 재미있는 사실은 스윙이 조금 작아지자 안타 생산을 재개한 점이다. 자신있는 것과 오버 스윙은 다르다.

바깥쪽 변화구에 약했다. 큰 타구를 만들기 위해 오른쪽 골반이나 어깨가 일찍 열리는 스윙을 했기 때문이다. 그가 “(박)성한이 형의 모든 것을 빼앗고 싶다”며 따라다닌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박성한은 콘택트 스윙으로 3할 유격수(9일 현재 타율 0.311)로 자리매김 중인데, 특히 2스트라이크 이후 오른쪽 벽을 완벽히 닫아두려는 노력으로 만든 결과다. 유인구에 끌려다니지 않으니 성공확률이 높을 수밖에 없다.

\'최지훈과 기분좋은 포옹^\'  3-1 만드는 투런홈런 전의산[포토]
SSG 6번타자 전의산이 14일 인천SSG랜더스파크에서 2022프로야구 키움히어로즈와 SSG랜더스의 전반기 마지막 경기 4회말 1사 1루에서 정찬헌을 상대로 역전 2점홈런을 터트린 후 홈인하고 있다.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전의산은 “잘치고 싶은 마음에 스윙이 커졌다. 욕심을 버리고 배트 중심에 공을 정확히 맞히려고 노력한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돌아봤다. 힘을 뺀다기보다 과도한 스윙을 하지 않겠다는 다짐이 재기의 발판이 된 셈이다. 맞히는 것에 집중하다보면 자기만의 히팅존이 형성된다. 슬럼프에 빠져도 자신있는 코스로 날아드는 공을 놓치는 빈도가 줄면 탈출도 빨라진다.

신인급 타자들이 겪는 성장과정인데, 전의산도 얇은 껍질 하나를 깼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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