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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야시엘 푸이그가 지난 26일 잠실 LG전을 마친 후 더그아웃에서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잠실 | 윤세호기자 bng7@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 윤세호기자] 9년 전 메이저리그(MLB)에 센세이션을 일으켰을 때와는 많은 게 달라졌다. 가장 큰 차이점은 야구하는 장소지만 성격 또한 한층 성숙해졌음을 엿볼 수 있었다. 키움 외야수 야시엘 푸이그(32)가 멀티히트 활약 후 이전과 달라진 자신에 대해 설명했다.

푸이그는 지난 26일 잠실 LG전에서 8번 타자 우익수로 출전해 4타수 2안타 4타점으로 펄펄 날았다. 첫 타석에서 상대 2루수 실책으로 출루한 후 빠른 다리를 이용해 2루 베이스까지 이동했고 7회 만루찬스에서는 싹쓸이 2루타를 날렸다. 이날 경기 전까지 타율 0.200으로 1할대 기로에 있었으나 안타 2개로 타율은 0.205가 됐다.

타율에서 드러나듯 KBO리그 연착륙은 아니다. 그러나 최근 경기로 한정하면 불운도 겪고 있다. 잠실 3연전 동안 큰 타구가 잠실구장 외야 펜스 앞에서 잡히는 경우가 많았다. 푸이그는 이를 두고 “잠실구장이 큰 것을 안다. 그런데 바람도 많이 불었다. 그저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공을 배트에 맞혀서 강한 타구를 날리는 것이다. 결과는 내가 어떻게 할 수가 없다”며 “코치님과 선수들이 결과가 안 나와도 격려를 많이 해준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47경기를 치르면서 느낀 KBO리그에 대해 “내 타율을 보면 알지 않나. 나는 지금 못하고 있다. 쉽지 않은 리그다. 여기 투수들은 잘 던지고 타자들은 잘 친다”고 간단하게 설명했다.

스스로 인정한 것처럼 지금까지는 기대했던 모습에 미치지 못한다. 더불어 MLB 시절과 같은 엄청난 세리머니도 많지 않다. 푸이그는 빅리그 데뷔해였던 2013년 LA 다저스 소속으로 끝내기 홈런을 치고 홈으로 슬라이딩하면서 들어오는 등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세리머니를 많이 했다.

당시에는 푸이그의 행동 하나하나가 센세이션이었고 당연히 큰 화제를 일으켰다. 비난의 목소리도 있었으나 MLB에 새로운 흐름을 가져온다고 바라보는 시선도 공존했다. 실제로 이후 MLB는 끝내기에서 세리머니, 홈런 후 배트플립 등 선수가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범위가 지속적으로 커지고 있다.

푸이그에게 당시 세리머니를 얘기하지 “거의 10년 전 일 아닌가. 시간이 많이 흘렀고 나이도 먹었다”며 “사실 여기서는 내가 말을 해도 이해해줄 수 있는 사람이 많지 않다. 심판분께 판정에 대해 얘기할 수도 없다. 오직 더그아웃에서 통역만 이해해준다”고 외국인선수로서 겪는 답답한 부분을 전했다.

[포토] 푸이그, 경기 후 환한 미소
키움 푸이그가 26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KBO리그 LG와 경기 후 웃으며 덕아웃으로 들어오고 있다. 잠실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그러면서도 그는 “내가 안 해도 우리팀 동료들이 분위기는 잘 띄워준다. 더그아웃이 자연스럽게 시끄러워진다. 내가 굳이 나설 필요가 없다”며 “그래도 관중들이 많이 찬 경기에서는 달라지지 않을까 싶다. 정규시즌은 차분하게 치르고 포스트시즌에서는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보다 관심이 집중되는 가을야구 무대를 응시했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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