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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조현정기자]방송인 박수홍이 믿었던 친형에게 배신당한 뒤 고통스러웠던 심경과 아내와 결혼하게 된 계기를 방송에서 처음으로 밝혔다.

박수홍은 16일 방송한 MBN ‘속풀이쇼-동치미’에서 배우 성병숙이 게스트로 출연한 가운데 자신을 살게 해준 아내에 대해 털어놓았다.

이날 MC 최은경이 “결혼 잘 한 사람 아니냐. 우리한테 자랑을 많이 한다”고 운을 뗐다. 박수홍은 이날 주제 ‘세상에 죽으란 법은 없다’ ‘결혼이 나를 살렸다’와 관련, “오늘 얘기가 결혼이 나를 살렸다잖아요. 저는 진짜 목숨을 살렸다. 제가 힘든 일이 있었지 않냐”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사람이 감당할 수 있는 선을 넘으면 ‘어떤 자리에서 괴로움 없이 빨리 죽을 수 있냐’를 생각한다. 저도 그걸 고민했다. 어떻게 할 수가 없더라.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라고 믿었던 친형이 오랫동안 자신을 속여 괴로웠다고 말했다.

박수홍은 “‘나는 죽어야 하는 존재구나’ 이게 자책의 끝이다. 그래서 산으로 올라가 계속 떨어질 자리를 찾았다”고 말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

그러면서 “어느날 그 당시 여자친구가 전화가 안되니까 저를 찾았다. 제가 그 전에 (극단적 선택에 대한) 조짐이 있었던 걸 생각해 슬리퍼 차림으로 산에 올라 플래시를 들고 절 찾아왔다. 30분 거리였다. 절박한 마음으로 절 찾아왔다. ‘왜 그러냐’고 소리를 질렀다”고 고백했다.

또 “‘죽으면 나도 죽을 거라고, 수면제 먹고 죽어버릴 거라고’ 하면서 수면제를 먹겠다고 하는 거다”며 “근데 내가 거기에 모질게 굴었다. ‘너도 내 돈 보고 나 이용하려고 하는 거냐’라고 했다. 제가 그땐 미쳐있으니까 ‘너는 다가온 목적이 뭐냐’라며 밀쳐냈다. 아내가 나중에 시간이 지나서 하는 말이 제가 정말 죽을까봐 그게 불쌍하고 무서웠다더라”라고 힘들었던 당시를 털어놨다.

박수홍은 장인의 반대에도 결혼하게 됐다고도 전했다. “장인어른이 완고하신 분이라 죽었다 깨어나도 결혼은 안된다 했는데 여자친구는 내 인생 내가 선택하는 거니까 반대하시면 집을 나가겠다고 했다. 그래서 결혼할 수 있었다. 정말 저를 살리려고 한 사람이다”라며 다시금 아내에게 고마워했다.

고통스러운 시간 속에서 아내와 결혼하게 된 계기와 행복한 일상도 드러냈다. 그는 “정말 기가 막힌 과정들과 누명들 사이에서 저를 웃게 하려고 한다. 제가 지금 홈쇼핑을 하는데 가끔 안될 때가 있지 않나. 집에 오면 와이프가 숨어 있다가 확 놀래킨 다음에 귀여운 춤을 춘다”며 “근데 아내가 스트레스로 원형 탈모가 생긴 거다. 밖엘 못나갔다. 그래서 난생 처음 이기적으로 결혼하자고 한 거다. 살려고”라며 속깊은 아내에 대해 이야기했다.

박수홍은 “난 지금은 눈물이 안난다. 솔직히 집에 가면 날 만족시키고 행복하게 해준다. 아내는 내가 집에 가면 반려묘 다홍이를 안고 ‘아빠가 네 사룟값 벌어오는데 절이라도 해야지’라면서 애 교육을 시킨다. 그래서 걔가 내가 오면 반겨준다. 사람도 그렇게 못한다. 인생에서 다홍이와 아내를 만난 게 절 살려준 존재들이다. 정말 잘 살 거다. 내가 최선을 다해야 한다”라고 고마워하며 울먹였다.

그는 이날 방송에서 자신을 너무 잘 아는 지인이 위로전화를 해서 ‘너도 잘못이 있잖아. 감내했어야지’라고 말해 가장 큰 상처를 받았다며 지인에게 자신의 잘못을 묻자 ‘네가 믿은 잘못이지, 제대로 확인을 안했잖아’라고 말하더라며 울분을 토했다.

박수홍은 “제 정당화를 하려는 게 아니라 저도 엄청나게 자책하고 죽을 만큼 괴로웠다. 스스로를 자책하고 갉아먹었던 시간”이라며 “똑똑한 사람도 당하잖아요? 그 사람에게 누가 뭐라고 하면 폐부를 찌르는 거 같다. 세상에 나만은 안당할 거라고 생각한다. 이런 일이 일어날 거라고 상상도 못했다. 세상에 모든 것을 해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서로 믿고 의지할 수 밖에 없는 세상”이라고 달관한 듯 말하기도 했다.

박수홍과 비슷한 경험을 한 성병숙은 이에 공감하며 “주위의 말로 받은 상처는 돈을 잃어 생긴 아픔만큼 내가 밉고 싫어진다”며 그를 위로해줬다.

hjcho@sportsseoul.com

사진| MBN ‘속풀이쇼-동치미’ 방송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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