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트 성공 한태양, 1루에서 세이프[포토]
롯데 9번타자 한태양이 26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2프로야구 SSG랜더스와 롯데자이언츠의 경기 5회초 무사 1,2루에서 번트를 대고 있다.   문학 |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 사직=김민규기자]프로야구 롯데의 ‘5할’ 승률이 무너졌다. 지난달까지 리그 단독 2위로 매서운 기세를 보였지만 이달 들어 서서히 떨어지더니 7위로 추락했다. 위기를 맞았지만 그래도 희망은 봤다. 고졸루키 한태양을 두고 한 말이다.

한태양은 26일 인천 문학경기장에서 열린 SSG와의 원정 경기에서 9번 타자 유격수로 1군 무대에 첫 선발 출전했다. 이날 경기에서 한태양은 신인답지 않은 침착함과 안정된 수비로 자신의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1회 말 SSG의 선두타자 추신수의 기습번트를 신속하게 뛰어 들어가 공을 잡은 뒤 1루에 송구하며 아웃을 잡아낸 것.

또한 타석에선 발 빠른 야구로 상대 투수의 실책을 유도하는 센스도 돋보였다. 한태양은 첫 타석에서 투수 땅볼 아웃됐지만 두 번째 타석에서 희생번트에 이은 전력질주로 SSG의 선발 김광현의 실책까지 끌어냈다.

27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만난 한태양은 “어제 첫 스타팅이란 말을 듣고 너무 긴장이 많이 했었는데 1회 수비를 하고 나서 긴장이 풀렸다”며 “계속 (번트)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번트 동작이 나오자마자 그냥 앞으로 뛰어가서 아무 생각 없이 수비를 했던 것 같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비록 김광현의 실책으로 기록되면서 첫 선발 출전에서 첫 안타를 신고하진 못했다. 아쉬움도 있지만 살아나가서 좋았다며 해맑게 웃었다. 한태양은 “사실 내가 1루에서 살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냥 번트 되고 죽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실책이 나와서 살아서 기분이 너무 좋았다”며 “내야안타로 기록 안 된 것은 아쉽지만 어차피 번트였으니까 결과에는 신경 쓰지 않고 있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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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만난 롯데 고졸신인 한태양.  사직=김민규 기자 kmg@sportsseoul.com

한태양은 2022년 2차 6라운드 전체 54번으로 롯데 지명을 받았다. 유격수와 2루수를 맡을 수 있는 롯데의 확실한 내야 자원이다. 이날 한태양이 보여준 안정적인 수비는 우왕좌왕하는 롯데의 내야 수비를 단단하게 만들 수 있다는 기대를 갖게 하는 이유다.

자신의 롤 모델을 묻는 질문에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에서 활약 중인 김하성을 꼽았다. 공·수·주에서 자신과 겹치는 부분이 많아 늘 동경의 대상이었다고 설명했다. 한태양은 “내 롤 모델은 김하성 선수다. 일단 주루나 수비, 타격 등 나와 겹치는 부분이 많다”며 “사실 김하성 선수처럼 되고 싶다”고 깜짝 포부도 밝혔다.

개인적인 목표도 있다. 어떻게든 1군에 오래 남아서 선배들에게 많이 배우고 경험을 하고 싶다. 아울러 어렸을 때부터 롯데 팬이었다는 한태양은 “제가 항상 응원하는 팀이었는데 제가 이 팀에서 뛰고 있다는 게 영광이다. 사직 팬들에게 인상 깊은 선수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이달 들어 5할 승률이 깨지며 부진을 겪고 있다. 이처럼 어려운 시기에 롯데에 한태양이 떴다. 자신의 이름처럼 롯데의 태양으로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지 기대해 본다.

km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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