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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서예지(왼쪽), 아나운서 겸 배우 오정연. 사진|스포츠서울 DB, 오정연 인스타그램

[스포츠서울 | 김민지, 황혜정 인턴기자] 죄를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고 했다. 최근 연예 매체들이 죄질과 사람의 판단 경계에서 위태롭게 반응하고 있다. 저 사람은 원래부터 그랬으니 이번 사건은 우연이 아니라는 방증인 것일까.

배우 서예지와 방송인 겸 배우 오정연이 이번 한 주를 뜨겁게 달궜다.

서예지는 지난달 25일, 드라마 복귀로 근황이 공개돼 화제가 됐다. 그는 지난해 사생활 논란으로 여론의 도마에 오른 바 있다. 당시 서예지는 침묵을 지켰다. 그러나 지난달 말, tvN 드라마 ‘이브’로 복귀를 선언했고, 이틀 후 사과문을 발표했다. 이에 드라마 복귀를 위한 알맹이 없는 사과라는 비난이 쏟아졌다.

비난은 서예지의 과거로 확장됐다. 지난해 한 커뮤니티에 올라온 서예지와 그의 부모가 거주하는 빌라의 주민간의 갈등이다. 서예지가 부모 집을 찾아올 때마다 주차문제로 주민들과 갈등이 오랜 시간 지속됐다고 한다. 그러나 해당글을 올렸을 당시 누리꾼 A씨는 “(서예지에) 지난 4년 동안 쌓였던 걸 다 얘기했고 결국 사과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서예지의 소속사 골드메달리스트는 다수의 매체에 “지난해 5월 (서예지)아버님이 이웃 주민분께서 마찰이 있으셨다. 작은 빌라에 사시는데 주차 공간이 협소하다 보니 서예지가 방문할 때 마찰이 있었고, 그 부분이 각자 입장이 있을 수 있는 건데 당시 아버님께서 잘못한 부분에 대해 당사자분께 직접 사과하셨다고 한다. 이후에도 마찰이 있어서 부모님께서 이사를 가셨다”고 전했다.

주차 논란이 터졌을 때 화제가 되었던 건 서예지의 “(인터넷에) 글 올리는 건 아니죠?”라는 발언이었다. 서예지는 대중의 인기를 먹고사는 연예인이다. 안 그래도 사생활 논란으로 대중의 눈총을 받았고, 유명인이기에 신상이 더 쉽게 노출될까봐 두려웠을 것이다. 특히 해당 사안은 연예인의 지위를 이용한 갈등이 아닌, ‘인간’ 서예지가 부모의 집을 찾아오다 벌어진 주민간의 갈등이다. 드라마 복귀 당시 ‘사과의 진정성’ 논란과 한데 묶여 서예지는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하지 못하는 사람’이 되기엔 근거가 빈약하다.

또한 오정연은 지난 4일, SBS 파워 FM ‘두시탈출 컬투쇼-연애사정사’ 코너에 출연해 한 발언이 문제가 됐다. 지인의 사적인 연애사를 공개한 오정연의 발언이 다소 경솔했다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혹여나 대중이 추정하고 있는 최근에 결별한 커플이 아니라 하더라도 유명인인 자신의 발언으로 이미 헤어진 여러 유명 커플들이 자신들의 의사와 무관하게 다시금 대중의 입방아에 오른 건 지탄받아 마땅하다.

그러나, 그 이후 촉발된 과거 H.O.T. 출신 가수 강타 이야기와 며칠 전 오정연이 배우 현빈과 찍은 사진을 개인 계정에 올린 이야기는 지난 4일 발생한 사건과 무슨 연관성이 있는지 알 수 없다. 특히나 강타와의 과거 연애사를 폭로한 것은 오정연이 당시 강타의 여성 편력 피해자로서 자신의 일을 말한 것이었다. 이제와서 오정연은 ‘입이 방정맞은 사람’으로 낙인찍히는 것은 쉽사리 납득하기 어렵다.

유독 여성 연예인들의 사생활로 벌어진 과거는 그들의 약점으로 작용한다. 두 사건을 사회적 맥락으로 확장시키면 이 말 역시 가능할지도 모른다. 두 사람이 여성 연예인임을 고려할 때, 이것은 그간 대중문화 및 사회 근저에 뿌리박힌 유구한 ‘여성 혐오’라고.

mj98_24@sportsseoul.com, et1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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