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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해민이 14일 LG와 4년 최대 60억원 FA 계약을 맺고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 LG 트윈스 제공

[스포츠서울 | 윤세호기자] 최근 몇 년 중 가장 포지션 이동이 많은 해가 됐다. 국가대표 중견수 박해민을 영입해 외야진이 재편된 것과 더불어 외국인야수 리오 루이즈가 내야진에 새 바람을 일으킨다. 채은성의 1루수 전환 또한 다가오는 스프링캠프의 키워드가 될 것이다. LG가 올시즌 보다 다채롭게 라인업을 구성한다.

변화의 중심에는 박해민이 있다. LG는 지난달 박해민과 4년 최대 60억원 프리에이전트(FA) 계약을 맺었다. 드넓은 잠실구장 외야를 책임질 적임자를 영입하며 공수주를 두루 강화했다. 두산전에서 정수빈이 수많은 안타를 아웃으로 만든 모습을 박해민이 재현하기를 바라는 LG다. 이전까지 타격에 치중된 외야진을 구축했다면 이제는 외야수들이 타격은 물론 호수비로도 승리를 이끄는 모습을 기대한다.

지난 2년 동안 중견수를 맡았던 홍창기는 우익수로 이동한다. 홍창기는 포지션 이동에 대해 “신인 때부터 외야 포지션 세 자리를 모두 훈련했다. 퓨처스리그 경기에서도 외야 세 자리를 모두 뛰기도 했다. 우익수 수비에 대한 부담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홍창기는 “해민이형의 리그 최고 수비와 주루플레이 등을 보고 배우고 싶다”며 수비와 주루에서 박해민과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을 다짐했다. 지난해 홍창기는 23도루, 박해민은 36도루를 기록한 바 있다.

외야진은 좌익수 김현수·중견수 박해민·우익수 홍창기로 편성됐는데 내야진은 유격수 오지환 외에는 확정된 자리가 없다. 미국에서 3루와 2루를 두루 맡은 루이즈의 주포지션에 맞춰 내야진이 결정된다. 물론 루이즈가 3루와 2루를 꾸준히 오갈 수도 있다. 루이즈가 3루를 맡으면 2루수로 서건창, 루이즈가 2루를 맡으면 3루수로 김민성이 출전할 것으로 보인다. 문보경, 이영빈도 각각 김민성, 서건창과 내부경쟁에 임한다.

키포인트는 1루수다. LG는 지난 3년 동안 1루수 혹은 1루를 맡을 수 있는 외국인야수를 선택해왔다. 이번에는 모처럼 1루와 무관한 외국인야수를 영입했다. 2022시즌 개막전에서는 토종 선수가 1루수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릴 확률이 높다.

주전 1루수 유력 후보는 주전 우익수였던 채은성이다. 지난 시즌 중에도 이따금씩 1루 수비 훈련에 임했던 채은성은 내달 캠프에서 본격적으로 1루수 도전장을 던진다. 마냥 새로운 도전은 아니다. 채은성은 처음 1군 무대를 밟았던 2014년에도 15경기 이상 1루수로 선발 출장한 바 있다. LG 류지현 감독은 “채은성의 1루수 훈련 모습을 보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면서 “지금은 2014년보다 그라운드 위에서 안정감이 한층 나아졌다고 생각한다. 기본적으로 글러브로 공을 잡는 부분이 당시보다 훨씬 좋아졌다”고 말했다.

[포토] 안타 채은성 \'득점하러 가자\'
LG 채은성이 지난해 11월 7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1 KBO리그 포시트시즌 준플레이오프 3차전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1회말 2사1루 좌전안타를 친 후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잠실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채은성이 안정적으로 1루를 소화하면 체력안배는 한층 수월해진다. 김현수, 박해민, 홍창기 중 한 명이 관리 차원에서 지명타자로 출전하고 채은성이 다시 우익수를 맡을 수 있다. 채은성의 1루수·우익수 멀티 포지션 소화는 문보경과 이영빈에게도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한다. 채은성이 우익수로 나서는 경기에서는 문보경 혹은 이영빈이 1루수로 출전할 수 있다. 1루수 문보경·2루수 이영빈·3루수 루이즈·유격수 오지환의 내야진도 가능하다. 오지환 휴식 차원에서 이영빈 혹은 구본혁이 유격수로 출전해도 1루수로 채은성이 나서면 내야진 공격력 저하도 크지 않다.

류 감독은 “당장 주전 1루수가 누구라고 말하기는 힘들다. 그래도 전반적인 팀구성을 보면 포지션을 활용하는 폭이 넓어진 것은 분명하다. 지난해 투수진은 관리가 잘 이뤄졌으나 오지환과 유강남은 계획했던 것보다 많은 수비 이닝을 소화했다. 올해는 오지환과 유강남의 부담을 줄이는 것도 신경 쓸 것”이라고 다짐했다.

LG는 FA 허도환을 영입하며 스토브리그를 마무리했다. 지난해 허도환은 포수로서 290.1이닝을 소화했다. 유강남은 5년 만에 950이닝 이하를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 채은성이 1루에 적응하면 수비 만큼이나 공격에서도 비중이 컸던 오지환도 체력안배에 임할 수 있다. 오지환은 유격수로서 4년 연속 1000이닝 이상을 기록했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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