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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 | 프로축구연맹

[스포츠서울 | 정다워기자] 시즌을 준비하는 시기. 지금 걸리면 1년 농사를 망치게 된다. K리그 팀들이 또 다시 코로나19 공포에 떨고 있다.

인천 유나이티드의 코로나19 확진자가 20일 현재 20명으로 증가했다. 선수 18명, 스태프 2명으로 지난 16일 9명이 확진 판정을 받은 후 11명이 늘어난 상태다. 나머지 인원은 현재 인천 승기구장 숙소에서 격리하고 있는데 구단은 추가 확진자 발생 여부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인천 선수단은 이미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마쳤음에도 집단감염을 피하지 못했다. 이처럼 강력한 전파력으로 인해 오미크론을 의심하고 있다. 아직 최종 결과가 나와봐야 알겠지만 가능성이 있는 편이다. 실제로 보건당국은 오미크론이 국내에서도 우세종이 될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3주 내 전체 감염의 최대 90%를 차지할 것이라는 관측까지 나온다. 아무리 백신 접종을 마쳤다고 해도, 확진률이 높다. K리그 팀들 입장에서는 두려운 소식이다.

개막이 한 달 남은 시점이라 더 민감하다. 이제부터 팀 내 확진자가 나오면 최소 2주는 마비 상태에 들어간다. 확진 규모나 시기에 따라 3주, 4주로 늘어날 수도 있다. 함께 먹고, 자고, 훈련하는 선수들은 초밀접접촉자로 분류되기 때문에 백신 접종 후 음성 판정을 받아도 자가격리는 불가피하다. 확진 판정 자체도 문제지만 이로 인해 훈련을 아예 할 수 없다는 사실이 더 두렵다. 시즌 중이라면 차라리 나을 텐데 지금은 몸을 만드는 중요한 시기다.

불행하지만 인천 구단 내에서 차라리 빨리 피해를 입은 게 낫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인천의 한 관계자는 “2월을 넘어가서 집단감염이 나왔다면 개막 준비를 아예 하지 못할 수도 있었다. 최악의 상황이다. 오히려 지금 일이 벌어져 1월 말부터는 훈련을 할 수 있다는 게 다행이라는 생각도 든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인천은 적어도 3주 정도는 훈련한 후 다음달 19일 개막전을 준비할 여유가 있다. 최악은 피한 셈이다.

인천의 사례로 인해 K리그 팀들은 코로나19에 예민하게 대응하고 있다. 최근 한 구단에서는 재활훈련을 하는 선수가 밀접접촉자로 분류되는 일도 있었다. 연령대 대표팀과 연습경기를 할 예정이었는데 결국 취소됐다. 음성 판정을 받았음에도 경기를 아예 하지 않기로 할 만큼 최대한 조심하는 분위기다. 한국프로축구연맹에서 실시하는 미디어캠프 참석자도 전원 코로나19 테스트를 받고 동행하기로 했다.

외국인 선수 입국 관리에도 비상이 걸렸다. 최근 K리그 입단을 위해 입국한 외국인 선수가 오미크론에 감염된 것으로 알려졌다. 보건당국 가이드라인에 따라 자가격리를 하던 상황이라 팀 내 전파 가능성은 없지만 입국을 도운 관계자가 함께 격리되는 상황이 발생했다. 동계훈련, 외국인 선수 입국 등 여러 경로로 코로나19 감염 사례가 나오면서 불안감은 가중되고 있다.

이제 개막까지 딱 한 달 남았다. 좋은 몸 상태, 경기력을 갖추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코로나19에 감염되지 않는 게 우선이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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