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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연합뉴스

[스포츠서울 | 정다워기자] 말 그대로 ‘모래알’이었다.

6위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시즌을 마감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가 시즌 내내 엉망이었다는 보도가 영국 현지에서 쏟아지고 있다. 데일리메일의 23일 보도를 보면 맨유 선수단은 내부에서 선수들끼리 분열됐을 뿐 아니라 코칭스태프와도 단절되어 있던 것으로 보인다.

보도에 따르면 맨유 일부 선수들은 랄프 랑닉 전 감독이 데려온 크리스 아르마스 코치를 존중하지 않고 무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단순히 인정하지 않은 게 아니라 TV 캐릭터 테드 레소에 비유하며 그를 조롱하기도 했다. 테드 레소는 미국 애플TV 드라마에 나오는 인물로 미식축구 감독이 영국 축구팀 감독으로 발탁되는 캐릭터다.

아르마스 코치는 미국 뉴욕 출신으로 1998년부터 2005년까지 미국 국가대표로 활약하며 A매치 66경기에 출전했다. 은퇴 후 지도자로 변신하며 뉴욕 레드불스, 토론토FC 등에서 감독을 역임하기도 했다. 선수들에게 마냥 무시 당할 지도자는 아니다. 랑닉 전 감독이 그를 데려온 것도 분명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자부심이 강한 맨유 선수들 입장에선 만족스럽지 않은 수준의 지도자일 수는 있지만 그렇다고 대놓고 조롱하는 것은 부적절하다.

심지어 알렉스 퍼거슨 전 감독도 코치진에 만족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퍼거슨 감독은 선수들을 사로잡지 못하는 코치진에 대해 “맨유에서는 그 이상의 무언가가 필요하다”라며 냉철한 조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일화는 맨유 선수단이 얼마나 사분오열 됐는지를 보여주는 일화다. 맨유 선수들이 모래알 같다는 증거는 많다. 골키퍼 다비드 데 헤아는 시즌 종료 후 자신의 SNS에 “남을 사람은 남고 떠날 사람은 떠나라”라면서 맨유에 있을 마음이 없는 선수는 팀에서 나가라고 일부 선수들을 저격했다.

선수단이 이렇게 하나가 되지 못했으니 성적이 나쁜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다음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에 나가는 게 기적일 정도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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