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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대표팀에서 훈련하는 최지묵.제공 | 대한축구협회

[스포츠서울 | 서귀포=정다워기자] “그 이야기를 듣는 순간 몸에 소름이 돋았다.”

성남FC는 최근 경사를 맞았다. 바로 수비수 최지묵(24)의 국가대표팀 승선 소식이었다. 최지묵은 코로나19 확진으로 합류가 늦어진 권경원을 대신해 파울루 벤투 축구대표팀 감독의 부름을 받았다.

모두가 놀란 깜짝 발탁이었다. 최지묵은 무명에 가까운 선수다. 울산 현대중, 현대고를 거치며 주목 받았던 최지묵은 울산대에서의 활약을 발판 삼아 성남의 러브콜을 받고 입단해 2020시즌 프로 데뷔했다. 첫 시즌 10경기에 출전하며 예열한 최지묵은 지난해 22경기에 출전하며 주축 수비수로 자리잡았다. 스리백의 왼쪽 중앙 수비수로, 혹은 사이드백으로 출전해 다재다능한 재능을 발휘, 호평을 받기도 했다.

유럽파가 빠진, 그것도 보결을 통해 태극마크를 달긴 했지만 최지묵의 대표팀 발탁은 김남일 성남 감독도 깜짝 놀랄 정도로 예상하지 못한 일이었다. 김 감독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지묵이가 대표팀에 간다는 이야기를 듣는 순간 온 몸에 소름이 돋더라. 정말 깜짝 놀랐다. 축구협회로부터 언질을 받은 것도 아니었다. 다른 선수도 아니고 지묵이라니…”라고 말했다.

그도 그럴 것이 최지묵은 그 흔한 연령대 대표팀에서의 출전 기록도 없는 선수다. 이제 막 프로 3년 차에 접어든, 공식전 32경기에 출전한 신예일뿐이다. 게다가 성남에는 국가대표 선수가 없다. 지난 시즌 권경원이 있었지만 그는 새 팀을 찾아 떠났다. 김 감독이나 정경호 코치, 베테랑 골키퍼 김영광 등은 국가대표 경험이 풍부하지만 그 외에는 태극마크와 연을 이은 선수가 거의 없었다. 김 감독이 놀라면서도 더 환영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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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FC의 주요 수비수로 자리잡은 최지묵.제공 | 프로축구연맹

김 감독이 꼽은 최지묵의 가장 큰 장점은 꾸준함이다. 여러 포지션을 오가면서도 일정 수준 이상의 경기력은 유지한다는 게 김 감독의 자랑이다. 그는 “지묵이는 어떤 역할을 부여하면 기본은 해주는 선수다. 왼쪽 사이드백으로 출전시키면 공수에 걸쳐 잘해준다. 센터백으로 나서면 왼발잡이의 장점을 살려 부드럽게 플레이 한다”라고 최지묵을 칭찬했다.

김 감독은 특유의 성실함도 최지묵의 무기라고 했다. “지묵이는 정말 성실하다. 아무래도 신예라 아직까지는 프로에서 경쟁하기에 부족한 면들이 있다. 선수 본인도 그것을 잘 알아서 그런지 채우기 위해 정말 열심히 노력한다. 그게 눈에 보인다. 두 포지션을 뛰어 힘들도 불평, 불만도 있을 수 있는데 인내하면서 잘 따라와주고 있다. 덕분에 지묵이도 국가대표팀에 간 게 아닌가 싶다”라고 말했다.

동계훈련을 함께하지 못하지만 김 감독은 최지묵이 대표팀에 다녀와 한 뼘 더 성장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동계훈련을 함께하면 좋겠지만 오히려 대표팀에 다녀오는 게 더 나을 수도 있다. 나도 경험이 많지만 대표팀에 처음 다녀오면 전혀 다른 세상을 보게 된다. 지묵이에게는 엄청난 경험일 것이다. 잘 훈련하고 성장해서 오면 팀에 도움이 될 것이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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