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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츠서울 | 대전=정다워기자] 왼쪽, 또 왼쪽.

대전하나시티즌은 17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부산 아이파크와의 하나원큐 K리그2 2022 16라운드 경기에서 4-3 승리했다. 0-3으로 끌려가며 패색이 짙었지만 후반 20분부터 44분까지 연속으로 4골을 몰아넣으며 기적 같은 역전극을 연출했다.

극적으로 승점 3을 획득한 대전은 26을 확보하며 선두 광주FC(34점), 2위 부천FC1995(30점)와의 간격을 좁혔다. 더불어 홈 무패(15경기) 기록을 늘려가며 안방불패 기록을 이어나갔다.

지난해부터 유독 홈에서 강했던 대전은 경기 초반부터 주도권을 잡고 공세를 펼쳤지만 득점에 실패했다. 오히려 연이어 실점하면서 패배 위기에 몰렸다. 반전은 후반 20분 시작됐다. 이진현이 오른쪽에서 올린 코너킥을 공민현이 골대 가까운 쪽으로 달려들며 방향만 바꾸는 헤더로 만회골을 터뜨렸다. 11분 후 거의 비슷한 장면으로 또 골이 나왔다. 이번에도 이진현이 코너킥을 시도했는데 공은 수비 맞고 다시 이진현에게 향했다. 이진현은 예리하게 휘어들어가는 왼발 크로스를 올렸고, 수비수 조유민이 헤더슛으로 골을 만들었다. 4분 후 다시 한 번 리플레이를 튼 것 같은 장면이 나왔다. 이진현이 오른쪽에서 날린 코너킥이 수비 맞고 뒤로 흘렀고, 이번엔 레안드로가 받아 넣으며 동점을 터뜨렸다.

기세를 올린 이진현은 후반 44분 페널티박스 안에서 공민현의 패스를 받아 왼발슛으로 역전골을 터뜨렸다. 이진현은 1골2도움으로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세 번째 골 장면에서는 수비수 맞아 어시스트가 인정되지 않았지만 사실상 도움 해트트릭을 달성한 것과 다름이 없었다. 이날만큼은 ‘황금 왼발’이었다.

경기 후 이진현은 “지고 있는 순간에도 감독님께서는 경기를 잘하고 있다고 자신감을 주셨다. 못하는 게 아니라고 하셨다. 찬스가 오니까 하나부터 시작하면 충분히 따라잡을 수 있다고 봤다”라며 “코너킥은 계속 연습했던 패턴인데 제가 킥을 못 올리면 물거품이 되는 세트피스였다. 오늘은 킥 감이 좋았다. 그래서 계속 그 패턴으로 공략을 했고 적중했다”라고 말했다.

대전은 지난 14라운드 김포전에서도 2-4로 뒤지다 막판에 두 골을 넣고 무승부를 거뒀다. 홈에서의 뒷심이 상대를 긴장하게 만드는 수준이다. 이진현은 “새로운 선수들이 들어오면서 젊어지고 에너지가 생겼다. 승격에 도전할 수 있는 힘이 있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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