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
서울 삼성 이상민 감독. 스포츠서울DB

[스포츠서울 | 최민우 기자] 서울 삼성 이상민(49)이 결국 지휘봉을 내려놓는다. 음주운전 사고로 물의를 일으킨 천기범도 농구계를 떠난다.

삼성은 26일 “이상민 감독이 성적 부진과 선수단 관리 부족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고, 감독직 사임 의사를 밝혔다. 구단은 이 감독의 뜻을 받아들였고, 잔여 시즌은 이규섭 코치의 감독대행 체제로 운영할 예정이다”고 전했다. 이어 “천기범도 음주운전 사건에 대해 도의적 책임을 지고자 은퇴를 결심했다”고 알렸다.

이상민
연세대 농구선수 이상민(가운데) 스포츠서울DB

이상민
전주 KCC 시절 이상민. 스포츠서울DB

이상민
서울 삼성 이상민. 스포츠서울DB

이 감독은 농구 대잔치 시절부터 수려한 외모와 빼어난 농구 실력으로 팬들의 사랑을 독차지했다. KBL 데뷔 후 ‘컴퓨터 가드’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빠르고 정확한 패싱 능력을 과시하며 리그를 주름 잡았다. 포인트가드로써 안정적인 경기 운영 능력도 갖췄다. 대전 현대전자 농구단과 전주 KCC, 서울 삼성을 거치며 프로 통산 581경기 출장 5675득점 1952리바운드 3583어시스트 881스틸을 기록했다. 어시스트는 역대 2위, 스틸은 3위에 해당하는 대기록이다.

이상민
서울 삼성 이상민 감독이 작전지시를 하고 있다. 스포츠서울DB

화려했던 선수시절과 달리, 감독으로 성적은 초라했다. 2014~2015시즌부터 정식 사령탑으로 부임해 정규리그 10위로 마감했고, 이듬해 5위, 2016~2017시즌 3위에 올라 플레이오프 준우승까지 거머쥐었다. 성적이 점차 좋아질 거란 부푼 희망도 잠시. 2017~2018시즌부터 5연속시즌 하위권을 전전했다. 특히 이번 시즌에는 부상자가 속출하며 베스트 멤버를 꾸리지 못했고, 선수단 내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며 골머리를 앓았다. 설상가상으로 천기범이 음주운전을 저지르며 팀 이미지를 추락시켰다. 결국 이 감독은 좋지 못한 이유로 퇴단하게 됐다.

[SS포토]4순위로 연세대 천기범 지명한 삼성 이상민 감독
서울 삼성 이상민(왼쪽) 감독과 천기범. 스포츠서울DB

사령탑의 자진 사퇴에 직격타를 날린 천기범도 코트를 떠난다. 천기범은 “프로선수로서 의무와 책임을 다하지 못하고 물의를 일으켜 모든 분들께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앞서 천기범은 KBL로부터 54경기 출전정지, 제재금 1000만원 및 사회봉사 활동 12시간 징계를 받았다. 그는 “깊이 반성하며 연맹의 제재 조치와 봉사활동을 성실히 이행하겠다”고 말하며 농구공을 내려놨다.

어수선한 상황 속에 삼성은 “팀 분위기를 추슬러 남은 경기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 음주운전 등 불미스러운 사건에 대한 철저한 재발방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miru0424@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