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동연

[스포츠서울 | 정하은기자]“끝까지 ‘지독한 놈’은 처음 연기해봤어요. 질타와 미움을 받을 것은 당연히 예상했죠. 그래도 워낙 제가 귀여운 편이라 그런 미움은 금방 사그라들 거예요. (웃음)”

극악무도했던 악역 용주에 분노했다가도, 배우 곽동연(25)의 이런 너스레가 웃음짓게 만들었다.

연상호 감독이 극본을 맡은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괴이’는 저주받은 불상이 나타난 마을에서 마음속 지옥을 보게 된 사람들과 그 마을의 괴이한 사건을 쫓는 초자연 스릴러. 곽동연은 재난상황에 고립된 사람들의 불안을 더욱 조장하며 폭력과 막말을 일삼는 절대적 악역을 연기했다.

오컬트 장르물에도 첫 도전인 동시에 ‘연니버스’(연상호+유니버스) 세계관에 첫발을 내딛게 된 그는 “나도 곽동‘연’이니까 연니버스에 합류할 만한 인재로서의 어떤 자격 요건이 충족된 것 같은 느낌이 든다”고 너스레를 떨며 “연상호 작가님과 많은 소통을 하진 못했지만 용주를 아끼신다는 말씀도 듣고 기분 좋은 마음으로 작업했다”고 말했다.

또 평소 영화 ‘사바하’, ‘곡성’, 넷플릭스 ‘지옥’ 등을 즐겨 볼 정도로 오컬트 장르에 관심이 많았다며 “우리 작품은 판타지적인 요소지만 그런 일이 벌어졌을 때 실제로 사람들이 어떻게 반응할까를 상상하고 접근한 작품이란 점이 재미있었다”고 매력을 느낀 점에 대해 밝혔다.

곽동연

용주는 드라마에서 단연 가장 강렬한 캐릭터였다. 자신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폭력과 살인조차도 서슴지 않는 인물로, 그야말로 악인 중의 악인이다. 욕설이나 폭력적인 장면이 많아 배우로서 연기하기 힘들기도 했을 터. 곽동연은 “용주의 과거에 대해 감독님과 상의하는 과정이 길었다. 거기에 동정을 하면 안된다고 생각했다. 용주에 대한 애정보단 그 인물이 느낀 감정과 감정에서 비롯된 수많은 행동들을 본능적으로 움직이게 하는데 집중했다”고 전했다.

전작 tvN ‘빈센조’에서도 인상깊은 악역을 펼친 바 있지만 “이렇게 끝까지 지독한 악역은 처음이다. 그래도 워낙 내가 귀여운 편이라 나에 대한 미움은 금방 사그라들 거라 생각한다”며 미소지었다. 귀여움의 비결(?)에 대해선 “부모님께 감사드린다. 가끔 덜 귀여운 날에는 귀여운 동물 영상을 보며 현상 유지를 하려 노력한다”고 개구진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지난 2012년 KBS2 ‘넝쿨째 굴러온 당신’으로 데뷔해 ‘구르미 그린 달빛’, JTBC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 SBS ‘복수가 돌아왔다’, tvN ‘빈센조’ 등 다양한 작품에 출연하며 자신의 색깔을 채워가고 있는 곽동연.

곽동연

“지금까지 해보지 않은 새로운 역할에 흥미를 느낀다”는 그는 “그중 가장 캐릭터를 중요하게 보는 부분은 이 캐릭터의 결핍된 부분이 얼마나 드러나고 내가 소화할 수 있는 정서의 것인가다. 용주는 결이 달랐던 개인적인 도전 욕구가 발동했던 인물이었다. 앞으로 다음 작품에서는 아직까지도 보여드리지 못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의욕을 보였다. 아직 자신을 ‘자라나는 꿈나무’라고 표현하기도 하며 “나이가 들수록 할 수 있는 연기의 폭이 넓어진다고 생각한다. 형사 같은 특수한 직업군을 조명하는 역할도 연기해보고 싶다”는 바람도 덧붙였다.

올해로 데뷔 10주년을 맞은 곽동연은 10대 시절부터 연기를 시작해 어느덧 20대 중반의 연기자가 됐다. 곽동연은 “새로운 도전에 두려움보다 내 연기에 지루함, 고루함을 느끼지 않을까 하는 자기복제에 대한 두려움이 더 크다. 지속적으로 시청자와 관계자분들을 놀라게 할 수 있을 만한 새로운 모습을 꺼내놓고 싶다”며 “지금까지의 10년은 10대에서 20대로 넘어오는 순간이다 보니 미숙한 부분이 있었다면 앞으로는 조금 더 어른스럽고 성숙하게 만들어나가고 싶다”고 단단한 목소리로 말했다.

jayee212@sportsseoul.com

사진 | 티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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