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세 소년의 꿈, 현실+신화로…'공지천의 땀' 배반하지 않았다 [손흥민 PL 득점왕]
    • 입력2022-05-23 19:21
    • 수정2022-05-23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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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18세 당시 함부르크 소속 손흥민의 모습. 훈련지인 고향 강원도 춘천 공지천에서 스포츠서울 카메라를 바라보고 있다. 스포츠서울DB
SOCCER-ENGLAND-NOR-TOT/REPORT
손흥민은 프로 데뷔 12년 만에 꿈에 그리던 빅리그 득점왕을 품었다. 사진은 23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노리치 캐로우 로드에서 끝난 2021~2022시즌 EPL 최종 38라운드 노리치시티와 원정 경기에서 후반 리그 23호 골을 넣은 뒤 동료의 축하를 받으며 포효하는 손흥민. 노리치 | 로이터연합뉴스

[스포츠서울 | 김용일기자] “몇 년 뒤엔 1부 득점왕 하고 싶어요.”

시곗바늘을 12년 전으로 돌린다. 2010년 만 18세 나이에 독일 함부르크에서 프로 1군 데뷔전을 치러 화제를 모은 손흥민(30·토트넘)은 일찌감치 목표가 ‘탈아시아’였다. 어린 나이에도 신체조건이 좋은 유럽 수비수를 앞에 두고 유려한 개인 전술, 정확한 슛 임팩트를 뽐낸 그는 당차게 ‘빅리그 득점왕’이란 비전을 내놨다. 학원 축구가 아닌 국가대표 출신 아버지 손웅정 씨에게 축구를 배운 손흥민은 비시즌에도 고향 강원도 춘천 공지천에서 강훈련에 임했다. 아버지 지도 아래 프로 선수가 됐음에도 지독하리만큼 기본기 훈련에 매진했다. 또 왼발로 500개, 오른발로 500개 ‘하루 1000개’ 슛 훈련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마침내 18세 소년의 꿈은 현실, 그리고 신화가 됐다. 손흥민은 10대 시절 우상이자 대선배인 박지성이 맨유 소속으로 뛸 때 TV로 지켜본 ‘꿈의 무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아시아 선수 최초 득점왕 ‘골든부트’ 영예를 안았다. 그는 23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노리치 캐로우 로드에서 끝난 2021~2022시즌 EPL 최종 38라운드 노리치시티와 원정 경기에서 팀이 3-0으로 앞선 후반 25분과 30분 연속골을 터뜨렸다. 올 시즌 리그 22~23호 골을 기록한 손흥민은 같은 날 1골을 넣은 리버풀의 모하메드 살라(23골·이집트)와 어깨를 나란히 하며 ‘공동 득점왕’에 올랐다. 단독 득점왕은 놓쳤지만, 손흥민은 살라와 다르게 페널티킥 득점 없이 순수 필드골로만 23골을 넣었다. 영국 현지에서도 그의 득점왕 가치를 더 높게 평가하는 이유다.

SOCCER-ENGLAND-NOR-TOT/REPORT
노리치 |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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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리치시티전 이후 현장에서 득점왕 골든부츠를 받은 토트넘 손흥민. 노리치 | 장영민통신원

◇아시안 빅리거 최초, 이제 대한민국 ‘EPL 득점왕 보유국’
손흥민은 득점왕 타이틀이 걸린 만큼 최종전에서 초조해 보였다. 팀이 후반 중반까지 세 골 차 리드를 잡으면서 그에게 여러 번 기회가 왔는데 상대 수문장 팀 크룰에게 막혀 고개를 떨어뜨렸다. 평소보다 조급하고 슛에 힘이 들어갔다. 그러나 동료의 지원 사격 속에서 기어코 후반 25분 오른발 논스톱 슛으로 상대 골망을 흔들었다. 5분 뒤엔 이른바 ‘손흥민 존’으로 불리는 페널티박스 왼쪽에서 오른발 감아 차기 슛으로 두 번째 골 맛을 봤다.

페널티박스 좌,우는 12년 전 공지천 슛 훈련할 때 아버지에게 특훈을 받은 위치다. ‘골키퍼가 가제트 팔이 아니면 절대 막을 수 없다’는 신조로 골문 구석에 공을 꽂는 감각을 익혔다. 실제 그가 빅리그를 누비며 각종 득점 기록을 쓸 때 이바지했는데, 이날 득점왕 꿈까지 이루게 한 것이다. 또 올 시즌 그는 왼발로 12골, 오른발로 11골을 고르게 터뜨렸다. ‘공지천의 땀’을 다시 소환하게 했다.

손흥민
스포츠서울DB
손흥민
12년 전 손흥민(오른쪽)과 아버지 손웅정 씨 모습. 스포츠서울DB

아시안 빅리거 중 유럽 5대 리그(잉글랜드·스페인·이탈리아·독일·프랑스)에서 득점왕을 한 건 손흥민이 처음이다. 이전에 이란의 사르다르 아즈문과 알리레자 자한바크시가 각각 러시아 리그(17골), 네덜란드 리그(21골)에서 득점왕에 올랐으나 빅리그는 세계 축구를 지배하는 유럽과 남미, 신체적 장점이 있는 아프리카 선수의 전유물과 다름이 없었다. 그런데 손흥민은 빅리그 중 최고로 불리는 EPL에서 득점왕을, 그것도 아시아 선수 한 시즌 최다 득점 신기록까지 쓰며 달성했다. 1992~1993시즌 EPL 출범 이후 득점왕은 유럽 5개국(잉글랜드·네덜란드·프랑스·포르투갈·불가리아), 아메리카 3개국(트리니다드 토바고·아르헨티나·우루과이), 아프리카 4개국(코트디부아르·이집트·가봉·세네갈)에서 나왔다. 한국은 EPL 득점왕을 배출한 13번째 국가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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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리치 | 장영민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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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리치 | 장영민통신원

◇남은 꿈 ‘클럽 우승+월드컵 16강’
1992년생, 한국 나이로 서른한 살인 손흥민은 축구 선수로 전성기 나이다. 남은 꿈은 클럽 소속으로 한 번도 이루지 못한 우승이다. 토트넘은 이날 노리치시티를 5-0으로 누르고 리그 4위를 확정, 차기 시즌 유럽 챔피언스리그 무대에 서게 됐다. 지난 2018~2019시즌 이 대회에서 아쉽게 준우승한 그는 다시 한번 ‘별들의 무대’에서 정상에 서는 날을 그린다.

또 국가대표팀 ‘벤투호’ 주장인 손흥민은 올 11월 카타르에서 커리어 세 번째 월드컵 무대에 도전한다. 4년 전 러시아 월드컵에서 독일을 무너뜨리는 쐐기포(2-0 승)로 환호한 그는 쾌조의 오름세를 이어 가 아버지와 약속한 마지막 꿈 ‘월드컵 16강 이상’을 바라본다. 손흥민은 이날 파울루 벤투 감독이 발표한 6월 A매치 4연전 엔트리에 포함, 귀국행 비행기에 오른다. ‘한국산 EPL 득점왕’의 금의환향이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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