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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미디언 신기루. 제공|에스드림이엔티

[스포츠서울 | 박효실기자] 긴 무명생활 끝에 주목받기 시작한 코미디언 신기루(본명 김현정)가 비속어 논란 일주일만에 공식 사과글을 올렸다. 갑작스런 비난 여론에 움츠러들었던 마음을 이해한다 하더라도 사과의 시점이 너무 늦은 것은 아닌지 아쉬움이 남는다.

신기루는 2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사과문을 올리고 “지난 주 ‘박명수의 라디오쇼’에서 많은 청취자들을 불편하게 했다. 저의 부족함이 여러분께 많은 불편을 끼친 점 깊이 사과드린다”라고 글을 올렸다.

이어 “제가 생방송 경험이 없고, 늘 자유로운 플랫폼에서만 이야기하다 보니 전 연령대가 듣는 지상파 라디오에서 자극적인 단어와 브랜드명을 언급했다. 즉시 입장을 밝히지 못한 것은 처음 겪어보는 수많은 질타와 악플에 저의 이야기가 제 의도와 생각과 달리 전달돼 오해를 사지는 않을지 입을 열기가 두려웠다”라고 말했다.

그는 “반복되는 실수로 실망감을 드리지 않도록 노력하겠다”며 재차 고개를 숙였다.

앞서 지난달 24일 방송된 KBS 쿨FM ‘박명수의 라디오쇼’에 출연한 신기루는 수위를 오가는 농담과 비속어를 사용해 논란이 됐다. 하지만 이후 아무런 공식입장을 내놓지 않아 태도 논란까지 불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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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미디언 신기루. 제공|에스드림이엔티

지난 2005년 KBS2‘폭소클럽’으로 데뷔한 신기루는 오랜 무명생활 끝에 지난 8월 방송된 MBC‘놀면 뭐하니?’를 통해 주목받았다. JMT엔터테인먼트 유재석 본부장의 면접자로 등장한 그는 알듯 말듯 낯선 얼굴의 코미디언이었다.

유재석은 재능있는 후배가 오랜 무명생활을 하고있는 걸 안타까워했고, 신기루의 본명 ‘김현정’을 다시 불러주며 격려했다. 너무 오래 묻혀있어 스스로도 자신을 믿지 못했던 그는 당시 유재석의 진심의 말에 눈물을 흘렸다. 많은 이들이 신기루의 눈물에 공감했고, 응원했다.

이후 ‘놀면 뭐하니?’에서 신기루는 거침없는 입담으로 웃음을 안기며 최근에는 E채널 ‘토요일은 밥이 좋아’까지 진출했다. 승승장구 잘 나가던 그에게 닥친 뜻밖의 비속어 논란은 예상못한 걸림돌이었을 것이다.

이는 과거 인터넷방송에서 독한 개그로 인기를 끌던 김구라가 지상파로 자리를 옮긴 뒤 겪었던 비화를 떠올리게 한다. 소수의 열독자를 상대로 하는 인터넷 방송이나 유튜브 채널과 불특정 다수의 대중에 노출되는 지상파는 타깃이 전혀 다르다. 매스미디어로서 영향력도 크지만, 방송내용이나 표현수위에 대한 기준도 높다.

하지만 성장통을 잘 이겨내면 그만큼 넓고 탄탄한 대중 연예인으로서 입지도 열려 있다. 유재석, 박명수, 박나래, 장도연 등 숱한 개그계 선후배들의 응원을 기억하며, 신기루가 이 성장통을 슬기롭게 극복해내길 기대한다.

gag11@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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