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비디오 판독 요청하는 LG 류지현 감독
LG 류지현 감독(왼쪽)이 지난 20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2 KBO리그 SSG와의 경기 9회말 끝내기 실책 상황에 대해 심판진에게 비디오판독을 요청하면서 설명을 하고 있다. 인천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 윤세호기자] 지난 19일 수원 경기 8회말을 앞둔 시점이있다. 7-0으로 KT에 크게 앞선 LG는 유격수 자리에 이상호, 1루수 자리에 손호영을 넣었다. 주전 선수들의 체력 안배 차원에서 백업 내야수들이 그라운드를 밟았다.

그런데 둘의 포지션이 어색했다. 이상호는 유격수보다는 2루수와 1루수 경험이 많다. 손호영 또한 1루수보다 유격수로 자주 출장했다. 마치 둘의 포지션이 바뀐 것 같았다.

지난해 기록만 봐도 그렇다. 이상호는 경기 후반 수비 강화를 목적으로 유격수보다는 2루수나 1루수, 그리고 3루수로 많이 출장했다. 2021년 이상호가 유격수로 나선 경우는 단 한 경기 뿐이었다. 반면 2루수로 27경기 97이닝, 3루수로 12경기 50이닝, 1루수로 4경기 26이닝을 소화했다. 손호영은 오지환의 체력 안배 차원에서 유격수로 6경기 출장해 22.2이닝을 소화했다. 3루수로 2경기 9이닝, 1루수 출장은 없었다.

올해 처음으로 이상호가 유격수, 손호영이 1루수로 출장했는데 역시나 교체된 야수에게 타구가 왔다. 그리고 이는 주말 3연전 불펜 운영을 완전히 꼬이게 만들었다. 3루수 김민성의 에러로 무사 1루가 됐는데 이후 송민섭의 타구에 이상호도 에러를 범했다. 정면으로 향하는 타구가 다리 사이로 지나가 무사 1, 2루가 됐다. 타구를 잡았다면 6~4~3 더블플레이로 주자가 삭제된 채 아웃카운트 2개가 늘어날 수 있었으나 실점 위기에 처했다.

결국 이 에러가 7점차 리드에서 필승조 정우영과 고우석을 모두 소모하게 만들었다. KT 유준규의 중전 안타로 만루, 배재준과 교체된 최성훈은 아웃카운트 2개를 잡았으나 2루 땅볼과 볼넷, 1루 땅볼, 중전 적시타로 3점을 허용했다. 2사 1, 2루 4점차가 됐고 정우영이 마운드에 올라 오윤석을 삼진으로 잡으며 8회말이 끝났다. 그리고 9회말 고우석이 마운드에 올라 승리를 완성했다.

정우영과 고우석이 등판한 것 자체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주중 3연전 위닝시리즈가 걸린 순간이라 최선의 수를 쓰는 것은 당연했다. 정우영은 홀드 상황에서 등판했다. 고우석도 지난 14일 잠실 KIA전 이후 등판이 없었다. 세이브 상황은 아니지만 컨디션을 점검하고 페이스를 유지하기 위해 마운드에 오를 만 했다.

문제는 어색한 포지션에 선수를 기용했고 에러가 나오면서 마운드를 허무하게 소모했다는 점이다. 선발 임찬규가 5이닝, 최동환이 1이닝, 배재준이 1이닝을 던지며 7회까지 무난하게 마운드를 운영했는데 8회말 유격수가 어색한 이상호의 에러 후 투수 3명이 등판했다. 에러가 아니었다면 홀드 상황이 만들어지지 않았을 것이고, 그렇다면 정우영의 등판도 없었을 확률이 높다.

LG는 19일 경기에서 승리해 주중 3연전 위닝시리즈에 성공했다, 그러나 19일 투수 소모는 20일부터 22일까지 SSG와 주말 문학 3연전에 적지않은 영향을 끼쳤다. 결과적으로 정우영과 고우석을 제대로 등판시키지 못하게 됐다.

20일에도 등판한 정우영은 21일 게임조 제외, 19일 수원부터 20일과 21일 문학까지 3일 연투를 한 고우석은 22일 사실상 게임조에서 제외됐다. 위닝시리즈가 걸린 22일 경기에 마무리투수가 등판할 수 없었고 LG는 8회말 19일 수비 교체 만큼이나 이상한 투수 교체와 함께 무너졌다. 8회말에만 3점을 빼앗기며 루징시리즈로 주말 3연전을 마쳤다.

류지현 감독은 20일 문학 경기에 앞서 전날 이상호의 유격수 출장에 대해 “이상호가 수비 폭은 손호영보다 좁을 수 있지만 송구 안정감은 더 나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모습을 보니 유격수로서 스텝이 어려운 것 같더라. 이런 부분을 확인했다. 앞으로 기용에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시범경기에서도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을 정규시즌 위닝 시리즈가 걸린 순간 강행했다. 그리고 다음 3연전에서 위닝시리즈까지 마지막 아웃카운트 4개를 지키지 못해 루징시리즈에 그쳤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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