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 유니폼 입은 나성범
지난 19일 오후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 KIA 나성범이 입단식을 마치고 그라운드에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광주 | 연합뉴스

[스포츠서울 | 윤세호기자] “NC 후배들이 다들 나를 삼진으로 잡겠다고 하더라고요.”

어색만 만남이지만 피할 수 없다.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을 것이며, 매 타석 주목도 또한 한층 높을 것이다. 10년 동안 정든 NC를 떠나 KIA 유니폼을 나성범(33)이 원정팀 선수로 창원NC파크 그라운드를 밟는 모습을 머릿속에 그렸다.

나성범은 지난 19일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진행된 입단식에서 새로운 팀 KIA를 향한 기대, 그리고 지난해까지 함께 했던 NC를 향한 고마움을 표현했다. 이날 처음으로 47번 KIA 유니폼을 입은 나성범은 NC 구단이 예우 차원에서 47번을 비워둔다는 얘기에 “이 자리를 통해 감시드리고 싶다. 사실 다른 선수가 47번을 달 줄 알았다. 생각하지도 못했다. 다이노스에서 보낸 시간들과 다이노스에 고마운 마음을 잘 간직하겠다”고 말했다.

마냥 이별하는 것은 아니다. KIA와 나성범은 오는 4월 15일부터 창원에서 NC와 주말 3연전에 임한다. 이적 후 나성범의 첫 정규시즌 NC와 맞대결이다. 나성범은 창원 NC 파크에서 옛 동료들을 상대하는 것을 두고 “처음에는 그냥 홈경기를 하는 느낌일 것 같다. 물론 타석으로 향하는 방향, 더그아웃 위치, 유니폼도 달라졌다. 1루측 NC 팬을 정면으로 마주해야 한다. 경기에 들어가면 묘한 기분이 들 것”이라며 “그래도 특별히 긴장은 안할 것 같다. 기분이 좀 이상하긴 할 테지만 가서 좋은 경기 하고 싶다”고 밝혔다.

배트 휘두르는 나성범
지난 19일 오후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 KIA 나성범이 입단식을 마치고 그라운드에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광주 | 연합뉴스

NC 투수를 적으로 만다는 것에 대해서는 “솔직히 상대하고 싶지 않다. 많이 상대하지 않아서 적응에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며 “루친스키와 파슨스는 공을 던질 때 타석에 선 적이 있다. 상대한다고 생각하니 골치가 아프다”며 웃었다. 그러면서도 “마음가짐은 마찬가지다. 매 경기 매 타석 최선을 다할 것이다. NC 후배 투수들이 다들 나를 삼진으로 잡겠다고 하더라. 그래서 맞히지만 말라고 했다”고 농담을 건넸다.

NC 시절 상대했던 KIA 투수들을 더이상 마주하지 않은 것은 장점이다. 나성범은 “개인적으로 늘 임기영에게 약했다. 지난해에도 홈런 하나만 치고 안타가 없었다. 돌아온 (양)현종이 형을 더 이상 적으로 상대하지 않는 것도 참 다행이다”고 웃으며 “KIA에도 좋은 투수들이 많다. 특히 젊은 투수들이 많아 앞으로 더 좋아질 것 같다”고 내다봤다.

KIA는 나성범 영입으로 영순위 과제였던 장타력을 업그레이드했다. 지난해 나성범은 33개의 홈런을 터뜨렸는데 KIA 팀홈런은 66개에 불과했다. KIA 김종국 감독은 현 시점에서 나성범을 3번 타자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런데 NC 또한 전력이 막강하다. 나성범이 떠났지만 박건우, 손아섭을 데려왔다. 외야진 뎁스는 이전보다 향상됐다.

프랜차이즈 스타의 이적은 관심이 집중될 수밖에 없다. 영원히 NC 유니폼을 입을 것 같았던 나성범의 KIA행도 그랬다. 나성범이 창원으로 돌아오는 4월 15일 KIA, NC 팬들의 시선이 다시 한 곳으로 모일 것이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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