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3_ SSG랜더스, 외국인 타자 케빈 크론 영입
SSG와 계약을 맺은 케빈 크론. 제공=SSG랜더스

[스포츠서울 | 장강훈기자] 케빈 크론(28·SSG)은 제이미 로맥의 빈자리를 채울 수 있을까. 마이너리그 트리플A에서 보여준 기량을 회복한다면 기대할 만하다. 그러나 일본프로야구에서 실망스러운 성적을 냈다는 점은 KBO리그 투수 공략에 실패할 가능성도 있다는 의미다. 타격 디자인을 어떻게 하느냐가 관건일 것으로 보인다.

SSG는 지난 4일 총액 100만달러(계약금 15만달러, 연봉 60만달러, 옵션 25만달러)에 크론과 계약했다. 196㎝ 115㎏(프로필 기준) 거구에서 뿜어져나오는 힘이 일품인 오른손 타자다. 트리플A에서 활약한 두 시즌(2018, 2019년)에는 파워히터로 두각을 나타냈다. 2년간 186경기에서 홈런 60개를 몰아치는 괴력을 발휘했다. 2루타와 3루타가 각각 48개, 2개에 불과해 발은 빠르지 않은 인상을 풍겼다. 그래도 두 시즌 장타율 0.651에 출루율 0.405의 성적은 KBO리그에서 충분히 군침을 흘릴 만한 수준이다.

문제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 성적이 급락했다는 점이다. 훈련량의 문제일 수도, 바뀐 환경에 빠르게 적응하지 못했을 가능성도 있다. 특히 올해 일본프로야구 히로시마에서는 42경기에 출장하는데 그쳤고, 홈런 6개를 뽑아냈지만 타율 0.231, 출루율 0.270으로 제 몫을 하지 못했다.

사진2_ SSG랜더스, 외국인 타자 케빈 크론 영입
SSG 새 외국인타자 케빈 크론이 제이미 로맥의 유니폼 넘버를 물려 받은 유니폼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제공=SSG랜더스

장신에 힘이 좋아 하이 패스트볼에 매우 강점을 갖고 있다. 높은 코스로 날아드는 공은 타이밍이 조금 늦어도 담장 밖으로 보낼 힘도 보유했다. 수준급 제구를 가진 투수가 적은 KBO리그 현실을 고려하면, SSG의 선택은 일견 이해가 된다. 구단측도 ‘체격조건이 우수하고 공을 띄우는 능력이 탁월하다. 중심타선에 힘을 보탤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 후 재활에 매진 중인 추신수와 홈런왕 최정, 재기에 성공한 한유섬, 클러치 히터로 존재감을 각인한 최주환 등이 버티는 SSG 중심타선을 떠올려 보면, 오른손 거포가 필요하다.

관건은 적응력이다. 유인구 중심의 KBO리그 볼배합을 고려하면, 타석에서 혼란을 느낄 가능성이 높다. 장신이기 때문에 타석에서 멀리 떨어져 서는데, 오히려 몸쪽을 집요하게 공략할 가능성이 높다. 크론은 타격할 때 왼무릎이 곧게 펴지는 특성이 있어, 몸쪽 공이 왼쪽으로 크게 휠 가능성이 있다. 몸쪽 공에 배트를 내밀기 시작하면, 바깥쪽으로 흘러나가는 유인구에도 말려들 수 있다. 일본에서 실패한 요인 중 하나도 신체 특성을 공략하는 분석야구 때문으로 보인다.

희망적인 부분은 SSG가 리그 최상급 데이터 센터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데이터팀은 올해 투수와 타자들의 피칭, 타격 디자인을 재설정해 없는 살림에도 5강 싸움을 할 수 있도록 뒷받침했다. 크론이 강점을 극대화하고,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귀를 열면, 시즌 초반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다. 크론이 로맥의 공백을 채워야 SSG도 난관을 타개할 동력을 마련한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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