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점한 양현종
KIA 양현종이 6일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T전에서 2회부터 4회까지 잇달아 실점하자 침울한 표정을 짓고 있다. 광주 | 연합뉴스

[스포츠서울 | 광주=장강훈기자] 1167일 만이다. KIA에 거센 변화의 필요성을 각인한 악몽이 3년 2개월여 만에 재현됐다. KIA가 8연패에 빠졌다. 믿었던 에이스는 무너졌고, 타선은 싸울 의지가 없어 보였다.

KIA는 6일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T와 홈경기에서 에이스 양현종을 선발로 내세우고도 1-8로 완패했다. 양현종은 지난해 7월 이후 1년 여 만에 5회 이전에 강판(4이닝 7안타(1홈런) 6실점) 수모를 당했다. 양현종이 한경기에서 6실점한 것은 올시즌 처음이다. 비로 등판 일정이 하루 밀렸다더라도 모든 구종이 난타당한 점은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다. 전략적 실패로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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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최형우가 6일 광주 KT전 1회말 2사 만루 기회에서 대형 파울홈런을 쏘아올린 뒤 타구를 바라보고 있다. 사진제공 | KIA 타이거즈

전략의 실패는 타선에서 더 도드라졌다. 1회말 1사 2, 3루 기회에서 타석에 들어선 나성범이 헛스윙 삼진으로 돌아선 게 암흑의 시작이었다. 황대인이 볼넷을 얻어 2사만루가 됐는데, 최형우가 대형 파울홈런을 쏘아올린 뒤 유격수 땅볼로 돌아서 빅이닝 기회를 날렸다. 베테랑 타자들이 선취점을 뽑아주지 못해 양현종의 부담을 키웠고, 루틴이 깨진 에이스는 속절없이 무너졌다.

양현종이 물러난 뒤 5회부터 마운드를 이어받은 김도현은 3이닝을 3안타 무실점으로 잘막아 경기 중반 흐름을 잠그는 데 성공했다. 5회말 박찬호가 솔로 홈런을 뽑아내 무득점 행진에 마침표를 찍고, 6회말 무사 만루 기회를 만들 때까지만 해도 힘겨루기가 시작되는 듯했다.

홈런 치는 박찬호
KIA 박찬호가 6일 광주 KT전에서 솔로 홈런을 쏘아 올리고 있다. 이날 KIA의 유일한 득점이다. 광주 | 연합뉴스

6회말 김선빈과 나성범이 나란히 우전안타를 뽑아낸 뒤 황대인이 볼넷을 골라 무사 만루 기회를 만들었다. 여기까지였다. 최형우는 KT 선발 오드사리머 데스파이네가 던진 커브에 헛스윙 삼진으로 돌아섰고, 박동원도 커브를 건드려 1루수 인필드플라이 아웃으로 물러났다. 2사 만루에서는 이창진이 7구까지 가는 접전을 펼쳤지만, 체인지업에 헛방망이질을 했다.

이날 KIA 타선은 빠른 공에 타이밍이 늦었다. 시속 145㎞만 넘어서도 배트가 밀렸다. 그렇다고 한가운데로 날아든 변화구에 적극 대응하지도 않았다. 카운트 싸움에서 밀릴 수밖에 없어, 볼에 헛스윙했다. 이길 수 없는 경기였다.

KIA가 8연패에 빠진 것은 2019년 4월16일 사직 롯데전부터 26일 고척 키움전 이후 1167일 만이다. 8연패 악몽 속 스토퍼로 나서는 투수는 KBO리그 데뷔전을 치르는 토마스 파노니다. 파노니는 “양현종의 투구 패턴을 보며 공부할 예정이다. 등 뒤의 야수들을 믿겠다”라고 말했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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