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한동희 \'끝내러 가자\'
롯데 한동희가 11일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NC와 경기 9회말 중전안타를 친 후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 사직=장강훈기자] 실책은 실점으로 연결되고, 더블플레이를 시도할 때는 스텝이 꼬여 넘어지기도 했다. 네 차례 들어선 타석에서는 삼진 3개를 당해 고개를 떨궜다. 4월 MVP 한동희(23·롯데)가 ‘잔인한 5월’을 보내고 있다.

개막 한 달간 홈런 7개를 포함해 22타점 타율 0.427로 리그 최고 타자로 우뚝선 한동희는 17일 현재 타율이 0.354까지 떨어졌다. 여전히 높은 타율이지만 4월의 기세가 워낙 뜨거웠던 탓에 성에 차지 않는 수치다. 5월로 범위를 한정하면, 고개를 들기 어려운 성적이다. 14경기에서 홈런 1개를 포함해 13안타를 기록했고 타율은 0.236에 불과하다. 사실상 타율이 반토막난 셈이다. 볼넷은 3개에 불과해 타석에서 조급증을 느끼는 것 아니냐는 관측까지 나왔다.

KIA와 대결한 지난 17일에는 1회초 선두타자 류지혁의 빗맞은 타구를 1루에 악송구해 선취점을 내주는 빌미를 제공했다. 1-1로 맞선 7회초에도 박찬호의 타구를 2루로 던지는 과정에 스텝이 꼬여 넘어졌다. 6회초에는 수비 시프트로 2루 오른쪽에 서 있다가 나성범의 강습타구에 뒤로 넘어져 안타를 내줬다. 전체적으로 ‘급하다’는 인상을 줄 만큼 리듬이 안좋았다. 타석에서는 더 무기력했다. 네 차례 타석에서 세 번 삼진으로 돌아섰고, 한 번은 병살타로 물러났다. 말그대로 수난의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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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한동희가 낮은 공을 치고 있다.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리그에서 가장 뜨거운 타자가 차갑게 식은 이유가 있을까. 롯데 래리 서튼 감독은 “기복이 있을 수밖에 없다. 한동희뿐만 아니라 모든 타자는 장기레이스를 치르는 과정에 등락을 반복한다”며 대수롭지 않다는 표정을 지었다. 서튼 감독은 “경험이 많지 않은 선수이기 때문에 하향 곡선을 그릴 때 대처하는 능력이 부족할 수 있다. 자신이 경험을 통해 체득하는 방법뿐이라 이런 과정이라고 생각한다”고 보듬었다.

한동희가 가진 가장 큰 강점으로 “상대 투수에게 충격을 줄 수 있는 타자”라고 강조한 서튼 감독은 “언제든 공을 쪼갤 것 같은 스윙을 되찾을 수 있다”고 힘을 불어넣었다. 그러면서 “5월 초에 잠깐 주춤했지만, 지난주에는 세 차례 멀티히트를 뽑아내는 등 좋은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 부진 원인을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던 서튼 감독은 “체력이 조금 떨어진 것 같다. 짧은 슬럼프에 빠진 느낌”이라고 힌트를 줬다.

베테랑도 체력이 떨어져 짧은 슬럼프에 빠지는 시기를 풀타임 3년차로 접어드는 한동희가 피해가기는 어렵다. 서튼 감독은 “컨디션이 안좋을수록 타석에서 단순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 생각이 많아지면 강점을 잃기 마련”이라고 조언했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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