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
이승엽. 서울 서초구 서초동 이승엽야구장학재단. 2022. 6. 21.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배우근기자] ‘최강야구’ 이승엽 감독이 쓴소리를 냈다. 한국 야구의 기본적인 문제를 관통하는 지적이다.

이승엽은 JTBC ‘최강야구’에서 초대 사령탑으로 활약중이다. 최강야구는 프로야구 레전드가 모여 7할 승률에 도전하는 야구 예능이다. 은퇴한 레전더리들은 현역시절보다 허슬 플레이를 펼치고 있다. 이승엽 감독은 그때마다 울컥하며 함께 호흡하고 있다.

그런데 이 감독과 레전드 선수들이 ‘최강야구’ 출연한 이유중에 하나는 아마추어 선수들과의 대결에 있다. 고교,대학,실업 야구 등 더 많은 아마추어 야구가 대중에게 노출되기 바라기 때문이다.

이 감독은 상대팀 아마추어 선수들을 향해 애정과 함께 당부의 말도 잊지 않았다. “기본기에 충실하라”는 조언이다. 어찌보면 교과서적인 말이다. 국민타자의 조언은 유소년 야구까지 확대됐다.

이 감독은 “현장에 가면 지금 잘 하려는 모습이 강하다. 선수 뿐 아니라 부모의 욕심이 보인다. 그러나 그 나이때는 더 중요한게 많다. 승부는 고교이후에 했으면 한다. 초등학생처럼 어린 선수가 빠른 공을 던지는 건 자기만족”이라고 했다.

이유가 있다. 이 감독은 “뼈와 근육이 다 성장하지 않은 상황에서 무리하면 부상이 온다. 성인이 되어 롱런할 수 없다. 나도 그랬다. 진통제 먹으면서 야구했다. 팔이 펴지지 않았다. 나도 이기고 싶어서 그랬다. 그러나 프로가 아닌 아마추어는 잘 다듬어 다음 단계로 가는게 더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어린 선수를 무리시키지 말자는 의견이다. 그러나 딜레마가 있다. 기회가 적다면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도 어렵다. 이 감독은 반론했다. 제대로 된 야구 지도자라면 재원을 알아 본다는 것. 센스, 체력, 기량, 폼을 보면 눈에 들어온다고 했다.

그런데 문제는 여전히 남아있다. 성적이다. 경기 성적으로 야구를 평가한다. 그리고 승리하려면 잘하는 아이를 무리시켜야 한다. 그 과정에서 피해가 발생한다. 수많은 유망주가 중간 과정에서 다치며 유니폼을 벗는다.

성적 제일주의가 바람직하지 않다는데 이견은 없다. 다만 그 방향으로 가려면 제대로 된 시스템이 작동해야 한다. 이와 관련해 이 감독이 다음과 같이 제안했다. 조심스런 목소리였지만, 생각은 단호했다.

“학교부터 바뀌어야 한다. 성적 내라고 하면 감독은 그렇게 할 수밖에 없다. 내가 그 자리에 있어도 마찬가지일거다. 하지만 이젠 감독의 판단기준을 바꿨으면 좋겠다. 지도하는 학생선수들이 자라 향후 10년 후에 어떻게 성장했는지, 그 모습을 보고 감독을 판단하고 평가했으면 한다. 그게 아마추어 야구에서 맞다고 본다”

아마추어 야구는 한국 야구 전체의 근간이다. 뿌리가 약해지면 열매도 부실해진다. 아마 감독에 대한 평가를 10년 후에 하자는 건, 그만큼 장기적인 시선과 플랜이 필요하다는 고언이다.

이 감독은 현재 ‘최강야구’에서 상대하고 있는 고교선수들에 대한 쓴소리도 마다하지 않았다. 이 감독은 ”특출한 선수는 보이지만 전체적으로 기량이 이전에 비해 떨어져보인다. 고교시절은 스펀지처럼 받아들이는 시기다. 하드웨어는 좋은데 정교함이 부족해 보인다“라고 했다.

훈련 부족을 지적한 것. 생활체육의 저변확대가 모든 스포츠의 중심이 되어야 한다. 그러나 엘리트 체육과의 투트랙이 공존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kenny@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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