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두나
배두나. 스포츠서울DB.

[스포츠서울|칸(프랑스)=조현정기자] 배우 배두나가 영화 ‘브로커’와 ‘다음 소희’에 출연하게 된 계기로 ‘사회문제에 대한 관심’을 꼽았다.

배두나는 이번 제75회 칸 국제 영화제에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브로커’와 정주리 감독의 ‘다음 소희’ 두 개의 영화로 칸에 입성, 이에 미국 영화 전문 매체 ‘할리우드 리포터’(Hollywood Reporter)는 배두나의 연기 인생을 조명했다.

할리우드 리포터는 ‘지난 20년 동안 한국 영화가 세계적인 위상에 오르는 각 국면에 배두나가 있었다’고 평했다. 배두나는 봉준호 감독의 데뷔작인 ‘플란다스의 개’(2000), 박찬욱 감독의 복수 3부작 중 첫 번째 작품인 ‘복수는 나의 것’(2002), 자신의 첫 천만 영화인 봉준호 감독의 ‘괴물’(2006)에 모두 출연했으며, 야마시타 노부히로 감독의 ‘린다린다린다’(2005)와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공기인형’(2009) 등 일본 영화에도 출연, 국제적인 프로젝트에 참여하며 호평받았다고 평했다.

또한 할리우드 리포터는 ‘배두나는 동세대의 다른 한국 배우들보다 더 성공적으로 할리우드로 건너갔다’고 덧붙였다. 배두나는 워쇼스키 감독의 ‘클라우드 아틀라스’(2012)와 ‘주피터 어센딩’(2015)에 출연하며 할리우드 내에서의 입지를 공고히했기 때문이다. OTT 스트리밍 서비스에서도 배두나의 활약이 돋보였다며 넷플릭스의 ‘센스8’(2015-2018), 킹덤(2019), ‘고요의 바다’(2021)에 출연했다고도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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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다음 소희’ 스틸컷.

한편, 할리우드 리포터는 “안타깝게도, 이 여배우는 잭 스나이더 감독의 넷플릭스 SF영화 ‘레벨 문’(Rebel Moon)의 로스앤젤레스 촬영 일정 때문에 올해 칸에 참석하지 못한다”며 “이에 배두나와 연락해 인터뷰를 진행했다”고 밝했다.

배두나는 ‘브로커’와 ‘다음 소희’에 출연한 이유로 “저는 사회 문제를 다루는 영화를 찍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아마도 그것이 제가 종종 다양한 정의로운 캐릭터를 연기하게 된 이유 중 하나일 것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특별히 거창한 것은 아니다. 그것은 단지 자연스러운 관심사다”라며 “특히 어린이나 청소년이 관련된 사회적 문제에 내 마음이 이 문제들에 쏠려 있다”고 덧붙였다.

그 이유에 대해 배두나는 “그것은 내 경험에서 나온 것이 아니다. 나는 단지 젊은이들을 위한 더 나은 세상을 바랄 뿐이다. 요즘 뉴스를 봐도 정말 나를 화나게 하는 이슈들은 ‘아동’ 관련된 이슈다”라고 말했다.

영화 ‘브로커’는 베이비 박스를 둘러싸고 관계를 맺게 된 이들의 예기치 못한 특별한 여정을 그렸다. ‘다음 소희’는 콜센터로 현장실습을 나가게 된 고등학생 소희가 겪게 되는 사건과 이에 의문을 품는 형사 유진(배두나)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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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두나는 ‘브로커’의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과 ‘다음 소희’의 정주리 감독과 다시 재회한 작품으로 칸에 공동 입성했다. 이에 대해 그는 “그들은 제가 매우 존경하는 두 감독”이라며 “고레에다 감독은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 배우, 제작진, 촬영장의 모든 스태프들을 대하는 태도 등 모든 면에서 매우 존경스럽다. 그는 모든 면에서 내가 열망하는 타입의 사람”이라고 말했다.

정주리 감독에 대해선 “제가 정말 좋아하는 감독”이라며 “제가 대본을 읽은 지 5분 만에 정 감독의 첫 영화인 ‘도희야’(2014)를 찍기로 결심했다. 저는 그녀의 문체 스타일, 그녀가 각각의 문장을 그렇게 절제된 동작으로 쓰는 방식, 그러나 그렇게 강한 힘을 가지고 쓰는 방식을 사랑한다”고 말했다. 이어 “‘다음 소희’를 작업하면서 정말 즐거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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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도희야’(2014) 당시 배두나. 사진|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마지막으로 할리우드 리포터는 지난 20년 간의 한국 영화 산업의 놀라운 진화와 확장에 대해 질문했다. 할리우드 리포터는 그간의 한국 영화 중심에 배두나가 있었다며 한국 영화 산업의 현주소에 대한 배두나의 평가를 물었다.

배두나는 “20년 전과 비교하면, 한국영화는 아주 먼 길을 걸어왔고, 이제 전세계 관객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고 있다. 그게 정말 자랑스럽다”고 답했다. 이어 “저도 여러 국제 프로젝트를 해봤는데, 한 가지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우리 한국 영화 산업은 초창기부터 그들만의 독특한 비전을 추구하기 위한 매우 강한 열정과 의지를 가지고 있었다는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우려 역시 나타냈다. 배두나는 “하지만 그런 창조적인 열정은 돈으로 살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저는 오늘 우리가 현재 갖고 있는 위상이 매우 자랑스러우면서도 걱정이나 걱정이 없는 것은 아니다. 우리가 점점 더 성공할수록 점점 더 협소한 장르, 주제, 소재를 다루는 방식에 집중하게 될 것이다. 한국 영화를 위대하게 만들었던 창조적인 다양성 중 일부를 잃게 되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서 요즘 제가 한국 프로젝트를 선택할 때, 할리우드 프로젝트를 선택할 때 보다 훨씬 더 의도적으로 조금 다르거나, 뭔가 새로운 것을 표현할 수 있는 주제에 초점을 맞추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다음 소희’는 한국 영화 최초로 칸 영화제 비평가주간 폐막작으로 선정돼 오는 25일(현지시간) 칸에서 시사회를 갖는다. ‘브로커’는 경쟁부문에 올라 오는 26일 칸 현지에서 시사회를 갖는다.

hjch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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