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32677
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츠서울 | 김용일기자] 4경기에서 1승1무2패.

6월 A매치 브레이크 이후 울산 현대의 K리그1 성적표다. 그사이 우승 경쟁 팀인 ‘현대가 라이벌’ 전북 현대가 기어코 추격에 성공했다. 승점 5차이다. 이제 갓 시즌 반환점을 돌았다.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전북에 역전 우승을 허용한 ‘호랑이 군단’ 울산은 또다시 트라우마와 싸워야 하는 처지다.

라이벌전에서 2패를 떠안은 것도 크다. 울산은 2일 포항 스틸러스와 원정으로 치른 K리그1 19라운드에서 ‘동해안 더비’에서 0-2 완패했다. 승점 40으로 제자리걸음 한 울산은 같은 날 김천 상무를 2-1로 누른 전북(승점 35)과 격차가 크게 줄었다. 울산의 부진은 A매치 휴식기를 끝내고 후반기 포문을 연 지난달 19일 전북과 16라운드 ‘현대가 더비’ 홈경기부터다. 킥오프 이후 30분도 되지 않아 세 골을 내주며 1-3 완패했다. 이후 FC서울 원정에서 2-1 역전승을 거뒀으나 최하위 성남FC와 안방에서 0-0으로 비긴 데 이어 포항전 패배로 분위기가 가라앉았다.

일시적인 부진이라고 하기엔 ‘어둠의 흔적’이 짙다. 울산이 2경기 연속으로 무득점에 그친 건 올 시즌 처음이다. 또 전북전에서 처음으로 다득점 패배를 당했는데, 포항전도 김승대에게만 두 골을 허용하면서 영패 수모를 떠안았다.

울산
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홍명보 감독은 선수의 심리 문제를 언급했다. 초반 독주 체제를 이루다가 주춤한 사이 전북이 추격하고 원하는 대로 플레이가 되지 않자 공·수 요원 모두 조급해졌다는 의미다. 일리가 있는 지적이다. 지난 4경기 모두 울산이 지향하는 빌드업을 통해 볼 점유율은 압도적으로 높았으나 실리적인 경기를 하지 못했다.

울산은 포항전에서도 패스 수에서 645-312로 두 배 이상 수치를 보였다. 그러나 슛 수에서는 5-6으로 밀렸고, 허무하게 카운터 어택으로 두 방을 허용했다. 레오나르도, 바코, 아마노 준 등 핵심 공격수들은 답답한 결과에 최근 짜증이 늘었다.

수비진의 컨디션이 전반기보다 떨어졌다. 수문장 조현우의 선방률이 이전만 못 하고 김영권, 임종은, 김태환 등 수비수는 빡빡한 일정에 지쳐 있다. 수비의 일차 저지선이 돼야 할 수비형 미드필더진도 큰 문제다. 원두재가 전반기 내내 부상, 컨디션 저하로 이탈한 사이 박용우 홀로 많은 경기를 소화했다. 포항전에서 신형민을 대기시켰으나 경기 감각 면에서 아직 부족하다.

자연스럽게 초반 실점률도 개선되지 않고 있다. 울산은 올 시즌 16골을 허용했다. 이중 킥오프 이후 20분 이내에 허용한 게 10골이다. 포항전에서도 전반 15분 만에 김승대에게 선제 결승골을 얻어맞았다.

당장 분위기 반전을 위해서는 선수간의 결속력 등을 통해 내부적으로 심리적 안정을 찾아야 한다. 이밖에 ‘뉴페이스’ 활용도 관건인데 이마저도 여의치 않다. 울산은 수비진의 공백을 고려해 올여름 장현수(알 힐랄) 영입에 다가섰으나 실패했다. 최전방도 마크 코스타를 정리하고 타깃형 골잡이 보강을 계획했으나 코스타와 상호 합의를 이루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홍 감독이 포항전에서 FC쾰른(독일) 2군에서 경험을 쌓고 최근 합류한 유스 출신 황재환을 깜짝 카드로 넣은 것도 ‘뉴페이스 효과’를 기대한 것이었다. 나름대로 신선했으나 초반 이른 실점이 발목을 잡았다. 홍 감독의 고민은 더 깊어지고 있다.

kyi0486@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