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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호는 30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정규시즌 삼성과 주중 시리즈 마지막 경기에 4번 타자 1루수로 선발 출장해 3회초와 4회초 연타석 홈런을 때리는 등 3안타 3타점 3득점 1볼넷의 맹타를 휘둘렀다.
경기도 KT의 13-2 대승이었다. 박병호 외에 강백호와 황재균이 홈런포를 쐈다. 팀 전체로 보면 14안타 5볼넷으로 13점을 뽑아냈다. 28일 1차전에서 14점을 냈고, 이날도 비슷한 수준의 득점을 생산했다. 마운드도 딱 2점만 내줬다. 강력했다.
이날 기록을 더해 박병호는 최근 5경기 연속 홈런을 때렸다. 25일 LG전부터 매 경기 대포가 터진다. 이 5경기에서 19타수 9안타, 타율 0.464로 정확도 또한 미친 수준이다. ‘회춘’이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30일에는 홈런 하나로 만족하지 않았다. 3회초 뷰캐넌의 높은 커터를 잡아당겨 좌측 장외 홈런을 터뜨렸다. 2-0에서 4-0을 만드는 홈런이었다. 4회초에는 우중간 담장을 넘기는 솔로 홈런을 하나 더했다. 각각 비거리가 132m와 129m가 나왔을 정도로 큰 아치였다.
올 시즌 9호, 통산 1128호 연타석 홈런이었고, 박병호 개인으로는 역대 21번째 연타석 대포였다. 지난 5월6일 잠실 두산전에서 연타석포를 만든 후 55일 만에 두 타석 연속으로 대포를 쐈다. 나아가 통산 353홈런으로 역대 홈런 순위 단독 4위로 올라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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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철 감독은 “20개만 치라니까 벌써 이만큼 쳤다”며 농담을 던진 후 “정말 잘 친다. 뭐 그렇게 멀리 가는지 모르겠다. 나도 타구를 지켜보게 된다. 정말 놀랍다”며 혀를 내둘렀다.
이날 경기를 중계한 장성호 해설위원은 “이 정도면 시즌 50홈런도 노려볼 수 있을 것 같다”며 감탄했다. 경기 전 기준으로 47홈런 페이스였다. 잔여 경기에 모두 출전한다고 가정하면 딱 50개가 된다.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 지난 2015년 이후 7년 만에 50홈런을 노린다.
박병호는 지난 28일 승리 후 “이승엽 선배는 언제나 내 우상이다. 같이 거론되는 것도 죄송스럽다. 나는 언제나 이승엽 선배를 따라가는 입장이다. 이승엽 선배의 부드러운 스윙이 늘 부러웠다”고 말했다.
이어 “홈런 1위라고 해도 와닿지는 않는다. 극적인 홈런이 나와도 그때 뿐이다. 다시 다음 경기 준비를 해야 한다. 시즌이 끝났을 때 성적을 보고 싶다. 지금은 크게 기쁘지도 않다”고 말하며 웃었다. 마음을 비웠다. 그랬더니 기록이 자꾸 나온다. 우상을 넘을 준비를 마쳤다.
raining99@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