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본부
전국언론노동조합 SBS본부 조합원들이 지난 2일 파업 결의대회에 참여하고 있다. 제공|SBS본부

[스포츠서울 | 박효실기자] 사측의 단체협약 일방폐지에 맞서 싸워온 SBS 노조가 협상 8개월만에 결국 파업에 돌입한다. 1990년 창사 이래 처음이다.

전국언론노동조합 SBS본부는 오는 6일부터 보도부문 파업을 시작한다. 이에 따라 SBS ‘8뉴스’ 등 메인 뉴스가 기존 70분에서 40분으로 단축 방송되고 다른 보도 프로그램은 드라마와 예능으로 대체될 예정이다.

SBS 사측은 올초 단체협약에 명시된 사장을 비롯한 경영진(편성, 시사교양, 보도본부장) 임명동의제 조항 삭제를 요구했으나, 언론노조 SBS본부가 받아들이지 않자 단협 해지를 통보했다. 이에 따라 SBS 노사는 10월 기존 단협 기한이 만료되며 사상초유의 ‘무단협 사태’를 맞았다.

결국 SBS 본부는 지난달 22일부터 일주일간 파업 관련 투표를 진행했고, 전체 조합원 중 9.14%가 투표에 참여해 86.6%가 파업에 동의하면서 압도적인 찬성으로 파업이 가결됐다. 이에 따라 SBS본부는 오는 6~12일 보도 부문 1차 파업을 시작으로 파업을 이어가게 된다.

한편 SBS 사측은 보도본부장 임명동의제 및 노조 추천 사외이사제 등을 수용을 골자로 한 타협안을 제시했으나 노조 측에서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밝혔다.

SBS 관계자는 “노조가 회사의 합리적인 양보안을 거부하고 파업을 실행한다면 모든 사안에 대해 철저히 법대로 대응하겠다. 파업 참가자들에게 파업 기간 임금 및 수당 등을 지급하지 않고 근로조건을 제외한 단체협약 조항의 적용을 전면 중단하고 새로운 협약을 만들어나가겠다”고 주장했다.

SBS 본부 측은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노조의 요구는 일관되게 하나다. 기존에 존재했던 공정방송 제도를 없애지 말고 사측이 해지한 단체협약을 조속히 복원하자는 것뿐이다. 노조는 파업만은 막겠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사장을 임명동의 대상에서 제외한 데 이어, 중간평가에서도 빼겠다고 한 발 더 물러섰지만 사측은 도리어 노조 와해라는 써서는 안 될 칼을 빼들었다. 10년 전 MBC가 노조를 없애기 위해 했던 짓을 SBS 박정훈 사장이 똑같이 하고 있다”라고 반박했다.

이어 “사측이 미래를 말하기 위해선 노사 간의 대립을 조장하며, SBS를 지렛대 삼아 부를 축적하고도 SBS에 대해서는 투자조차 하지 않은 대주주에게 공공재 지상파를 소유할 자격이 있는지부터 자문해야 한다. 지금의 사측 발언과 행태는 SBS 미래엔 오직 대주주만이 존재하고 있다는 걸 확인시켜주고 있을 뿐이다”라고 밝혔다.

gag11@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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