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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순우가 17일 호주오픈 1회전에서 백핸드를 시도하고 있다. 멜버른 | AFP연합뉴스

[스포츠서울 | 박준범기자] 권순우(53위·당진시청)가 네 번의 도전 끝에 호주오픈 첫 승을 따냈다.

권순우는 17일(한국시간)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호주오픈 남자 단식 1회전에서 홀거 루네(102위·덴마크)를 세트 스코어 3-2(3-6 6-4 3-6 6-3 6-2)로 이겼다. 장장 3시간 5분이 걸린 혈투였다.

2003년생 루네는 아직 랭킹이 100위권에 머물러 있지만 덴마크 남자 테니스 유망주로 꼽힌다. 지난해 US오픈 1회전에서 노박 조코비치(1위·세르비아)를 만나 패하긴 했으나, 한 세트를 먼저 따내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권순우는 루네와 지난해 4월 안달루시아오픈 1회전에서 만나 승리한 좋은 기억이 있었다. 이날도 승리하며 상대 전적 2승으로 우위를 이어갔다.

출발은 좋지 않았다. 권순우는 1세트 자신의 첫 번째 서브게임부터 내주며 흔들렸다. 그러다가 2세트에 특유의 스트로크가 살아났다. 하지만 권순우는 3세트를 내주며 벼랑 끝에 몰렸다. 4세트에서도 첫 서브게임을 루네에게 빼앗겼다. 그러나 루네가 4세트 중반 다리 경련을 호소하며 밸런스를 잃었다. 경기 막판에는 권순우의 서브를 받지도 못했다. 그랜드슬램 대회 경험 부족이 루네의 발목을 잡은 셈이다. 권순우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루네를 밀어붙여 역전승을 거머쥐었다. 서브 득점은 15개였고, 최고 시속은 205㎞까지 기록했다.

무엇보다 호주오픈 첫 승을 거뒀다는 데 의미가 있다. 지난 2018년 처음 호주오픈 무대를 밟은 권순우는 유일하게 4대 그랜드슬램 대회 중 호주오픈에서만 단식 본선 승리가 없었다. 2019년엔 예선에서 탈락하기도 했다. 권순우는 2020년 US오픈 1회전에서 그랜드슬램 대회 첫 승을 따냈고, 지난해에는 프랑스 오픈에서 처음 3회전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뤘다. 윔블던에서도 2회전에 진출했는데, 흐름을 올 시즌에도 그대로 이어오게 됐다.

2회전에 진출한 권순우는 1회전에서 라슬로 제레(52위·세르비아)를 꺾은 데니스 샤포발로프(14위·캐나다)와 만난다.

beom2@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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