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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역’ 신범수가 KIA 1군 스프링캠프 명단에 포수로 합류해 눈길을 끌고 있다. 제공=KIA 타이거즈

[스포츠서울 | 장강훈기자] KIA 안방에 ‘메기 효과(catfish effect)’가 생길 것인가. 스프링캠프 명단에 당당히 이름을 올린 신범수(25)가 열쇠를 쥐고 있다.

신범수는 내달 1일 함평-KIA 챌린저스필드에서 열릴 ‘김종국호’의 첫 스프링캠프에 1군과 동행한다. 지난해 5월 현역 복무를 마치고 돌아와 잃었던 감각 찾기에 골몰한 신범수는 이번 스프링캠프를 통해 풀타임 1군 기회를 잡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한때 포지션 전향도 꿈꿨지만 일단 포수로 새 시즌을 준비한다. 무명에 가까운 작은 체구(177㎝ 83㎏)의 포수가 생존 압박에 시달리는 선배 포수들의 각성을 야기할지 관심이 쏠린다.

올해 스토브리그에서 KIA 포수는 예기치 못한 수난을 당했다. KIA 장정석 단장이 안방 보강을 위한 트레이드에 나섰다는 소문이 구체적으로 나돌아 홍역을 치렀다. 팀내 핵심 선수들 사이에서도 “우리 팀 포수가 그정도로 약한가?”라는 의문을 표할만큼 평가 절하됐다. 2017년 통합우승을 이끈 포수들이 건재하지만 2019년부터 3년간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으니 안방에 시선이 쏠리는 게 당연하다. 프로 10년차로 접어든 김민식(33)과 프로 입단 때부터 주목받은 9년차 한승택(28) 모두 절치부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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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포수 김민식(왼쪽) 한승택. 제공=KIA 타이거즈, 강영조기자 kanjo@sportsseoul.com

김민식과 한승택 모두 체력이 약해 쉽게 집중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는다. 타격도 인상적으로 볼 수 없어 눈에 띄는 강점이 없는 것도 사실이다. 플래툰처럼 기용된데다 ‘약하다’는 얘기를 많이 듣다보니 심리적으로 위축된 것도 사실. 둘 다 신인 때부터 “믿고 맡기면 기본은 해줄 것”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터라 수년째 제자리걸음인 것처럼 보이는 것 또한 부정할 수 없다.

그렇더라도 안방 보강은 말처럼 쉽게 이뤄지는 게 아니다. 주전 포수는 만들어지기보다 타고나는 경우가 절대다수다. 포수왕국으로 불리는 팀도 타고난 포수를 선뜻 트레이드 카드로 쓰기를 꺼린다. 프리에이전트(FA)를 영입하는 것이 아니라면 주축 선수와 맞교환해야 한다는 의미인데, KIA는 그정도로 선수층이 두껍지 않다. 올시즌 후 FA 시장 상황을 봐야겠지만, 어쨌든 키워서 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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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졸 2년차 포수 권혁경도 KIA 안방 전쟁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제공=KIA 타이거즈

신범수의 가세는 그래서 눈길을 끈다. 수비는 보완해야 할 점이 많지만, 타격만 놓고보면 포수들 중 단연 최고다. 이범호 최희섭 타격코치뿐만 아니라 최형우 등 베테랑들은 “신범수가 1군 경험을 쌓으면 타격왕에 도전할 수 있는 재목”이라고 극찬했다. 맞히는 능력도 빼어나고 자기만의 타격관도 확실히 정립했다. 투수와 수싸움 등 경험을 토대로 노하우를 체득한다면 타격기계로 거듭날 수 있다는 게 선배들의 공통 의견이다. 군 복무로 생긴 공백을 얼마나 줄이느냐가 관건이다.

공·수 중 하나라도 특장점이 있으면 1군 출전 기회가 늘어난다. 공수 모두 어정쩡한 김민식과 한승택이 각성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 조성됐다는 뜻이다. 신범수가 궤도 진입에 성공하면, 복무 중인 한준수(23·2018년 1차지명), 고졸(신일고) 2년차 권혁경(20·2021년 전체 34순위) 등 차세대 포수들에게도 동기부여가 될 수 있다. 신범수가 KIA 안방에 ‘메기 효과’를 제대로 일으키면 포수 경쟁력은 한층 강화될 수밖에 없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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