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정현
삼성 백정현. 잠실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 김동영기자] 시즌 전만 하더라도 이렇게까지 애를 먹을 것이라 예상하지 못했다. 가을야구 진출도 만만치 않다. 특히 토종 선발진이 제몫을 하지 못하는 것이 치명타다. 계산이 안 선다. 삼성 이야기다.

삼성은 2022시즌 외국인 투수 복은 있다. 데이비드 뷰캐넌이 에이스 역할을 든든히 하고, 신입생 알버트 수아레즈도 강력하다. 내용에 비해 승운이 따르지 않는 감은 있으나 나란히 2점대 평균자책점을 생산하며 마운드를 지키고 있다.

문제는 국내 선발진이다. 시즌 초반 구상이 다 어그러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단 원태인-백정현은 ‘상수’로 놨다. 지난 시즌 나란히 14승을 올린 토종 원투펀치다. 평균자책점도 원태인이 3.06, 백정현이 2.63을 찍었다. 삼성의 정규리그 2위에 결정적인 공헌을 했다.

올 시즌은 아니다. 원태인이 4승 5패, 평균자책점 3.43을 만들고 있고, 백정현은 단 1승도 없이 8패, 평균자책점 6.44다. 백정현은 지난해 위용을 완전히 잃었다.

원태인도 들쑥날쑥하다. 결과를 보면 매월 꾸준히 3점대 평균자책점을 만들고 있다. 그러나 8이닝 1실점을 했다가 4.1이닝 6실점을 하는 등 기복이 보인다. 6월에도 두 번은 호투했고, 두 번은 부진했다.

5선발은 시행착오의 연속이다. 시즌 전 장필준-양창섭이 경쟁했고, 양창섭이 우위에 섰다. 첫 두 경기에서 6이닝 무실점-6이닝 1실점으로 승리를 따내며 자리를 잡는 듯했다. 그러나 어깨에 탈이 났다. 전열에서 이탈했고, 언제 올지 가늠이 안 된다.

원태인
삼성 원태인. 대구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뒤를 이어 황동재가 나섰다. 황동재 또한 꾸준히 5~6이닝을 소화하는 등 선발로서 위력을 보였다. 그러나 페이스가 꺾였다. 5월29일~6월10일 세 번의 선발 등판에서 한 번도 4이닝을 막지 못했다. 결국 2군으로 내려갔다. 지난 6월23일 복귀한 후 불펜으로 나섰으나 여전히 구위가 좋지 못하다. 퓨처스에서 다시 준비한다.

양창섭-황동재가 몫을 하는 사이 원래 선발 후보였던 장필준은 불펜으로 고정됐다. 13경기 16이닝, 2패, 평균자책점 3.94다. 불펜에서 나름대로 역할을 하고 있다. 다시 선발로 돌리기도 상황이 녹록지 않다.

또 다른 선발 카드로 허윤동이 등장했다. 시즌 초 한 차례 대체 선발로 나섰고, 퓨처스에서 담금질을 진행했다. 6월3일부터 선발로 돌기 시작했고, 6월 5경기에서 3승, 평균자책점 3.12로 좋은 모습을 보였다. 속구 구속이 시속 140㎞ 후반까지 나왔다.

원래 좋은 제구에 구속까지 올라오니 좋은 투구를 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삼성이 든든한 좌완 선발을 하나 얻은 듯했다. 그러나 지난 2일 NC전에서 3.1이닝 7실점으로 크게 무너지고 말았다. 7실점은 개인 한 경기 최다 실점 신기록이다.

이처럼 젊은 투수들이 잇달아 나섰으나 누구도 오롯이 만족스러운 투구를 선보이지는 못했다. 당장 다른 카드를 내기도 쉽지 않다. 마땅한 자원이 보이지 않는다. 결국 있는 투수들이 해줘야 한다. 안정된 선발은 강팀의 최우선 조건이다. 이쪽이 안 되면 가을야구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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