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토리아cc
빅토리아cc의 자랑 그린. 퍼블릭 코스지만 명문구장 못지 않은 그린 상태를 자랑한다. 여주 | 스포츠서울 이웅희기자 iaspire@

[스포츠서울 | 여주=이웅희기자] 코로나 팬데믹 후유증 중 하나는 골프장들의 횡포다. 부킹이 하늘의 별따기가 됐고, 늘어난 수요에 골프장들은 앞다퉈 그린피 등을 올렸다. 관리라도 잘된 구장이라면 볼멘소리가 덜할텐데 그렇지 못한 ‘사악한’ 구장들도 적지 않다. 하지만 여주 빅토리아cc 같은 ‘착한’ 골프장도 있다. 제대로 된 퍼블릭 구장을 체험할 수 있는 곳이다.

빅토리아cc는 약 8만여평 부지에 전장 3028m 규모로 만들어진 골프장이다. 평지와 구릉이 조화롭게 구성됐다. 안으로 들어가면 가장 먼저 아담한 클럽하우스가 눈에 들어온다. 입구에서 직원들이 가방을 손수 내려주면 주차하고 클럽하우스로 들어가면 된다. 전면 노캐디로 직접 카트를 몰고 1번 홀부터 돌게 된다. 1번 홀(파4) 왼쪽에 철망이 있지만 티샷에 전혀 지장이 없다. 무난히 2온이 가능하지만, 그린의 언듈레이션으로 난이도 조절이 된 홀이다.

2번 홀은 경사가 있는 파3다. 120~130m의 거리로 그린에 올리면 무난히 플레이할 수 있지만, 자칫 짧으면 어려운 어프로치를 남겨놓게 된다. 길게 치는 게 낫다. 3번 홀(파5)은 전략적으로 쳐야 하는 곳이다. 오른쪽 도그렉 홀인데 거리를 잘 맞춰 3온을 노려야 한다. 티샷이 잘 맞았다고 하더라도 그린이 보이지 않기 때문에 2온 보다 3온을 노리는 게 현명하다. 코스 설계에서 나름 난이도 조절을 해놓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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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번 홀. 멀리 왼쪽에 그린이 보여 2온을 노려볼 수도 있지만 쉽진 않다. 여주 | 스포츠서울 이웅희기자 iaspire@

4번 홀과 5번 홀(이상 파4)은 그린을 볼며 티샷할 수 있는 직선 코스다. 무난한 코스다. 6번 홀(파5)은 살짝 왼쪽 도그렉 홀인데 티샷이 잘 되면 2온도 노려볼 수 있는 코스다. 실제로 티샷 후 세컨드 샷을 그린에 올리기 위해 대기하는 장타자들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티샷이 잘 맞더라도 왼쪽 그린을 직접 공략하기 위해선 나무를 넘기며 200m 가까이 제법 긴 거리를 날려야 한다는 게 함정이다. 결과적으로 아무도 2온에 성공하진 못했다.

7번 홀(파4)은 직선 코스로 4,5번 홀과 유사하다. 8번 홀(파4)은 전장 348m 홀로 살짝 왼쪽으로 휘어진 홀이다. 직선 거리로 공략하면 장타자의 경우 그린 근처까지 갈 수 있지만 욕심은 금물이다. 높은 나무와 조명탑을 넘겨야 한다. 동반자 중 2명이 왼쪽을 보고 직접 공략에 나섰지만 모두 공이 페어웨이 밖으로 나가버렸다. 마지막 9번 홀은 헤저드를 넘기는 파3로 시그니처 홀이다. 바람에 따라 클럽 선택을 달리 해야 하는 것도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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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토리아cc 마지박 9번 홀. 물을 넘겨야 한다. 여주 | 스포츠서울 이웅희기자 iaspire@

빅토리아cc는 9홀 구장으로 18홀 라운드를 진행할 경우 티박스와 핀 위치 변경으로 전반과 후반 다른 공략법으로 임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전반 자신의 샷을 점검하며 돌고후반 전략적으로 경기할 수 있는 점도 즐거웠다. 무엇보다 퍼블릭 구장이면서도 페어웨이나 그린 관리가 수준급이다. 특히 그린은 명품 구장 못지 않다. 실제로 클럽하우스에 ‘명품구장은 그린이 좋아야 합니다’라는 문구가 걸려있다. 중부와 경부, 영동선이 교차하는 지점으로 서울 수도권 어느 지역에서도 쉽게 찾아갈 수 있다. 또 다른 장점은 그늘집 음식이다. 바지락아욱국, 차돌된장찌개, 황태해장국 등을 1만1000원에 판매하고 있다. 가격도 여타 골프장에 비해 착한데 맛도 있다.

빅토리아cc의 자랑 그린. 퍼블릭 코스지만 명문구장 못지 않은
1번홀 스타트 지점에서 바라본 클럽하우스(오른쪽). 사진 | 빅토리아cc

요즘 라운딩을 즐기려면 하루 30~40만원 이상 쓰게 된다. 하지만 빅토리아cc는 여전히 10만원 초반대 그린피에 노캐디로 카트비만 추가하면 골프를 즐길 수 있다. 게다가 골프장 관리 상태도 괜찮다. 가성비 높은 골프장을 찾는 골퍼들에게 훌륭한 선택지가 될 수 있다.

iaspire@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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