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삼성 김현준 \'6회 확실한 득점기회 만드는 2루타\'
삼성 김현준이 14일 수원KT위즈파크 열린 2022 KBO리그 KT전에서 6회초 2루타를 때린 후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수원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 김동영기자] 최근 5년간 KBO리그 신인왕은 ‘고졸 1년차’ 세상이었다. 순수 신인이 최고가 됐다. 2022년에도 같을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기대를 모은 특급 루키들이 즐비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뚜껑을 열자 상황이 다르다. 눈에 띄는 1년차가 딱히 보이지 않는다. 중고 신인들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시즌 전 가장 강력한 신인왕 후보로 꼽힌 선수는 2명이다. KIA 김도영과 한화 문동주. 지난해 1차 지명 당시부터 화제를 모았다. KIA와 한화 모두 ‘역대’를 논하는 신인이 될 것이라는 기대에 부풀었다. KIA는 이의리에 이어 2년 연속 신인왕 배출을 노렸고, 한화는 2006년 류현진 이후 16년 만에 신인왕을 꿈꿨다.

시즌 개막 후 이 기대는 허공으로 사라지는 모양새다. 김도영은 4월 한 달 극도의 부진을 겪은 후 백업으로 빠졌다. 문동주는 부상으로 인해 5월이 되어서야 1군에 올라올 수 있었다. 게다가 어깨에 탈이 나면서 현재는 1군에 모습도 보이지 못하고 있다.

그 사이 삼성 이재현, 키움 박찬혁, 롯데 조세진 등이 두각을 나타냈다. 특히 이재현은 사자군단의 주전 유격수로 나서면서 ‘강력한 신인왕 후보’라는 소리를 들었다. 그러나 장요근(허리) 부상으로 길게 자리를 비웠다가 돌아왔다. 박찬혁도 5월17일 이후 경기가 없다. 이외에 KT 박영현도 나름 괜찮은 모습이지만, 리그를 지배하는 수준은 또 아니다.

[포토] 김인환, 6회 추가 점수 뽑는 적시타
한화 김인환이 6월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2 KBO리그 두산전에서 6회초 1타점 적시타를 때리고 있다. 잠실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이렇게 1년차들이 주춤하는 사이 형들이 치고 나왔다. 삼성 김현준, 한화 김인환, 롯데 황성빈, SSG 전의산, 두산 정철원 등이 등장했다. 지금 상황만 보면 오히려 이쪽에서 신인왕이 나올 가능성이 더 높아 보인다.

고졸 2년차인 김현준은 이미 굵직한 기록을 남겼다. 19세 이하 선수 최다 연속 경기 안타 신기록을 썼다. 21경기 연속 안타를 쳐 이승엽이 보유하고 있던 19경기를 넘어섰다. 시즌 타율 0.314, 10타점 29득점, OPS 0.783에 wRC+(조정득점생산력) 127.7을 만들고 있다. 게다가 정상급 중견수 수비력까지 갖췄다.

김인환은 대기만성 유형이다. 2016년 육성선수로 입단해 2018년 정식선수가 됐다. 올해 5년차다. 1994년으로 한국나이 29살이지만, 신인왕 요건이 된다. 기록이 좋다. 타율 0.281, 10홈런 30타점, OPS 0.779를 올리고 있다. wRC+는 120.0이다. 최하위 한화의 최대 발견이자 위안이 되고 있다.

전의산은 그야말로 혜성처럼 등장했다. 단 28경기에 나선 것이 전부지만, 단숨에 주전 1루수가 됐다. 기록이 타율 0.341, 7홈런 24타점, OPS 1.098에 달한다. 특히나 홈런이 돋보인다. 표본이 작기는 해도 wRC+ 201.6은 무시할 수 없다. 좌타자 상대 약점 극복이라는 과제는 있지만, 장타 하나로도 매력은 차고 넘친다.

[포토]9회초 안타에 기뻐하는 KIA 김도영
KIA 김도영이 1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2 KBO리그 SSG전에서 9회초 안타를 때린 후 포효하고 있다. 인천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황성빈은 올 시즌 롯데의 활력소가 되는 선수다. 테이블 세터 고민도 지우고 있다. 2020년 입단해 올해 정식선수가 됐다. 3년차이면서 1년차다. 52경기에서 타율 0.292, 1홈런 7타점 34득점, OPS 0.712를 만들었다. 득점권 타율이 0.385에 달한다. 특유의 악착같은 야구가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2018년 입단한 정철원은 올해 1군에 처음 모습을 보였다. 29경기, 2승 2패 10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3.57을 생산중이다. 시속 150㎞의 강속구를 뿜어내며 김태형 감독의 눈에 들었다. “자기 공을 던지고, 싸움이 된다”는 평가. 두산 불펜에 한 줄기 빛이 되고 있다.

이제 후반기가 시작된다. 팀별로 57~61경기씩 남겨두고 있다. 신인왕 경쟁도 이제 진짜 시작이다. 형들의 질주가 계속된다면 2016년 신재영(당시 키움) 이후 6년 만에 중고 신인왕이 탄생하게 된다. 김인환의 경우 역대 최고령 신인왕 기록도 쓴다.

1년차 동생들의 대반격도 예상이 가능하다. 특히 김도영은 7월 들어 타율 0.300, 3홈런 5타점, OPS 1.050을 찍고 있다. 부상에서 돌아온 이재현이나 전반기 가능성을 보인 박영현, 박찬혁 등도 꿀맛 휴식기가 보약이 된다면 후반기 다시 힘을 낼 가능성도 충분하다.

raining99@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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