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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선 개별스틸_출처 [MBC 내일] (8)

김희선 개별스틸_출처 [MBC 내일] (3)

김희선 개별스틸_출처 [MBC 내일] (10)

핑크빛으로 물들인 헤어스타일, 어둡지만 강단 있는 리더, 연민에 젖은 눈길까지.

21일 종영한 MBC 드라마 ‘내일’(극본 박란·박자경·김유진, 연출 김태윤·성치욱)은 톱스타 김희선의 출연과 변신만으로 화제를 모은 작품이다. 드라마는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는 이들을 막으려는 저승사자들의 이야기를 그렸지만 2%대의 다소 아쉬운 시청률로 막을 내렸다.

하지만 ‘김희선’이라는 당대 최고의 스타가 안주하지 않고 변화를 모색하며 도전했다는 점에서 이 드라마의 의의는 상당하다. 극 중 김희선은 저승세계인 주마등의 위기관리팀 팀장 구련으로 분해 420년 서사를 지닌 저승사자 연기를 소화해냈다.

1993년 데뷔 후 30여 년 동안 대한민국의 ‘대표 미인’으로 군림했던 그는 웹툰이 원작인 작품을 위해 마치 만화 속 주인공처럼 머리를 핑크빛으로 염색하고 붉은 아이섀도우를 칠하는 등, 아름다움보다 캐릭터에 몰입하는 모습을 보였다. 과연 김희선의 변신 동력은 무엇이었을까

김희선은 최근 서면으로 진행된 인터뷰에서 “이 작품은 누군가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였다. 주변만 돌아봐도 이런 저런 고민으로 힘든 친구들이 많지 않나?”라며 “그들을 위로할 드라마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운이 좋게도 ‘내일’을 만났다”고 설명했다.

김희선의 말처럼 드라마 속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는 이들의 사연은 때로 안타깝고 때로 애절하다. 학교 폭력 피해자, 공무원 준비를 하다 지친 공시생, 외모 트라우마로 식이장애를 앓게 된 거식증 환자 등 각자의 사연들은 신문 사회면을 차지할만한 내용이다.

자살하려는 이들의 사연 외에도 한국전쟁 국가유공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등 다양한 이야기를 담아내 시청자들에게 생각할 거리를 안겼다.

“분명 ‘내일’은 지금까지 했던 작품과는 결이 조금 다를 수 있다. 하지만 드라마로서 재미뿐 아니라 살면서 한번쯤 생각할 수 있는 문제에 대해 이야기 해보고 싶었다. 작품 속 의미가 시청자들에게 잘 전해진 것 같아서 개인적으로 만족한다.”

덕분에 ‘내일’을 본 시청자들은 김희선의 또 다른 면모를 발견해냈다는 평가다. 김희선은 “주변에서 24번째 재발견이라고 하는데, 맞는지 나 역시 궁금하다”고 농을 치면서도 “나 스스로 평가할 수 없지만 확실히 24번째 도전은 한 것 같다. 그 도전에 최선을 다했다”고 자평했다. 그는 또 “나 자신의 캐릭터도 중요하지만 캐릭터보다 작품을 먼저 보는 편”이라며 “발전하는 배우라는 평가를 듣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평소 화통한 성격으로 연예계 대표 ‘주당’으로 잘 알려진 김희선은 현장에서도 주연배우로서 분위기를 이끌어갔다. ‘옥황’역의 김해숙을 제외하면 촬영장의 맏이였던 그는 얼결에 저승으로 끌려온 ‘반인반혼’ 최준웅 역의 로운에 대해 “어리지만 성숙하다. 나이 차이를 못 느낄 정도로 어른스럽고 좋은 친구”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주마등 인도관리팀 팀장 박중길 역의 이수혁은 “시크한 것 같지만 섬세하고 자상하다”, 위기관리팀 대리 임륭구 역의 윤지온에 대해서는 “자기 일에 충실하고 성실하고 자기 관리를 잘하는 좋은 후배”라고 추켜세웠다. 김희선은 “현장에서는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는 말처럼 선배의 입장이다 보니 내가 결정을 해 야 하는 상황이 있는데 성격도 주도하는 편”이라고 웃었다. 그는 만약 사후세계가 존재한다면 ‘옥황’이 되고 싶다며 통 큰 리더의 기질을 내비쳤다.

“자살하는 사람뿐만 아니라 저승에 오는 모든 사람들을 보고 싶다. 그리고 자살하려는 사람을 구하고 싶다. 그들을 위로하고, 그들의 상처를 보듬어 주고 싶다.”

어느 덧 40대 후반에 접어들었지만 여전히 아름다운 외모의 비결에 대해서는 수분보충과 핸드메이드 팩, 그리고 운동을 들었다. 김희선은 “틈나는 대로 수분보충에 주력했고 흑설탕과 꿀 그리고 쉽게 구할 수 있는 채소들을 이용해서 천연팩을 만들기도 했다. 평소 운동을 거의하지 않았는데 이번 작품은 액션신과 야외촬영이 잦아 틈틈이 운동하기 위해 노력했다”며 “그동안 안했던 거 새롭게 많이 했던 작품”이라고 애정을 드러냈다.

‘내일’은 국내에서 저조했던 반응과 달리 넷플릭스 홍콩에서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이는 원조 한류스타 김희선의 영향이 컸다는 평가다.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을 따라가기 쉽지 않다. 하지만 플랫폼이 다양해져 배우들의 활동영역이 넓어지는 건 긍정적이다. ‘내일’을 통해 알게 된 해외 팬들의 사랑에 감사드린다. 앞으로도 많은 기회가 주어져서 보다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김희선은 지난 3월, 강원 경북 산불 피해지역 이재민들을 위해 1억원을 쾌척하기도 했다. 그는 “다수의 사람들에게 받은 사랑이 컸기에 내가 보답하는 방법”이라며 “모든 사람의 ‘내일’이 행복하면 좋겠다”고 전했다. 배포만큼은 ‘옥황’ 못지않은 원조 한류스타다운 답이었다.

조은별기자 mulgae@sportsseoul.com

사진제공|힌지엔터테인먼트,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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